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제구에 어떤 타자가 속나, 류현진답지 않았다 [국민감독 김인식의 MLB 通]

신화섭 기자  |  2022.04.11 18:27
류현진이 11일(한국시간) 텍사스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11일(한국시간) 홈 텍사스전 6-12 패
류현진 3⅓이닝 6실점 승패 없음

결국 문제는 제구였다.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류현진(35·토론토) 특유의 날카로운 컨트롤이 보이지 않았다.

2회 닉 솔락에게 맞은 솔로 홈런 때 토론토 포수 대니 잰슨은 새끼 손가락을 내밀며 바깥쪽 공을 요구했다. 그러나 포심 패스트볼(시속 91마일·약 146㎞)이 바깥으로 가는 듯하다 가운데로 몰리면서 장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볼 배합도 아쉬웠다. 볼카운트 2-0, 타자가 노리는 타이밍이므로 빠른 공보다는 변화구로 유인하는 것이 어땠을까 싶다.

4회 1사 1루 안디 이바녜스 타석 때도 86마일(약 138㎞) 커터가 한가운데로 들어와 우중간 2루타를 허용했다. 앞선 2회 이바녜스는 떨어지는 83마일(약 134㎞) 체인지업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으므로 비슷한 변화구를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류현진. /AFPBBNews=뉴스1
류현진의 장점은 타자가 스트라이크와 볼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의 공을 던져 헛스윙이나 빗맞은 타구를 유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너무 높거나 좌우로 빠지는 공은 타자가 속을 리가 없다. 안 치고 기다리면 볼이 된다.

그러다 보니 류현진으로선 쓸데 없이 투구 수를 낭비하게 된다. 스트라이크를 못 잡으니 볼카운트가 불리해지고, 결국 공이 가운데로 쏠려 얻어맞을 수밖에 없다. 텍사스 선발 스펜서 하워드도 1회 토론토 맷 채프먼에게 97마일(약 156㎞) 강속구를 던지고도 가운데로 몰리니 스리런 홈런을 내주지 않았는가.

따라서 최고 구속이 92~93마일(약 148~150㎞) 정도인 류현진으로선 체인지업과 커터 등 변화구를 노리는 타자들의 허를 찌르는 패스트볼을, 그것도 정교한 컨트롤로 꽂아 넣어야 한다. 이날 2회 아돌리스 가르시아를 삼진으로 잡을 때 던진 91마일 포심 패스트볼이 좋은 사례다.

결과적으로 류현진은 6-1, 5점 차나 앞선 상황에서 한 이닝에 4연속 안타를 내주며 난타를 당했다. 이런 경우는 무척 드문 일이 아닌가 싶다. 이래저래 '류현진답지' 않은 투구였다.

이날 홈런을 친 채프먼은 3루 수비에서도 몇 차례 어려운 바운드의 공을 잘 잡아냈다. 내야 수비는 다소 안정이 된 것으로 보이므로 이제 류현진은 자신의 주특기인 제구에 더욱 신경을 써 본연의 모습을 되찾기 바란다.

/김인식 KBO 총재고문·전 국가대표팀 감독

김인식 전 감독.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고문은 한국 야구를 세계적 강국 반열에 올려놓은 지도력으로 '국민감독'이라는 애칭을 얻었습니다. 국내 야구는 물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도 조예가 깊습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으로서 MLB 최고 스타들을 상대했을 뿐 아니라 지금도 MLB 경기를 빠짐 없이 시청하면서 분석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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