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4이닝 3실점(2자책) 승패 없음
류현진(35·토론토)은 처음부터 좀 이상했다. 야구계에서 흔히 쓰는 말로 '공이 가질' 않았다.
1회 첫 타자 A.J 폴록에게 볼카운트 2볼로 몰리다 보니, 3구째엔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했다. 시속 85마일(약 137㎞) 커터가 구석으로 가거나 변화됐어야 하는데, 밋밋하게 가운데 높게 들어갔다. 폴록이 잘 쳤다기보다는 그냥 때리기 편하게 던져준 셈이 됐다.
그럼에도 구위에 비해서는 그런대로 잘 막아 나갔다. 1회 호세 아브레우에게 헛스윙 삼진을 잡은 공은 78마일(약 126㎞) 체인지업이 낮게 잘 떨어졌다. 2회 7번 애덤 엔걸 역시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또 4회에는 엔겔에게 86마일(약 138㎞) 포심 패스트볼을 몸쪽 깊숙이 찔러넣어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평소 엔겔이 체인지업에 약한 편이었는데, 허를 찌르는 볼 배합으로 타자를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류현진 특유의 날카로운 제구와 노련한 운영 능력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그러나 결국 왼 팔뚝 통증으로 4이닝만 소화하고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투수가 팔이나 어깨가 아플 때는 공을 던지고 땀을 내다 보면 통증이 무뎌지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 땀이 식으면 다시 근육이 뻣뻣해지곤 한다.
이날 류현진도 혹시 통증을 참고 던졌는지 모르겠다. 경기 운영이나 몸 관리에 노련한 선수이기 때문에 무리하지는 않았겠지만, 만약 그랬다면 좋은 방법은 아니다. 본인도 팀도 손해다. 며칠 쉬면 나을 부상이 오래 걸릴 수 있다.
처음에 70구 정도 던진 후 통증이 왔다 친다면 그 다음엔 40, 50구쯤으로 더 빨라지게 된다. 직전 등판인 5월 27일 신시내티전에서 65구를 던지고 강판했는데 이날은 58구 뒤 내려온 것을 봐도 그렇다. 아프면 쉬고 원인을 찾아 회복된 후에 공을 던져야 한다.
온전한 몸 상태가 아님에도 류현진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결국 팀의 7연승에 보탬을 줬다. 3일 병원 검진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아무쪼록 조급해 하지 말고 충분히 쉬면서 통증을 완치하는 데 전념하길 바란다.
/김인식 KBO 총재고문·전 국가대표팀 감독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고문은 한국 야구를 세계적 강국 반열에 올려놓은 지도력으로 '국민감독'이라는 애칭을 얻었습니다. 국내 야구는 물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도 조예가 깊습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으로서 MLB 최고 스타들을 상대했을 뿐 아니라 지금도 MLB 경기를 빠짐 없이 시청하면서 분석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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