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MC 이용진의 중독성 있는 유행어도 '터키즈'의 인기를 견인한 것 같습니다. '터키 아이스크림~', '잡아야지~ 못 잡겠지~', '멍충 멍충~', '터키~즈?', '소개 소개~' 같은 유행어는 순수하게 이용진 씨의 드립이었나요? 아니면 제작진의 대본이나 아이디어 제안도 있었나요?
▶웃음을 기반으로 한 인터뷰 쇼를 기획하다 보니, 일반인 이용진의 맨 얼굴로는 밋밋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작진 회의 중에 '캐릭터를 씌워보자!'는 의견이 모였고, 이용진 씨와 회의 때, 갖고 있는 캐릭터 없냐고 물어봤습니다. 이용진 씨는 주저 없이 애정하는 캐릭터를 꺼냈는데, 그것이 바로 '터키 아이스크림 아저씨' 캐릭터입니다. 잠시 어둠에 가려졌던 캐릭터의 부활이라고 할까요. 다시 만난 캐릭터 속에서 이용진 씨는 날라다녔습니다. '잡아야지~ 못 잡겠지~'부터 시키지도 않았는데, 모든 질문을 두 번씩 반복해서 하고 있었습니다. 촬영 날 퇴근길은 귀에서 이용진 씨의 목소리가 계속 맴돕니다. '멍충~멍충~'
-MC 이용진은 자신의 '터키 아이스크림 아저씨' 부캐를 살리면서 순발력과 경청하는 자세, 게스트를 약올리지만 다정함도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MC 이용진의 역량을 어떻게 보나요?
▶이용진 씨와의 인연은 6년 전 쯤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코미디 빅리그' 팀 회식에 합석한 적이 있는데, 수십 명이 모인 자리, 맨 구석에서 혼자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고 있었던 사람이 눈에 띄었어요. 바로 이용진... 대화를 할수록 진정성이 묻어나고, 무대와 결이 다른 위트를 겸비해서 장차 좋은 MC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마치 급등 전 비트코인에 투자하듯. 그 때 인연이 '플레이어'의 캐스팅으로 이어지고 '터키즈'까지 함께하게 된 계기라고 생각됩니다. 이용진의 활약이 가장 빛났던 순간은 CL을 무장해제 시킨 것입니다. 사실 2NE1은 살아있는 레전드이지 않습니까. 촬영 전 등장만으로 좌중을 압도했던 그 카리스마를 잊지 못하는데, 촬영이 들어가자마자 단 두 질문으로 CL의 경계심을 완전히 무너뜨렸습니다. 촬영 전 이용진 씨는 게스트에 대해 공부를 다 해오는데, 마치 하나도 모르는 척 CL의 컴백 소식이나 앨범 내용을 모르쇠로 일관한 채, CL의 새로운 모습을 많이 끌어내줬습니다. 제작진 모두 내적 박수를 쳤죠.
-'터키즈'의 탄생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먼저 어떤 게스트가 재밌을지 회의를 합니다. 섭외가 확정되면 게스트에 대해 공부를 합니다. 그동안 출연했던 방송이나 인터뷰했던 자료를 들춰보고 필요하면 전화로 인터뷰를 합니다. 이것을 기반으로 이용진 씨와 단체방에서 끊임없이 내용을 공유합니다. 탄생 과정에서 가장 짧은 순간은 바로 촬영입니다. 게스트 한 명당 길어야 1시간 안에 끝납니다. 편집은 업로드 순간 까지도 바꾸는데 오직 기준은 '과연 이게 재밌나?' 입니다. 자막을 넣고도 좀 바꿔보고, 효과음과 음악까지 넣어보고도 또 바꿉니다. 짧아서 공정이 덜 할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손이 많이 가는 작업입니다.
▶시국이 시국인 만큼 최소한의 인원으로 다니자하는 마음에 카메라를 PD들이 잡기로 했습니다. 아무래도 제작진이 카메라와 가까운 만큼 제작진의 웃음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크게 들어갔더라고요. 아무도 웃음소리가 그렇게 크게 들릴지 몰랐습니다. 다른 방송에서는 멀찌감치에서 찍는데, 저희는 기술이나 장비가 모자라니 가까이서 찍을 수밖에 없어서 다른 방송보다 더 웃음소리가 잘 들리는 것 같습니다. 얻어 걸린 것 같지만, 어쨌든 코미디 프로에서 현장 웃음은 그 무엇보다 좋은 윤활유라고 생각됩니다. 이용진 씨의 애드립이 당황스러운 게스트들도 제작진의 웃음에 함께 웃을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시청해주시는 구독자분들도 조금 웃으실 거 더 크게 웃으실 거라고 생각됩니다. 가끔 일손을 도우러 오는 동료들이 묻습니다. '웃기면 웃어도 되나요?'라고. 언제든지 저희의 대답은 '그럼요' 입니다. 웃음을 통해 현장의 즐거움이 화면 안에 가득 담긴다고 생각됩니다. 제작진과 이용진 그리고 게스트가 오롯이 '터키즈' 시간을 즐기고 있다고 느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터키즈'가 은근히 터키 국가의 홍보 역할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주터키한국대사관이나 터키 관광청 등에서 '터키즈'에 피드백이나 협업 제안이 오기도 했나요?
▶전혀 오지 않았습니다.(웃음)
-인터뷰③으로 이어짐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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