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벨(60·잉글랜드) 여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단단히 뿔이 났다. 평가전 패배였음에도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분노'를 감추지 못했을 정도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개막은 불과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 벨호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은 3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신세계 이마트 초청 여자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2차전에서 뉴질랜드에 0-2로 완패했다. 사흘 전 2-1 역전승의 기세가 꺾인 채 뉴질랜드와 평가전 2연전을 1승1패로 마무리했다.
한국 18위, 뉴질랜드 23위의 피파랭킹 격차가 말해주듯 패배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더구나 무대는 평가전이었다. 그런데 벨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믿을 수가 없다"고 재차 언급하며 그야말로 '격분'했다. 평가전이라는 점에서 지극히 이례적인 반응이었다.
벨 감독은 전·후반 그야말로 '극과 극'이었던 경기력을 탓했다. 실제 이날 전반만 하더라도 한국은 그야말로 파상공세를 펼쳤다. 벨 감독이 "4-0으로 끝났어야 할 경기"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득점 기회도 많았고, 반대로 이렇다 할 위기는 없었다.
그런데 후반전 시작과 함께 흐름이 완전히 뉴질랜드로 넘어갔다. 선수 교체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도 거짓말처럼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경기가 흘렀다. 선수들에게 지시하던 벨 감독의 언성도 점점 높아졌다. 결국 한국은 후반 38분과 40분 연거푸 실점을 허용하며 완패를 면치 못했다.
벨 감독의 '분노'는 선수들을 향했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상반된 전·후반 경기력은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 경기에 졌다는 것 역시 믿기지 않는다"며 "대체 어떠한 이유인지 모르겠다. 포지셔닝도, 경기력도 안 좋았다.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고 화를 감추지 못했다. 격앙된 그의 목소리에 분노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문제는 벨호가 우승을 목표로 삼은 AFC 여자 아시안컵 개막이 불과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벨 감독은 이번 뉴질랜드와 평가전 2연전을 스스로 '프리시즌'이라 언급할 만큼 마지막 준비 과정으로 삼았는데, 2경기 연속 전·후반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 셈이다. 평가전인데도 벨 감독이 분노를 감추지 못한 배경이다.
벨 감독은 아시안컵 대회를 앞두고 보완해야 할 점에 대해 "기회가 났을 때 확실하게 기회를 살리고, 실점하면 안 된다. 또 90분 내내 계획대로 해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팀 선수들을 향해 던지는 메시지이자, 남은 기간 벨 감독 역시 스스로 풀어야 할 '과제'로 남게 됐다.
한편 벨호가 준비 중인 2022 AFC 여자 아시안컵은 내년 1월 인도에서 열린다. 조별리그에서는 일본과 베트남, 미얀마와 함께 C조에 속했다. 대회 5위 안에 들면 2023년 호주와 뉴질랜드가 개최하는 여자월드컵에 나설 수 있다. 한국은 2003년 태국 대회 3위를 넘어 우승을 목표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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