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의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도 비슷한 처지다. 일본, 체코, 호주, 중국과 본선 1라운드 B조에 속해 8강 진출은 가능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졸전의 연속이었다. 숙명의 라이벌 일본에는 4-13으로 참패했고 한 수 아래로 평가한 호주(7-8 패)와 체코(7-3 승)에는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력을 보여준 탓에 탈락 위기에 몰렸다.
13일 오후 7시 B조 최하위 중국(3패)과 마지막 경기를 앞둔 가운데 한국이 8강에 진출할 경우의 수는 딱 한 가지다. 호주가 4점 이상 내면서 체코에 패하고 한국은 중국에 승리하는 것. 그렇게 되면 4전 전승으로 B조 1위를 확정한 일본에 이어 한국이 낮은 팀 간 실점률로 2위로 2라운드에 진출하게 된다.
실낱같은 희망이지만, 동시에 명백한 가능성이라는 것을 하루 앞서 1라운드를 끝낸 A조 쿠바와 이탈리아가 보여줬다. 특히 이탈리아는 첫 경기부터 쿠바를 잡아내며(6-3 승) 다크호스다운 모습을 보였으나, 이후 대만(7-11 패)과 파나마(0-2 패)에 2연패 하며 순식간에 탈락 위기에 놓였다.
마지막 경기를 앞둔 상황에서 실점률이 높은 이탈리아에 최선의 시나리오는 쿠바가 대만을 잡고 자신들이 네덜란드에 이기는 것이었다. 12일 오후 12시 쿠바가 먼저 대만을 7-1로 잡고 8강 진출을 확정했다. 그러면서 이탈리아는 전력에서 객관적 우세라 평가받는 네덜란드에 4득점 이상 6실점 이하로 이겨야 하는 상황.
여기서 이탈리아는 네덜란드에 7-1 대승을 거두고 기적의 8강을 연출했다. 전 메이저리거 맷 하비가 선발로 나서서 4이닝 1실점 호투를 했고, 타석에서는 살 펠릭-니키 로페즈 테이블 세터가 5안타 4타점을 합작했다. 백미는 6회초 무사 만루 위기로, 구원 등판한 조 라소르사(탬파베이)는 디디 그레고리우스를 내야 뜬 공, 조나단 스쿱과 로저 버나디나를 연속 삼진 처리해 무실점으로 막아내 이날의 영웅이 됐다.
한국도 할 수 있다. 객관적인 전력은 호주가 앞서지만, 전날(12일) 경기에서 일본에 1-7로 완패한 호주와 달리 체코는 한국과 일본을 상대로 선전했다. 그들은 11일 일본과 경기에서 공격적으로 달려들어 2점을 뽑아냈다면, 한국 상대로는 경기 막판 3점을 올리는 등 끈기 있는 모습을 보였기에 충분히 이변을 기대할 수 있다.
한편 한국은 원태인을 선발로 내세우고 총력전을 예고했다. 최약체인 중국이지만, 이번 대회 매 경기 점수를 뽑았고 체코를 상대로는 승리 직전까지 가는 등 발전이 있었기에 방심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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