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일본에서 열린 2022 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우승에 실패했다. 전날(27일) '숙적' 일본과 대회 최종전에서 0-3 완패를 당했다. 직전 2경기를 모두 잡아낸 한국은 이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정상에 오를 수 있었지만, 경기력에서부터 완전히 밀리며 고개를 숙였다.
이에 한국은 지난 해 3월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0-3 대패를 반복하는 수모를 겪었다. 불과 1년 전 일이다.
그때 당한 패배를 갚아야 했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의 몸이 무거웠다. 움직임이 둔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사커다이제스트는 이날 "한국의 투지가 부족했다"며 패배 원인을 꼽기도 했다. 무더운 날씨 탓도 있겠지만, 대회 결승, 또 국가대표 경기라면 더욱 활발한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는 지적이었다.
사실 '복수심'이라면 일본도 뒤질 것이 없었다. 3년 전, 직전 대회 마지막 일정이었던 한일전에서 일본은 0-1로 패해 한국에 우승을 내줘야 했다. 당시 한국의 미드필더 황인범(26·FC서울)이 결승골을 터뜨렸다.
역시 2019년 대회 출전 경험이 있는 일본 수비수 사사키 쇼(31·산프레체 히로시마)는 이번 대회 우승 직후 일본 풋볼채널을 통해 "(3년전 한국에 당한 패배를) 쉽게 잊을 수 없었다"며 "너무 분했고, 어떻게든 이번 대회에서 한국을 꺾고 우승하고 싶었다. 3-0 대승으로 확실히 빚을 갚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간절한 마음이 통해서일까. 실제로 소마와 사사키는 한국전에서 골을 터뜨려 상대를 무너뜨렸다. 소마는 165cm 단신임에도 후반 4골 헤더 선제골을 뽑아냈고, 사사키도 후반 18분 헤더로 추가골을 기록했다. 사실상 쐐기골이었다. 이 골 이후 한국은 전의를 완전히 상실하며 마치노 슈토(23·쇼난)에게 마지막 골까지 허용했다.
덕분에 일본은 2013년 이후 9년 만에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3년 동안 패배 기억을 지우지 않고, 한국을 어떻게든 이기겠다는 투지와 복수심이 가져다준 성과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은 1년 만에 0-3 대패 기억을 지웠다. 결국 참사가 재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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