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이 형도 이제..." 동료들도 어색, 왜 끝판왕이 6회 마운드에 올랐나

포항=김우종 기자  |  2022.07.28 05:41
삼성 오승환이 27일 포항 한화전에서 6회 마운드에 올라 공을 뿌리고 있다.
모두에게 낯설었다. 동료들도 어색한 마음으로 바라봤다. 삼성 라이온즈에게는 '약속의 땅'인 포항야구장. 6회에 오승환을 상징하는 '라젠카 세이브 어스'가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9회가 아닌 6회. 무려 12년 만에 9회가 아닌, 7회 이전에 마운드에 오른 '끝판대장' 오승환(40)이었다.

삼성 라이온즈가 27일 포항야구장에서 펼쳐진 한화 이글스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 경기서 11-10으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삼성은 37승 53패(승률 0.411)를 기록, 9위 NC(0.407)와 승차 없이 승률에서 앞서며 8위를 탈환했다. 반면 한화는 27승1무62패를 각각 마크했다. 이제 28일 경기서 위닝시리즈의 주인공이 가려진다.

삼성은 팀이 2-3으로 뒤진 4회말 오재일의 싹쓸이 3타점 적시 2루타 포함, 대거 4득점에 성공하며 6-3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그리고 여전히 3점 차 리드를 지키고 있는 6회초. 삼성 선발 수아레즈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뜻밖에도 오승환이었다.

오승환은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7번 장진혁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다음 타자는 한화의 안방마님 최재훈. 오승환은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체인지업(132km)을 뿌려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이어 노수광을 상대로 4구째 커브(116km)를 던지며 루킹 삼진 처리했다. 1이닝 2탈삼진 퍼펙트 피칭이었다.

삼성 라이온즈는 물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어쩌다 6회 마운드에 오른 것일까.

오승환은 전반기 막판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7월에만 4경기에 나서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18.90을 마크했다. 3⅓이닝 동안 6개의 안타를 허용했는데, 그 중 담장을 넘어간 타구가 무려 4개에 달했다.

오승환이 승리를 지켜내지 못하면서 삼성의 연패도 계속 길어졌다. 결국 사령탑도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오승환의 마무리 투입은 정해진 게 없다"며 마무리 투수 변경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상황에 따라 (오)승환이가 나갈 수도 있으며, 대체자가 많지는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허 감독은 "일단 우리 팀의 마무리 투수는 오승환이다. 오승환이 제 모습을 찾는 게 팀이나 본인에게 베스트 시나리오다. 구위가 회복되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바람을 전했다.

결국 허 감독은 9회가 아닌 6회 3점 차 상황에서 오승환을 먼저 투입하며 잠시나마 변화를 줬다.

2005년 삼성에서 데뷔한 오승환이 9회가 아닌 7회 이전에 등판한 건 총 11차례. 그 중 데뷔 시즌인 2005년에 10경기로 가장 많았다. 최근 7회 이전 등판은 1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0년 6월 17일 부산 롯데전. 당시 오승환은 선발 장원삼의 뒤를 이어 두 번째 투수로 5회 등판, ⅔이닝 1피안타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그리고 이날 오승환이 4423일, 약 12년 만에 9회가 아닌 6회 마운드를 밟았다.

모두가 어색하게 바라봤다. 경기 후 승리투수가 된 우규민은 오승환의 투구에 대해 "(오)승환이 형도 이제…. 어떻게 답변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딱 이 마음인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선수들도 엄청 어색하게 느꼈다. 승환이 형도 어색해 했지만 불펜에서 섀도 피칭을 하면서 뭔가 찾으려는 모습이 보이더라. 승환이 형도 생각이 좀 바뀐 것 같았다. 저희는 당연히 투수가 마운드에 올라가면 응원하고 격려하며 파이팅을 불어넣어준다"고 이야기했다.

그래도 오승환은 일단 최고 구속 145km에 달하는 속구를 뿌리며 완벽하게 1이닝을 삭제했다. 일단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상황서 깔끔한 피칭을 선보인 오승환. 과연 후반기 남은 경기서 그는 다시 원래 자리인 마무리 투수로 복귀할 수 있을까.

오승환은 경기 후 구단을 통해 "정현욱 코치님, 권오준 코치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코치님들이 믿음을 줘서 더 책임감을 느낀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짧게 각오를 밝혔다.

오승환(위)이 27일 포항 삼성전에서 6회 역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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