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승 땡큐' 한국 더 간단해진 8강 경우의 수 '호주 +4득점 패' [도쿄 현장]

한국이 12일 체코전에서 승리한 뒤 기쁨을 나누고 있다.

또 하나의 필요 조건이 사라졌다. 일본의 호주전 승리로 경우의 수는 더 간단해졌다. 한국의 8강행 희망은 계속된다. 이제 한국이 중국을 꺾고, 호주가 4득점 이상 내면서 체코에 패하면 한국이 2라운드(8강)에 진출한다. 결국 호주가 체코와 난타전 끝에 패하는 것을 바라야 한다.

일본 야구 대표팀은 12일 오후 7시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호주 대표팀과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조별리그 최종 4차전에서 7-1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중국에 8-1, 한국에 13-4, 체코에 10-2로 승리했던 일본은 파죽의 4연승을 질주하며 B조 1위로 2라운드(8강)에 진출했다. 일본은 3일 휴식 후 오는 16일 저녁 7시 A조 2위 팀과 4강 진출 티켓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현재 A조에서는 네덜란드와 대만, 쿠바, 파나마가 모두 2승 이상을 거두는 등 대혼전 양상을 벌이고 있다.

앞서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같은 날 체코와 B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7-3으로 승리했다. 선발 박세웅이 1회부터 3회까지 퍼펙트 투구를 펼치는 등 4⅔이닝(59구) 1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타선에서는 김하성이 멀티홈런으로 맹활약했다.

이날 승리로 호주와 1차전에서 7-8, 일본과 2차전에서 4-13으로 패했던 한국은 한 고비를 넘기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가장 먼저 일본이 모든 조별리그 일정을 마친 가운데, 나머지 B조 네 팀들은 13일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낮 12시에 체코(홈)와 호주가 격돌하며, 오후 7시에는 한국(원정)이 중국(홈)을 상대한다.

일단 12일 현재 성적을 보면 일본이 4승, 호주가 2승 1패, 한국과 체코가 1승 2패, 중국이 3패를 기록 중이다. 중국은 탈락 확정.

이제 한국의 8강 진출 경우의 수는 더욱 간단해졌다. 당초 이날 호주가 일본을 꺾었다면 일본과 호주가 나란히 2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일본의 승리 덕분에 한국의 8강행 희망은 계속 이어질 수 있게 됐다.

남은 경우의 수는 한국이 중국을 꺾으면서, 체코가 호주에 승리하는 것이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순위는 승률→승자승→팀 간 최소 실점률→팀 간 최소 자책점률→팀 간 타율→추첨 순으로 결정된다.

체코가 호주를 꺾으면 2승 2패로 서로 물고 물리는 관계가 된다. 이 경우 팀 간 실점률을 따져야 한다.

한국은 호주전에서 9이닝(27아웃) 동안 8실점, 체코전에서는 9이닝(27아웃) 동안 3실점을 각각 기록했다. 총 11실점을 54아웃(18이닝)으로 나누면 (1아웃당) 실점률 0.2037이다.

일단 체코는 한국전에서 8이닝(24아웃) 7실점, 호주는 한국전에서 9이닝(27아웃) 7실점을 각각 마크했다.

결국 체코-호주전에서 무조건 호주가 4득점 이상 내면서 패배해야 한다.

13일 경기는 호주가 원정팀으로 선공, 체코가 홈팀으로 후공이다. 만약 호주가 4-5로 패한다(9회초 패배 기준)면 호주의 실점률은 0.235(총 17이닝 51아웃 12실점), 체코의 실점률은 0.2156(총 17이닝 51아웃 11실점)으로 모두 한국(0.2037)보다 높아지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8강에 오른다.

반면 호주가 3-4로 패하면(9회초 패배 기준)면 호주의 실점률은 0.2156(총 17이닝 51아웃 11실점)으로 한국보다 높지만, 체코의 실점률이 0.196(총 17이닝 51아웃 10실점)으로 한국보다 낮아지면서 체코가 올라간다.

따라서 두 팀이 경기 초반부터 난타전을 펼친 끝에 결국 체코가 승리하는 게 한국이 바라는 최상의 시나리오라 할 수 있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체코전 승리 후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충분히 다했다. 일단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 중국전은 꼭 이길 수 있도록 지금부터 준비 잘하겠다. 모든 걸 다 쏟아붓겠다"고 밝혔다. 경기 초반 난타전 끝에 체코의 승리. 과연 한국 야구에 기적이 찾아올 것인가.

김하성이 12일 체코전에서 2회 좌월 솔로 홈런을 친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