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이 때 봤던 '슈퍼스타'... 이제 '포스 넘치는' 감독으로 만났다 [현장]

남해=이원희 기자  |  2023.02.02 22:17
심동운.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기형(49) 성남 감독님은 캐논슈터였다. 프리킥을 찰 때면 골이 들어갈 것 같은 설레는 감정이 있었다. 프리킥으로 넣은 골도 많이 봤다."

프로축구 K리그2 성남FC의 '캡틴' 심동운(33)이 유소년 시절 활약했던 슈퍼스타, '선수 시절' 이 감독을 떠올렸다. 경기도 성남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던 심동운은 유소년 선수 자격으로 성남 일화(성남 전신)의 볼보이로 활동하며 바로 앞에서 이 감독의 플레이를 보고 자랐다. 오랜 시간이 흘러 이 둘은 성남에서 사제지간으로 만났다.

경남 남해에서 전지훈련에 임하고 있는 심동운은 2일 "그때 성남은 '레알 성남'이었다. 우승을 밥 먹듯이 하는 시기였다. 정말 대단한 팀이었다"며 "이 감독님이 프리킥으로 골을 넣는 것도 많이 봤고, 신태용 감독(인도네시아)님도 계셨다. 김도훈 감독님도 득점왕을 계속 했다. 멤버가 너무 좋았다. 당시 저를 비롯해 주민규(울산현대), 홍철(대구FC)도 볼보이를 했는데 좋았다. 너무 잘하셔서 많이 배웠다. 저도 언젠간 성남에서 뛰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고 회상했다.

이 감독은 성남FC 전신인 성남일화 선수 출신이다. 1996년 수원삼성에서 데뷔해 성남일화, 서울, 오클랜드시티 등을 거쳐 2010년 현역 은퇴했다. 선수 시절 이 감독은 측면 수비수로 뛰면서 '캐논슈터'라는 별명을 얻었다. 수비수임에도 프로 통산 254경기에 출전해 23득점 23도움을 기록했다. A매치도 통산 47경기에 출전했다. 지난 해 12월에는 성남 지휘봉을 잡았다.

그때 슈퍼스타가 이제는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로 재회하게 됐다. "처음 봤을 때부터 강력했고 포스 있으셨다"고 이 감독을 묘사한 심동운은 특유의 지옥훈련에 구슬땀을 흘렸다. 그는 "전지훈련 첫 훈련 때부터 정말 힘들었다. '강한 훈련을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있었다"고 강도 높은 훈련에 대해 얘기했다.

하지만 힘든 만큼 배우는 것도 많았다. 심동운은 "이 감독님이 전날에도 이런 얘기를 하셨다. 본인이 한계치가 여기라고 생각하면 그 이상의 목표를 잡으라고 했다. 이 감독님은 의지가 강하신 것 같다. 나이가 있는 나도 발전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셨다. 훈련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감사드린다"고 마음을 털어놓았다.

이어 심동운은 "올해 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 함께 다른 선수들과 어우러져야 한다. 사실 걱정도 많았다. 하지만 동료들이 굉장히 훈련을 잘 따라주고 있다.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저도 이 감독님 덕분에 더 성장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기형 성남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공격수 심동운은 빠른 스피드와 좋은 위치 선정을 찾아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2016년 포항 스틸러스 시절에는 10골을 넣기도 했다. 지난 시즌 중반 임대신분으로 성남에 합류해 15경기 출전,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냉정히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었다. 올해는 성남 캡틴 완장까지 달고 있기에 더욱 부활이 필요할 때다.

심동운도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전성기가 왔을 때 큰 부상을 당했다. 이후 폼이 떨어졌다. 그러다보니 의지가 줄어들었고 노력도 부족했다. 그런 부분들이 아쉽다. 자신감도 떨어졌었다. 힘든 시간들이었다"고 후회했다.

하지만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계기가 생겼다. 이제 캡틴이자 선수 말년을 향해 달려가는 베테랑이다. 팀을 위해, 또 자신을 위해 성남에서 재도약하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꿈이 생기니 의지가 만들어지고 이는 열정으로 이어졌다. 심동운은 "훈련 첫 날부터 지금까지 단 하루도 쉬지 않았다. 남다른 각오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무조건 해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그러면서 "훈련할 때마다 진심으로 100%를 쏟아냈다. 이제는 120%으로 해보겠다"고 굳은 의지를 나타냈다.

심동운.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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