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할 수 있다! '2연패→기적의 8강' 이탈리아가 보여준 명백한 가능성 [WBC]

김동윤 기자  |  2023.03.13 06:13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그동안 종목을 막론하고 국제대회에 나간 한국 국가대표팀에 있어 경우의 수는 희망보단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희망 고문에 가까웠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의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도 비슷한 처지다. 일본, 체코, 호주, 중국과 본선 1라운드 B조에 속해 8강 진출은 가능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졸전의 연속이었다. 숙명의 라이벌 일본에는 4-13으로 참패했고 한 수 아래로 평가한 호주(7-8 패)와 체코(7-3 승)에는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력을 보여준 탓에 탈락 위기에 몰렸다.

13일 오후 7시 B조 최하위 중국(3패)과 마지막 경기를 앞둔 가운데 한국이 8강에 진출할 경우의 수는 딱 한 가지다. 호주가 4점 이상 내면서 체코에 패하고 한국은 중국에 승리하는 것. 그렇게 되면 4전 전승으로 B조 1위를 확정한 일본에 이어 한국이 낮은 팀 간 실점률로 2위로 2라운드에 진출하게 된다.

실낱같은 희망이지만, 동시에 명백한 가능성이라는 것을 하루 앞서 1라운드를 끝낸 A조 쿠바와 이탈리아가 보여줬다. 특히 이탈리아는 첫 경기부터 쿠바를 잡아내며(6-3 승) 다크호스다운 모습을 보였으나, 이후 대만(7-11 패)과 파나마(0-2 패)에 2연패 하며 순식간에 탈락 위기에 놓였다.

마지막 경기를 앞둔 상황에서 실점률이 높은 이탈리아에 최선의 시나리오는 쿠바가 대만을 잡고 자신들이 네덜란드에 이기는 것이었다. 12일 오후 12시 쿠바가 먼저 대만을 7-1로 잡고 8강 진출을 확정했다. 그러면서 이탈리아는 전력에서 객관적 우세라 평가받는 네덜란드에 4득점 이상 6실점 이하로 이겨야 하는 상황.

월드베이스볼클래식 공식 SNS는 1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야구 국가대표팀의 8강 진출 소식을 알렸다. /사진=WBC 공식 SNS 갈무리

여기서 이탈리아는 네덜란드에 7-1 대승을 거두고 기적의 8강을 연출했다. 전 메이저리거 맷 하비가 선발로 나서서 4이닝 1실점 호투를 했고, 타석에서는 살 펠릭-니키 로페즈 테이블 세터가 5안타 4타점을 합작했다. 백미는 6회초 무사 만루 위기로, 구원 등판한 조 라소르사(탬파베이)는 디디 그레고리우스를 내야 뜬 공, 조나단 스쿱과 로저 버나디나를 연속 삼진 처리해 무실점으로 막아내 이날의 영웅이 됐다.

한국도 할 수 있다. 객관적인 전력은 호주가 앞서지만, 전날(12일) 경기에서 일본에 1-7로 완패한 호주와 달리 체코는 한국과 일본을 상대로 선전했다. 그들은 11일 일본과 경기에서 공격적으로 달려들어 2점을 뽑아냈다면, 한국 상대로는 경기 막판 3점을 올리는 등 끈기 있는 모습을 보였기에 충분히 이변을 기대할 수 있다.

한편 한국은 원태인을 선발로 내세우고 총력전을 예고했다. 최약체인 중국이지만, 이번 대회 매 경기 점수를 뽑았고 체코를 상대로는 승리 직전까지 가는 등 발전이 있었기에 방심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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