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유럽 4팀 꺾고 우승' 아르헨티나, '양대산맥' 남미를 깨웠다
2000년대 이후 월드컵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유럽팀의 압도적인 강세였다. 2006년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2010년 스페인, 2014년 독일, 2018년 프랑스까지 4회 연속 유럽팀이 월드컵 정상에 올랐다. 그 전까지 같은 대륙에서 우승팀이 연속으로 나온 건 1958년과 1962년 브라질의 2연패가 마지막이었다. 이후 남미와 유럽에서 번갈아 우승팀이 나오던 오랜 흐름이 2000년대 들어 깨진 것이다.
비단 우승팀뿐 아니라 결승 대진조차 유럽팀이 거의 독식했다. 2006년엔 이탈리아-프랑스, 2010년 스페인-네덜란드, 2018년 프랑스-크로아티아가 우승을 놓고 각각 다퉜다. 브라질에서 열린 2014년 대회만 남미팀인 아르헨티나가 결승에 올랐으나 독일에 패했다. 유럽과 남미가 세계 축구의 양대산맥을 형성하고 있다는 표현은 옛말이 되는 듯 보였다.
16년 간 이어진 '유럽 천하'를 무너뜨린 아르헨티나의 우승은 그래서 더 의미가 컸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19일(한국시간) 대회 결승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대접전 끝에 프랑스를 제치고 36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남미팀이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건 2002년 한·일 대회 브라질 이후 20년 만이다. 무려 5회 연속 월드컵 우승팀 배출을 바라던 유럽의 도전이 막을 내리고, 다시 남미 대륙으로 월드컵 트로피가 향한 것이다.
아르헨티나로선 세계적으로 '대망신'을 당했던 조별리그 첫 경기 사우디아라비아전 1-2 충격패가 오히려 약이 됐다. 이후 아르헨티나는 멕시코와 폴란드를 잇따라 완파하며 16강에 진출했다. 토너먼트에선 호주와 네덜란드, 크로아티아, 프랑스를 잡았다. 8강전부터 결승전까지는 모두 유럽팀을 제치고 정상까지 올랐다.
그 중심에는 물론 '라스트 댄스'를 화려하게 마친 메시가 있었다. 메시는 조별리그 최종전인 폴란드전을 제외하고 모든 경기에서 골을 넣으며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끌었다. 자신의 커리어에 유일하게 없었던 '월드컵 우승'도 채웠다. 지난 2014년 브라질 대회에 이어 두 번째 골든볼(MVP)까지 품으며 월드컵 역사상 최초 대기록도 세웠다.
반면 4강에 단 두 팀만 오르는 데 그쳤다. 유럽이나 남미가 아닌 타 대륙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4강에 유럽 두 팀만 오른 것 역시 2002년 한·일 대회 이후 20년 만이다. 4회 연속 월드컵 우승팀을 배출하고, 이번 대회에 각 대륙 가운데 가장 많은 13개 팀이 출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럽의 자존심에 상처가 날 만한 대회로 남았다.
브라질 매체 가제타에스포르티바는 "브라질이 정상에 오른 2002년 이후 2006년부터 2018년까지 네 차례 월드컵 중 세 번의 결승전은 유럽팀들끼리 우승을 놓고 다퉜다. 특히 2018년 러시아 대회 땐 4강이 모두 유럽팀(프랑스, 크로아티아, 벨기에, 잉글랜드)으로 채워지면서 유럽의 강세가 더욱 공고해졌다"면서 "그러나 이번 대회 아르헨티나의 우승으로 유럽의 월드컵 헤게모니도 비로소 무너졌다"고 조명했다.
콜롬비아 라틴아메리카포스트도 "브라질이 2002년 월드컵 정상에 오른 지 20년이 지난 지금, 아르헨티나가 다시 한 번 세계 축구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며 "월드컵 우승 트로피가 마침내 남미로 돌아왔다. 아르헨티나(3회)의 우승은 브라질 5회, 우루과이 2회에 이어 남미 대륙 전체의 10번째 월드컵 우승"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