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레 겁부터 먹은 벤투... 한일전 '변칙 전술' 꺼냈다 참패

김명석 기자  |  2022.07.27 21:47
27일 일본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동아시안컵 경기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권경원(왼쪽). /사진=대한축구협회
우려는 현실이 됐다. 비기기만 해도 됐던 유리한 상황은 수비수의 추가 기용과 중원 배치라는 '악수'로 이어졌다. 변칙 전술에 스스로 흔들리던 벤투호는 결국 내용과 결과, 우승, 그리고 자존심까지 모두 놓쳤다.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7일 일본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최종전에서 일본에 0-3으로 완패했다. A대표팀이 일본에 0-3으로 진 건 지난해 3월 요코하마 참사에 이어 2경기 연속이다.

벤투 감독이 꺼내 든 파격 전술은 결과적으로 악수가 됐다. 이날 한국의 선발 라인업엔 센터백만 3명이나 이름을 올렸다. 권경원과 박지수, 조유민이었다. 경기 전부터 파격적인 백3 전술인지, 아니면 센터백의 중원 배치인지를 두고 많은 추측이 잇따를 정도의 변칙적인 선택이었다.

결과적으로 백3 전술까진 아니었다. 기존의 4-1-4-1 전형을 유지하되 센터백인 권경원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진 배치되는 형태였다. 의도는 명확했다. 수비수인 권경원의 전진배치로 수비에 더 무게를 두겠단 의도였다. 권경원은 수비형 미드필더와 두 센터백 사이를 오가며 수비를 더욱 두텁게 했다.

비기기만 해도 우승할 수 있는 상황, 반대로 반드시 이겨야 했던 일본의 공격적인 전술에 맞서 벤투 감독이 던진 나름의 승부수였다. 베스트 멤버로 맞불을 놓기보다는 우선 수비에 더 무게를 두고 지키는 축구를 하겠다는 의도였다. 한국을 반드시 이기려 들 수밖에 없었던 일본의 경기 전략에 대한 벤투 감독의 대비책이었다.

최악의 선택이 됐다. 전진 배치된 권경원은 다소 낯선 자리에서 그야말로 쩔쩔맸다. 최후방에서 중심을 지키는 게 아니라, 중원에서 공만 잡으면 몸을 돌려 공을 지켜내는데 급급했다. 전반 16분 한국의 골대에 맞았던 소마 유키의 슈팅 역시도 권경원이 중원에서 공을 빼앗기면서 곧장 역습으로 이어진 상황에서 비롯됐다.

여기에 박지수나 조현우 등 후방에서 잦은 패스미스까지 더해졌다. 수비가 불안하자 팀 전체적으로도 흔들렸다. 전반 슈팅 수 3개, 유효슈팅 제로라는 기록이 보여주듯 이날 잔뜩 웅크린 한국은 제대로 된 공격을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급기야 후반 초반 선제 실점을 허용하면서 균형이 깨지면서 벤투호 플레이엔 조급함까지 더해졌다.

벤투 감독은 뒤늦게 박지수를 빼는 대신 권경원을 수비라인으로 내리고, 이영재와 김동현 등 벤치에 있던 미드필더들을 투입하며 정상화를 노렸다. 그러나 이미 기세는 크게 일본으로 기운 뒤였다. 결국 한국은 0-3 참패를 당하고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일본의 파상공세를 미리 우려해 수비부터 무게를 두려던 벤투 감독은 선택이 결과적으로 악수가 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27일 일본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동아시안컵에서 실점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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