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역대 처음' 재계약 성공→월드컵 이끄는 외국인 감독

김명석 기자  |  2022.02.09 05:45
지난 1월 호주와의 2022 AFC 여자 아시안컵 8강전 승리 후 지소연과 기쁨을 나누고 있는 콜린 벨 여자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콜린 벨(61·영국) 감독과 대한민국 여자축구 대표팀의 동행이 내년까지 이어진다. 외국인 감독이 계약기간 만료 후 재계약에 성공한 건 한국 축구 역사상 벨 감독이 처음이다.

대한축구협회는 8일 벨 감독과 내년 7월 호주·뉴질랜드에서 열리는 FIFA(국제축구연맹) 여자 월드컵까지 계약을 연장했다고 발표했다. 벨 감독의 계약은 역사상 처음 준우승 결실을 맺은 2022 AFC(아시아축구연맹) 여자 아시안컵까지였다. 이로써 벨 감독은 지난 2019년 10월 부임 이후 4년 가까이 대한민국 여자축구를 이끌게 됐다.

협회는 이번 여자 아시안컵이 열리기 전인 지난해 12월 이미 벨 감독에게 재계약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사상 첫 결승 진출과 준우승이라는 값진 결실을 맺은 게 재계약의 결정적인 배경으로 작용한 건 아니라는 의미다. 이미 사전에 재계약을 틀로 협회와 벨 감독 간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이다.

협회가 일찌감치 재계약을 추진한 건 벨 감독이 부임 후 경기장 안팎에서 뚜렷한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전한진 사무총장은 협회를 통해 "부임 이후 2년여 동안 보여준 벨 감독의 지도 능력과 열정을 높이 평가했다"고 전했다.

실제 벨 감독 부임 이후 한국 여자축구는 굵직한 성과를 냈다. 부임 2개월 만에 나선 2019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선 직전 대회에서 최하위(4위)였던 한국을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또 지난해 10월엔 '세계 최강' 미국의 홈 23연승을 저지(0-0 무승부)하는 파란도 일으켰다. 여기에 여자 아시안컵 사상 첫 결승 진출이라는 새 역사까지 썼다.

콜린 벨 여자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선수 운용이나 전술에서도 '벨 효과'가 있었다. 당시 만 19세의 나이로 파격 발탁된 추효주(수원FC)는 이번 아시안컵 전 경기에 출전할 만큼 부동의 측면 자원으로 성장했다. '월드클래스 공격수' 지소연(첼시)을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배치하거나, 수비형 미드필더 이영주(마드리드CFF)를 수비수로 활용하는 등 다양한 실험도 더했다. 3-4-3이나 4-3-3, 4-2-3-1 등 다양한 전술도 전과 달라진 여자축구의 모습이었다.

비단 경기장 안에서만 빛난 건 아니었다. 선수들은 물론 미디어나 팬들과의 소통도 중요시했다. 훈련장에서는 물론 기자회견장에서도 자신의 의견을 한국말로 피력하는 그의 모습은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을 정도다. 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벨 감독은 '자진해서' 자신이 하고 싶은 표현들을 통역을 통해 익힌 뒤 이를 직접 밝히고 있다. 이를 두고 앞서 FIFA와 인터뷰에선 "한국을 존중하는 의미"라고 설명한 바 있다.

자연스레 협회도 여자 아시안컵이 열리기에 앞서 일찌감치 벨 감독과 재계약을 추진했다. 대회가 끝날 때까지 확답을 주지 않던 벨 감독은 준우승이라는 값진 결실을 맺은 뒤 협회가 내민 손을 맞잡았다. 한국축구 사상 처음으로 '재계약'에 성공한 외국인 사령탑으로 남게 되는 순간이었다.

이제 벨호는 오는 7월 EAFF E-1 챔피언십과 9월 아시안게임 우승을 위한 여정을 이어간다. 앞서 여자 아시안컵 준우승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만큼 이제는 '아시아 정상 등극'이 벨호의 뚜렷한 목표이자 과제가 됐다. E-1 챔피언십 우승은 2005년 이후 17년 만에, 아시안게임은 사상 첫 금메달에 도전하게 된다.

내년엔 대망의 여자월드컵 무대에 나선다. 한국은 직전 대회인 지난 2019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3전 전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지만, 벨 감독 부임 이후 뚜렷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만큼 또 다른 새 역사에 도전하게 될 무대다. 한국 여자축구의 월드컵 역대 최고 성적은 2015년 캐나다 대회 당시 16강이었는데, 벨호의 시선은 그 이상으로 향한다.

콜린 벨 여자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베스트클릭

  1. 1방탄소년단 진, PD들이 섭외하고 싶어하는 1등 연예인
  2. 2"어느 각도에서나 최고" 방탄소년단 지민, 미술 작품 재탄생
  3. 3기안84, 'SNL 코리아' 실내 흡연.. 갑론을박
  4. 4'사당귀' 박명수, 박나래에 손절 선언 "인연 끊자"
  5. 5'165㎞ 타구 퍼올렸는데' 이정후 운이 너무 없다, 빠른 발로 1안타... SF는 3-4 역전패 [SF 리뷰]
  6. 6남규리의 충격 고백 "가사 못 듣는 병에 걸렸었다"
  7. 7'살 빼고 첫 1군 컴백+역대급 NO 포기 집념주루' KIA 이래서 1등이다, 사령탑도 "칭찬하지 않을수 없다" 감탄
  8. 8손흥민 꽁꽁 묶였다... '토트넘 초비상' 전반에만 3실점, 아스널에 대패 위기→4위 경쟁 '빨간불'
  9. 9한혜진 홍천 별장에 또 무단 침입.."무서워요"
  10. 10손흥민 아스널전 선발! '10-10 대기록+북런던 더비 역사' 도전, 숙명의 라이벌과 맞대결... 4위권 경쟁 분수령 [공식발표]

핫이슈

더보기

기획/연재

더보기

스타뉴스 단독

더보기

포토 슬라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