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도, 선수 본인도 놀랐다... 김태형 감독 '쓰담쓰담' 어떻게 나왔나

양정웅 기자  |  2022.06.29 10:08
26일 잠실 KIA전에서 8회 홈런을 기록한 두산 안재석(가운데)을 향해 김태형 감독(맨 오른쪽)이 미소를 보이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지난 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많은 두산 팬들을 놀라게 한 장면이 나왔다.

두산이 5-0으로 앞서던 8회 말 2사 1, 2루, 타석에 들어선 안재석은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쐐기 3점 홈런을 터트렸다. 9회 초 두산이 곧바로 4점을 내준 것을 생각하면, 안재석의 홈런이 결정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안재석은 격한 축하를 받았다. 특히 김태형 감독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안재석의 볼을 어루만지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평소 무뚝뚝한 이미지로 알려진 김 감독이기에 다들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2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를 앞두고 만난 안재석은 "나도 놀랐다"며 이틀 전 상황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형들이 '아들 아니냐'며 놀리기도 했다"며 쑥쓰러운 웃음을 짓기도 했다.

그렇다면 당사자인 김 감독은 왜 이런 격한(?) 세리머니를 했을까. 경기 전 김 감독은 이에 대한 질문을 받자 "그렇게라도 해줘야지 (감독이) '나 좋아하시는구나' 이런다"며 농담 섞인 대답을 내놓았다.

두산 김태형 감독이 26일 잠실 KIA전에서 8회 홈런을 기록한 안재석의 볼을 어루만지고 있다(빨간 원 안). /사진=BEARS TV 갈무리
말은 이렇게 했지만 안재석에 대한 김 감독의 믿음은 진심이었다. 지난해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안재석은 2004년 김재호 이후 17년 만에 나온 두산의 내야수 1차 지명 선수였다. 어린 나이에도 준수한 모습을 보이는 그에게 김 감독은 꾸준히 칭찬을 보내왔다.

28일 경기 전에도 김 감독은 "수비는 지금 작년에 비해 굉장히 자신감을 갖고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공을 때리는 능력은 굉장히 좋은 걸 가지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안재석의 기본적인 능력을 인정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타격에서 아쉬운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몇몇 경기에서 자신이 생각한 것과 조금 다르고 그러니까 본인이 해보려고 하다가 자신감을 잃었다"고 분석했다.

자신감의 하락은 안재석 본인 역시 인정한 부분이었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4할 타율을 기록하며 주전 유격수로 출발한 그는 초반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4월 하순부터 가라앉은 타격감은 좀처럼 살아나지 못했다. 6월 중순에는 한때 0.197까지 타율이 떨어지기도 했다. 안재석은 "(성적 때문에) 계속 스트레스를 받고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비록 "한 경기 가지고 감을 찾았다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김태형 감독의 '사랑의 세리머니'도 결국 안재석의 자신감을 북돋게 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도 모르게 '김재석'이 된 안재석은 과연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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