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놉' 영화에 대한 스릴 넘치고 기발한 우화

전형화 기자  |  2022.08.12 09:14
하늘에서 뭔가가 떨어졌다. 아버지가 맞아서 죽었다.

OJ는 아버지를 이어 할리우드 영화사에 말훈련사로 참여하려 한다. 쉽지 않다. 동생 에메랄드는 자기 하고픈 대로만 하려 한다. 아무래도 아버지가 남긴 말 목장을 팔지 않고서는 이 위기를 넘기기기 쉽지 않을 것 같다.

마침 테마파크를 운영하는 리키 주프 박이 목장을 넘기라고 제안한다. OJ는 일단 리키에게 목장에서 애지중지 키우던 말 한마리를 넘기며 위기를 벗어나려 한다.

그러던 어느날. 하늘에서 뭔가가 나타났다. 정체를 모를 뭔가가 나타났다. 우주선일까? 외계인일까? OJ와 에메랄드는 이 뭔가를 찍으려 한다. 그 영상으로 오프라쇼에 나가서 떼돈을 벌고자 한다.

그리고 하늘에서 뭔가가 무섭고 잔인하게 다가온다.

'놉'은 영화에 대한 우화다. 결국 영화란 신기하고 재밌는 볼거리로 출발했고, 그게 본질이다. '겟 아웃' '어스' 등으로 주목받았던 조던 필 감독은 '놉'을 영화의 시작에 흑인이 있었다는 이야기로 시작해 영화란 무엇인가를 스릴 넘치게 묻는다.

'놉'은 4개의 챕터로 구성됐다. 각 챕터는 하나로 귀결된다. 길들일 수 없는 걸 섣불리 길들이려 해선 안된다는 이야기가 한 축이며 하늘에서 내려오는 그것을 찍으려하는 이야기가 또 다른 축이다. 이 두 축은 하나로 모아진다. 신기하고 스릴 넘치고 실소가 터지다가 깜짝 놀라게 된다. 재밌는 볼거리, 신기한 볼거리, 그렇다고 너무 큰 욕심을 내면 큰 일 날 수도 있는, 바로 그게 영화라고 이야기한다.

'놉'은 편집과 촬영, 음악이 어떻게 영화에 작용하는지, 교과서처럼 직조했다. 편집과 음악만으로 긴장을 끌어올리고, 중간 중간 숨 쉬게 한다. 촬영의 중요함은 마지막 챕터에 몰아넣는다. 길고 넓고 상하 좌우로 카메라를 활용한다. 카메라를 활용하는 그 자체를 찍어 긴장감을 자아낸다.

무엇을 상상하든, 엉뚱한 뭔가가 등장하기에 이야기에 몰입된다. 필요할 때 꽝꽝 울리는 음악이 몰입을 더하게 하는 건 물론이다. 기발한 상상력을 영화적으로 풀어냈다. 조던 필 감독의 상상력과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에 박수갈채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OJ 역의 다니엘 칼루야는 조던 필 감독의 페르소나 답게 영화의 중심을 잘 잡았다. 에메랄드 역의 케케 파머는 좋다. 특히 마지막 장면의 표정은 서부극 '셰인'의 마지막 장면 같다. 리키 역의 스티븐연은 이런 역할에 특화된 것 같다. 적당히 착하고 적당히 욕망하며 적당히 어리석다.

'놉'은 영화에 대한 우화며, 서부극에 대한 풍자며, 쇼비지니스에 대한 패러디며, 공포물과 SF 장르에 대한 기묘한 경배다. 하늘에서 뭔가가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이렇게 풀어낸 뒤 저렇게 마무리할 수 있다니, 조던 필의 상상력에 또 한 번 많은 팬들이 기꺼워할 것 같다.

8월17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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