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 짜릿하다..국뽕 너머의 거북선 [김나연의 사선]

김나연 기자  |  2022.08.06 08:42
편집자주 | 영화를 보는 김나연 기자의 사적인 시선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이런 '국뽕'이라면 얼마든지 환영이다. '한산: 용의 출현'에는 이순신과 거북선이라는 두 주인공이 등장한다. 한국인이라면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웅장해지고, 피가 뜨거워지는 두 존재는 '한산: 용의 출현'에서 '국뽕' 그 이상의 감동과 전율을 안기기에 충분하다. 특히 거북선은 '용의 출현'이라는 부제에 걸맞는 활약을 펼친다.

'한산: 용의 출현'은 명량해전 5년 전, 진군 중인 왜군을 상대로 조선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전략과 패기로 뭉친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의 '한산해전'을 그린 전쟁 액션 대작. 2014년 여름 개봉해 1760만 명의 관객을 모은 '명량'에 이은 이순신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이다.

'명량'은 1597년 조선군이 12척 배로 왜군의 330척 공격에 맞서 싸운 명량해전을 그렸다면, '한산: 용의 출현'은 이보다 5년 앞선 1592년, 한산도 대첩을 앞둔 절체절명의 순간을 긴박하게 표현했다. '한산: 용의 출현'에서 주요 전투로 등장하는 '한산대첩'은 총 56척의 조선 배와 73척의 왜선이 싸워 47척을 격파하고 왜군 1만여 명을 전사 시켜 임진왜란 전투 중 가장 최초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전투에 속한다.

김한민 감독은 관객들에게 이 압도적인 승리의 전투에서 느낄 수 있는 카타르시스를 최대치로 전달하기 위해 학익진 연출과 거북선 디자인 및 작업에 공을 들였다. 역사적인 자료가 부족한 상황에서 여러 사료와 영화적 상상력을 조합한 연출에 신경 썼고, 제작진의 필사의 노력이 고스란히 담긴 거북선은 '한산: 용의 출현'의 신의 한 수로 작용한다.

영화의 초반, 왜군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구선(龜船)을 전설 속 해저 괴물 '복카이센'이라고 부르며 두려워한다. 그러나 거북선에 문제가 생겨 앞으로 전투에 참가 여부가 불투명해지는데, 설상가상 왜군은 거북선의 도면을 훔쳐 그 약점까지 파악한다. 나대용(박지환 분)이 거북선의 개조에 몰두하며 약점을 보완하고자 하지만, 전투에 출전 가능성은 낮아진다. 나대용은 여기에서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이순신 장군을 도와 조선의 승리를 일구겠다는 일념으로 끝까지 파고들어 거북선의 설계를 완성해 구선 없이 전투에 나서려는 이순신에게 거북선의 출정을 허락해 달라며 애원한다.

주인공은 늦게 등장한다고 했던가. 한산 해전 도중 조선 수군이 열세에 몰렸다고 느껴진 순간 파도를 가르며 드라마틱하게 등장한 거북선의 압도적인 위용은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거북선이 등장하는 순간 탄성이 절로 나오고, 압도적인 승리의 쾌감은 배가 된다. 한산 앞바다, 적진의 한가운데서 양쪽으로 포를 쏘고, 또 왜선과 부딪히며 거침없이 파괴하는 거북선의 존재만으로도 '한산: 용의 출현'을 볼 이유는 충분한 셈이다. 말 그대로 최종병기의 맹활약인데, 바다에 배를 전혀 띄우지 않고도 구현한 장면이기에 더욱 놀랍게 느껴진다.

김한민 감독이 연출한 이순신 3부작 중에서 거북선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한산: 용의 출현'이 유일하다. 그는 거북선에 대해 "거북선의 고증은 많은 듯 많지 않다. 이미지 보다는 설명이 많은데, 그 설명도 1600년대 초 임진왜란이 지난 뒤의 것이 있었다. 형태나 용두에 대해서는 설왕설래가 많다. 그래서 제 기준은 진짜 전장에서 쓰일수 있는 돌격선으로의 거북선에 중점을 뒀다. 대표적으로 3층형과 2층형이 있는데 어떤걸 선택할까 고민하다가 전투에 가장 적합한 걸로 만들게 됐다. 거북선의 구현은 CG팀의 공이 가장 컸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다고 느꼈던 거북선이지만, '한산: 용의 출현'에서는 새롭게 짜릿하다. "국민들에게 무한한 자긍심, 큰 용기와 위안을 안기고 싶다"는 김한민 감독의 목표는 영화 속에서 구현한 거북선이라는 존재만으로도 달성된 듯하다. 이처럼 '한산 : 용의출현'은 거북선을 필두로, 430년 전 전투의 현장으로 돌아가 관객들에게 승리의 쾌감을 선사한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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