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은 24일 충남 천안시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 1차전에서 한국전력에 세트 스코어 3-2(27-25, 24-26, 25-23, 23-25, 15-13)로 승리했다.
이날은 2019년 3월 26일 대한항공과 챔피언결정전 3차전 이후 1460일 만에 천안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 포스트시즌 경기였다. 하지만 모처럼의 봄 배구에도 마음 편히 웃진 못했다. 팀의 캡틴 전광인(32)이 지난 9일 한국전력과 경기서 당한 발목 부상으로 코트가 아닌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기 때문.
앞서 열린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전)광인이가 올 시즌 우리 팀 기둥이었다. 또 후배 선수들을 잘 이끌어왔다. 그런 광인이가 없어서 선수단 전체가 흔들린 것도 있었다"고 아쉬워하면서 "보강 훈련 중이고 제대로 치료해야 챔피언결정전 1차전이라도 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었다.
전광인은 올 시즌 공격 성공률 55.69%, 리시브 효율 40.03%로 공·수 양면에서 활약해줬던 에이스이기도 했기에 현대캐피탈이 정규시즌 2위 팀임에도 열세를 예상하는 시선도 많았다. 그걸 알기에 전광인은 뛰겠다는 의지를 전했고 구단은 말렸다. 그러자 그는 다친 그날 저녁 바로 훈련 스케줄을 구상한 뒤 다음 날부터 일정을 소화했다.
캡틴의 그러한 의지가 전해진 것일까. 이날 현대캐피탈은 천안 유관순체육관을 찾은 2243명의 관중에게 최고의 158분을 선사했다. 158분은 2013년 3월 17일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이 기록한 146분 이후 남자부 플레이오프 최다 경기 시간이었다.
매 세트 접전이었던 스코어만큼이나 볼거리도 풍성했다. 전광인을 대신해 선발 풀타임 출전한 문성민(37)은 70%의 높은 공격 성공률로 블로킹 3개, 서브 1개 포함 18점을 터트리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서서히 출전시간을 줄여가던 프랜차이즈 스타의 힘찬 날갯짓에 천안의 홈팬들은 목이 터져라 문성민의 이름을 외쳤다.
차세대 스타들의 활약도 눈부셨다. 허수봉(25·현대캐피탈)은 양 팀 통틀어 최다인 6개의 서브 에이스를 기록하면서 17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국가대표 동료 임성진(24·한국전력) 역시 서브 에이스 3개로 맞불을 놓는 등 팀 내 최다 득점인 22점을 올리며 잔치를 풍성하게 했다. 리베로 박경민(24·현대캐피탈)은 5세트 막판 결정적인 2개의 디그를 해내면서 극적인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정규시즌 기대보다 아쉬운 활약을 보였던 오레올은 끝내 관중석 속 캡틴을 울컥하게 만든 주인공이었다. 이날 경기 하이라이트는 현대캐피탈이 6-9로 뒤진 5세트에서 연속 6득점으로 경기를 뒤집은 장면이었다. 오레올은 상대 블로커 2명이 뜨는 것을 보고 뒤쪽 빈 공간을 노리는 기지를 발휘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진 공격 찬스에서는 백어택으로 터치 아웃을 끌어내며 10-9 역전을 만들었다. 홈구장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고, 중계화면에는 자리에서 일어난 전광인이 두 손을 꼭 잡고 울기 직전의 표정이 잡혀 감동을 줬다.
한국전력으로서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나온 실책이 아쉬웠다. 이 승리로 현대캐피탈은 88%의 챔피언결정전 진출 확률을 잡았다. 역대 17번의 남자부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잡은 15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명승부를 펼친 두 팀은 26일 한국전력 홈구장인 수원실내체육관에서 플레이오프 2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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