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만에 맨유 데뷔전 '감격'... 랑닉 감독이 선사한 선물

김명석 기자  |  2021.12.09 13:37
9일 영 보이스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에 교체로 출전하며 입단 19년 만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1군 데뷔전을 치른 톰 히튼. /AFPBBNews=뉴스1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스 출신 골키퍼 톰 히튼(35)이 '마침내' 맨유 1군 데뷔전을 치렀다. 2002년 입단한 이후 무려 19년 만에 찾아온 감격적인 데뷔 기회였는데, 이는 랄프 랑닉(63·독일) 감독이 선사한 선물이기도 했다.

히튼은 9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영 보이스(스위스)와의 2021~2022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6차전에 교체로 출전해 20여분을 소화했다. 그가 맨유 유니폼을 입고 공식경기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선발 골키퍼로 나선 딘 헨더슨(24)이 부상이 아닌데도 이례적으로 골키퍼 교체가 이뤄진 데다, 헨더슨이 교체되는 히튼을 축하해줬다는 점에서 이날 교체를 통한 히튼의 맨유 데뷔는 사전부터 계획됐던 것으로 보였다. 결과와 무관하게 챔피언스리그 조 1위 16강이 확정된 상황이었다는 점도 히튼의 데뷔가 가능했던 배경이었다.

특히 선발 대신 교체를 통한 데뷔로 그 효과는 더욱 극에 달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19년 만에 맨유 유니폼을 입고 처음 그라운드에 나서는 히튼을 뜨거운 박수로 환영했다. 히튼은 20여분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감격적인 데뷔전을 마쳤다. 맨유 구단은 "톰 히튼이 첫 입단 이후 거의 20년 만에 1군 데뷔전을 치렀다"며 유스 출신 베테랑 골키퍼의 데뷔를 축하했다.

히튼도 감격적인 소감을 전했다. 그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다시 맨유에 온 이유는 경기에 뛰기 위해서였고, 오늘 밤이 그 첫 기회였다. 기회가 더 일찍 오길 바랐지만, 이 순간을 위해 오랫동안 훈련해왔다"며 "맨유 유니폼을 입고 공식 경기에 데뷔한 건 나에게 분명 빛나는 순간이었다. 매 순간이 너무 좋았다"고 밝혔다.

현지에서는 교체를 통해 히튼에게 맨유 데뷔 기회를 준 랑닉 감독의 결정에 박수를 보냈다. 맨체스터이브닝뉴스는 "랑닉 감독은 이날 히튼을 교체로 출전시켜 데뷔전 기회를 안기면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며 "팬들도 랑닉 감독이 히튼에게 처음으로 맨유 유니폼을 입고 뛸 기회를 준 것에 감동하고 또 환영했다"고 전했다.

지난 2002년 맨유 유스팀에 입단한 히튼은 2005년 프로 계약을 맺고 맨유 데뷔의 꿈을 그렸지만, 워낙 치열했던 경쟁 탓에 좀처럼 맨유에선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결국 맨유 소속으로 6개 팀에서 임대 생활을 이어가다 2010년 카디프 시티로 이적하며 친정팀 맨유를 떠났다.

이후 브리스톨 시티를 거쳐 번리로 이적했는데, 특히 번리에선 팀의 주전 골키퍼로 맹활약하며 팀의 프리미어리그(PL) 승격을 이끌었고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으로도 발탁돼 A매치 3경기를 뛰었다. 이후 아스톤 빌라를 거쳐 지난여름 11년 만에 '친정팀' 맨유로 복귀했다.

구단 SNS를 통해 톰 히튼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데뷔전을 축하한 맨유. /사진=맨유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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