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토르:러브 앤 썬더' 모든 게 유치하다..크리스찬 베일 빼고

전형화 기자  |  2022.07.06 08:34
이쯤되면 마블은 갈피를 잃어가고 있다고 해도 될 것 같다. MCU 페이즈3가 마무리되면서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 등이 떠나고 페이즈4를 야심차게 시작했지만, 페이즈3의 관성에 기댄 작품들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실망이 계속 쌓이고 있다. '토르:러브 앤 썬더'는 기대는 컸지만 실망이 그 이상인 페이즈4의 상징이 될 것 같다.

엔드게임 이후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와 함께 우주를 지키려 떠난 토르. 숱한 전투 속에서도 자아 찾기에 전념한다. 엉뚱한 명상으로.

그러던 어느 날, 우주의 모든 신들을 죽이려는 신 도살자 고르가 등장해 신들의 세계를 위협한다. 고르는 자신이 믿었던 신에게서 철저히 외면받자 마침내 위선적인 신들을 모두 죽이겠다는 마음을 품은 위험한 존재다.

토르는 새로운 위협에 맞서기 위해 이제는 지구에서 유원지가 된 아스가르드를 찾는다. 토르는 그곳에서 발키리 뿐 아니라 전 여자친구 제인과 재회한다. 놀라운 건, 제인이 묠니르를 휘두르는 마이트 토르가 됐다는 점. 토르는 고르를 막기 위해 도움을 얻으려 제인, 발키리 등과 함께 제우스를 비롯한 우주의 모든 신들이 참가하는 모임에 참석한다.

모든 게 유치하다. B급 유머가 아니다. 그냥 유치하다. 예고편에서 어떤 장면들을 보고 웃었다면 그게 전부다. '토르: 러브 앤 썬더'는 마블 매너리즘의 절정이다. 마블영화 팬들이라면 관성적으로 웃을 것이라 생각하고, 관성적으로 재밌을 것이라 생각하는 액션 장면을 얼기설기 짜집기 했을 뿐이다. 마블영화 팬을 위한 서비스라기보다, 마블영화 팬들을 우습게 여기는 영화다. 대충 이렇게 만들면 재밌다고 환호하겠지라는 설정과 전개로 가득하다.

개그 캐릭터가 돼버린 토르는 개그를 열심히 하지만, 토르의 현 무기 스톰 브레이커와 전 무기 묠니르의 관계보다 재미없다. 러셀 크로가 연기한 제우스도 열심히 개그를 하지만 유치하다. 주요 캐릭터들이 이렇게 하면 웃기겠지라고 작정한 듯 연기하는 데 우습다. 토르는 자아찾기로 사랑 타령을 하지만, 큰 감흥은 없다. 마이티 토르는 깜짝 이벤트지만, 이렇게 캐릭터를 소비할 것이라면 안 등장시키는 것만 못하다. 토르 자아찾기를 위한 도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오히려 절절한 부성애는 빌런인 고르를 연기한 크리스찬 베일이 다 한다. 크리스찬 베일은 탁월한 연기로 이 유치하기 짝이 없는 영화에 한 줄기 빛을 불어넣는다. 토르가 열심히 끄고 다니지만.

'토르:러브 앤 썬더'에는 토르도 있고 러브도 있고 썬더도 있지만, 가장 많은 건 유치함이다. 그나마 건즈 앤 로지스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유치함을 버티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건즈 앤 로지스의 명곡들이 나오는 게 위안이다.

7월6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추신. 쿠키 영상은 두 개다. 페이즈3까지 쿠키 영상은 다음 마블영화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소소한 재미를 줬다. 이제는 이걸 보려고 끝까지 기다렸나라는 짜증을 불러일으킨다.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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