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3⅓이닝 6실점 승패 없음
결국 문제는 제구였다.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류현진(35·토론토) 특유의 날카로운 컨트롤이 보이지 않았다.
2회 닉 솔락에게 맞은 솔로 홈런 때 토론토 포수 대니 잰슨은 새끼 손가락을 내밀며 바깥쪽 공을 요구했다. 그러나 포심 패스트볼(시속 91마일·약 146㎞)이 바깥으로 가는 듯하다 가운데로 몰리면서 장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볼 배합도 아쉬웠다. 볼카운트 2-0, 타자가 노리는 타이밍이므로 빠른 공보다는 변화구로 유인하는 것이 어땠을까 싶다.
4회 1사 1루 안디 이바녜스 타석 때도 86마일(약 138㎞) 커터가 한가운데로 들어와 우중간 2루타를 허용했다. 앞선 2회 이바녜스는 떨어지는 83마일(약 134㎞) 체인지업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으므로 비슷한 변화구를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류현진의 장점은 타자가 스트라이크와 볼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의 공을 던져 헛스윙이나 빗맞은 타구를 유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너무 높거나 좌우로 빠지는 공은 타자가 속을 리가 없다. 안 치고 기다리면 볼이 된다.
따라서 최고 구속이 92~93마일(약 148~150㎞) 정도인 류현진으로선 체인지업과 커터 등 변화구를 노리는 타자들의 허를 찌르는 패스트볼을, 그것도 정교한 컨트롤로 꽂아 넣어야 한다. 이날 2회 아돌리스 가르시아를 삼진으로 잡을 때 던진 91마일 포심 패스트볼이 좋은 사례다.
결과적으로 류현진은 6-1, 5점 차나 앞선 상황에서 한 이닝에 4연속 안타를 내주며 난타를 당했다. 이런 경우는 무척 드문 일이 아닌가 싶다. 이래저래 '류현진답지' 않은 투구였다.
이날 홈런을 친 채프먼은 3루 수비에서도 몇 차례 어려운 바운드의 공을 잘 잡아냈다. 내야 수비는 다소 안정이 된 것으로 보이므로 이제 류현진은 자신의 주특기인 제구에 더욱 신경을 써 본연의 모습을 되찾기 바란다.
/김인식 KBO 총재고문·전 국가대표팀 감독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고문은 한국 야구를 세계적 강국 반열에 올려놓은 지도력으로 '국민감독'이라는 애칭을 얻었습니다. 국내 야구는 물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도 조예가 깊습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으로서 MLB 최고 스타들을 상대했을 뿐 아니라 지금도 MLB 경기를 빠짐 없이 시청하면서 분석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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