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母 변신' 나문희, 이런 연기는 반칙③

[★리포트]

김나연 기자  |  2022.12.09 09:43
나문희 / 사진=영화 '영웅' 스틸컷
"내 아들, 나의 사랑하는 도마야."

분량도, 노래를 얼마나 잘 부르는지도 전혀 중요하지 않다. 아들의 죽음 앞에서 강인하다가도 또 무너지는 모습에 속절없이 무너지고 만다. '영웅' 속 나문희는 그 누구보다 큰 존재감을 발휘한다.

'영웅'은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마지막 1년을 그린 영화로, 오리지널 뮤지컬 '영웅'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나문희는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 역으로 열연한다. 안중근의 어머니이자 정신적 지주 조마리아. 자식을 먼 곳으로 떠나보내는 쓰린 마음을 숨긴 채 아들 안중근의 선택과 신념에 묵묵히 지지를 보낸다. 안중근이 고뇌에 빠지거나 두려움의 순간에 봉착할 때마다 조마리아의 가르침은 큰 깨달음으로 돌아오고, 존재만으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

국경 너머 하얼빈역에서의 거사와 안중근이 여순 감옥에 투옥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 후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다. 안중근이 사형선고를 받자 모두가 항소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조마리아는 말한다. 항소를 한다면,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것이라고. 대의에 죽은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라고.

그러나 아들의 수의를 지으며 "한 번만, 단 한 번만이라도 너를 안아봤으면"이라고 흐느끼며 노래하는 나문희의 모습을 보는 순간 객석에서는 관객들의 훌쩍거리는 소리가 크게 들릴 것이 분명하다. 목이 막혀 제대로 노래를 못했다는 나문희는 "아들을 떠나보낸다고 생각하니까 감정이 차올라서 노래를 못하겠더라"라고 말했지만, 그가 느끼고 또 표현한 감정은 스크린을 넘어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나문희는 잠깐의 등장만으로 "조마리아가 가지는 상징성과 감정을 그대로 전달할 수 있는 배우"라는 윤제균 감독의 말을 완벽하게 증명했다. 등장 시간은 전혀 상관없는 압도적인 존재감과 울림이다. 올곧고 강인한 나무 같다가도 또 섬세한, 이 역할에는 나문희가 아닌 그 누구도 떠오르지 않는다.

'영웅'의 예고편이 나온 후 '나문희의 얼굴만 봐도 눈물이 나올 것 같다'는 반응이 있었는데, 그 예상은 그대로 적중했다. 나문희의 연기는 한 마디로 '눈물 버튼'이다. 나문희 덕분에 '영웅'은 휴지를 필참해야 하는 영화가 됐다. 나문희의 조마리아를 보는 것만으로도 '영웅'을 보는 가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웅'은 오는 21일 개봉한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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