이정후의 유쾌한 도발, 형들은 재치 있는 맞불로 살렸다

논현동=김동윤 기자  |  2021.11.30 05:02
키움 이정후가 2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에서 타율왕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사진=뉴스1
"홈런왕에 도전하겠다. 진지하게 답변한 것"

다소 무난하게 흘러가던 시상식이 2021시즌 타율왕에 오른 이정후(23·키움)가 던진 유쾌한 도발에 웃음이 넘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내년엔 타율왕 외에 어떤 타이틀을 더 따고 싶냐는 질문에 나온 이정후의 대답이었다. 하지만 이정후는 발언 직후 피식 웃었고, 중계 카메라를 통해 비친 올 시즌 홈런왕 최정(34·SSG)의 눈매도 반달눈이 됐다.

이정후는 29일 서울 임피리얼팰리스호텔 두베홀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 직후 이때의 상황에 대해 "웃기려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갑작스러운 도발에는 이유가 있었다. KBO리그 타격 부문 시상에 앞서 퓨처스리그 시상과 KBO리그 투수 부문 시상이 있었다. 퓨처스리그 수상자들은 내년을 위한 힘찬 각오를 내뱉었고, KBO리그 투수 수상자들은 진지한 답변을 이어갔다.

마침 타격 부문 첫 수상자가 된 이정후는 조금 진지해진 KBO리그의 축제를 살리고 싶어 했다. 그는 "최정 선배님이 옆에서 계속 '네가 첫 번째'라고 자꾸 놀리셨다"라고 웃으면서 "그런 김에 분위기를 좀 더 밝게 바꾸고 싶어서 홈런 하나 치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SSG 최정이 2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에서 홈런왕 수상을 밝히고 있다./사진=뉴스1

이정후가 끌어올린 분위기는 다음 수상자였던 홈런왕 최정이 맞불을 놓으며 더욱 화기애애해졌다. 최정은 수상 소감으로 "내년 시즌도 더 좋은 성적으로 이 자리에 설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그리고 내년에는 타격왕을 하겠다"고 응수했다.

최정의 재치 있는 답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올해 몸에 맞는 공 역대 최다 기록을 세운 그에게 많이 맞는 이유를 물어보자 "맞히는 선수에게 물어보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꾸준한 활약의 이유로 "아무래도 몸에 맞는 공이 많아서 그러지 않을까"라고 답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시상식 후 만난 최정은 "(이)정후가 갑자기 홈런왕을 얘기하길래 저도 이때다 싶어 말했다"라고 전했다. 자신의 타율왕 가능성은 "높아지면 좋겠는데 근래 계속 낮았다"라고 약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이정후의 홈런왕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잘못 얘기하면 안 된다.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며 분위기를 살렸다.

삼성 구자욱이 2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에서 득점왕 수상 후 기념 사진을 촬영 중이다./사진=뉴스1

뒤이어 득점왕을 수상한 구자욱(28·삼성)은 진심 어린 소감과 센스 있는 답변으로 분위기를 마무리했다. 구자욱은 먼저 "선수단을 대표해 받는 것 같다. 선수들과 다음 시즌에는 더 큰 푸른 파도가 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인상적인 수상 소감을 남겼다.

또 그는 시즌 종료 후 자신의 SNS를 통해 자필 편지를 남겨 화제가 됐다. 이와 관련된 질문이 나오자 구자욱은 "사실 내가 그렇게 살가운 성격이 아니다. 마음으로는 준비했는데 겉으로 표현이 잘 안 됐다. 표현을 많이 하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진심을 전했다.

끝으로 이정후의 '홈런왕', 최정의 '타격왕' 선언에 이어 남기고 싶은 말이 있냐는 물음에는 "두 분(이정후, 최정) 다 긴장하셨으면 좋겠다"고 매끄럽게 매조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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