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의 보복협박을 폭로하고 재판까지 끌고 왔던 연습생 출신 한서희가 최후진술과 함께 자신의 증인신문 절차를 마무리했다. 스스로를 범죄자라고 칭하며 동시에 "이번 사건의 피해자"라고 강조한 부분이 분명 의미심장한 느낌을 더했다. 물론 증거를 그 어느때보다 여러 차례 강조한 이번 재판부가 이 최후진술을 어떻게 받아들였을지는 알수 없다. 여기에 한서희가 언급한 마약 공급책 인물을 향한 증인 신문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할 조짐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양현석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협박 등 혐의에 대한 8번째 재판을 지난 8일 마무리했다. 일단 큰 터널은 지나갔다. 이 사건의 핵심이라 할수 있는 한서희와 양현석 변호인 간의 법정 대립 맞불이 한서희의 최후진술과 함께 일단락됐다. 하지만 아직 다른 증인신문도 남아 있고 재판부가 확인해야 할, 아직 받지 못한 증거 자료 검증에도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래도 신속하게 재판을 속행했지만 결론이 나기까지는 아직 좀더 기다려야 한다.
안그래도 다툼의 여지가 분명하고 양측의 대립이 매우 강했었기에 공방은 치열할 거라 예상됐지만 생각만큼 그렇게 다툼의 질이 좋진 않았다. 하나의 정황을 놓고 벌이는 시시비비를 가리는 과정이 매우 지루하게 전개됐고, 당사자들도 결정적인 증거와 논거를 제시했다고 보기 어려웠다. 여기에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한서희의 트래시 토크와 부적절해 보이는 발언들은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난 8일 재판에서도 한서희는 증인으로 출석하며 자신이 떳떳하지 못하지만 (이번 재판에서는) 명백한 피해자라고 강조하며 "내가 이렇게 희생하면서까지 죄를 알렸으니 양현석이 제대로 된 벌을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였고 양현석 변호인이 한서희를 향해 "포렌식 자료로 영상 사진 문자가 있음을 확인했는데 녹음 파일을 찾기 어렵다는 건 믿을 수 없다. 파일 제출을 하라"라고 말하자 앞서 "양현석으로부터 5억원을 받아야 한다는 취지로 지인과 대화했던 녹음 파일이 확실히 있다"라고 주장했던 한서희는 "제출하겠다. 짜증나게 진짜"라고 답하며 불편한 기색을 그대로 드러내기도 했다.
분명히 증거가 있다고 외치는 한서희와 증거 능력은 물론 기억까지 의심하고 있는 양현석 측의 반박을 과연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가 이번 재판의 향방을 가리는 중요 포인트다.
한편 오는 29일 재개되는 공판에서는 한서희의 마약 공급책으로 알려지고 있는 인물 등 3명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어진다. 앞선 재판에서 한서희는 이 인물과 관련, "이 사람을 손님으로 뒀던 오빠가 권지용의 친구라서 대마초도 사다주고 그랬다" 등의 언급을 하며 시선을 모으게 하기도 했다.
윤상근 기자 sgy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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