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은 10일 "배구팬들과 핑크스파이더스 선수단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지난 2일 권순찬 감독과 김여일 단장의 동반 사퇴 소식이 나오면서 논란은 시작됐다. 흥국생명은 "구단의 방향성과 맞지 않아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지만, 정규시즌 2위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팀을 두고 한 말이어서 의혹을 샀다.
5일 GS칼텍스전을 앞두고는 신용준 신임 단장이 "선수 기용에 관한 트러블은 아니었다. 선수단 운영 관련 의견 대립이 있었다"며 권 전 단장과 김 전 단장의 갈등을 이유로 들어 사실상 경질에 가까운 결정이었음이 드러났다.
하지만 "선수 기용에 관한 문제가 아니었다"는 주장에 김해란, 김연경 등 선수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그로 인해 마음이 상한 선수도 있었고 감독님께도 말씀드렸었다. (김 전 단장이) 원하는 대로 했다가 진 경기도 있었다"고 반론을 펼쳐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이후 이영수 감독대행이 자진 사퇴했고, 급히 새 사령탑으로 선임한 김기중 전 수석코치마저 4일간의 숙고 끝에 이날 감독직을 고사했다. 그러면서 흥국생명은 남은 시즌을 김대경 감독대행 체제로 치를 뜻을 밝혔다.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여론에 구단도 결국 몸을 낮췄다. 흥국생명은 임형준 구단주와 신용준 단장의 명의로 "먼저 구단의 경기운영 개입 논란, 감독 사퇴와 갑작스러운 교체로 배구와 핑크스파이더스를 아껴주신 팬들께 심려를 드리게 된 점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또한 이로 인해 마음에 큰 상처를 받은 핑크스파이더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에게도 머리 숙여 사과의 마음을 전한다"고 전했다.
경기 운영 개입에 대해서도 "최근의 사태는 배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경기운영 개입이라는 그릇된 방향으로 표현된 결과였다. 결코 용납될 수도 없다. 되풀이되어서도 안 될 일임에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흥국생명 배구단은 앞으로 경기운영에 대한 구단의 개입을 철저히 봉쇄하고 감독의 고유 권한을 전적으로 존중할 것이다. 구단의 굳은 의지가 단순히 구두선에 그치지 않도록 적극 노력하겠으며, 이번 일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경기운영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흥국생명 배구단의 문화를 재정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앞으로 핑크스파이더스의 주인은 흥국생명이라는 기업이 아니라 경기를 뛰는 선수들과 이들을 아껴주시는 팬들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겠다.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구단을 운영해 나갈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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