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감독은 5일 잠실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내부적으로 반성하고 있다. 다음에 같은 상황이 온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밝혔다.
김유성은 지난 4일 잠실 한화전에 구원 등판, 1이닝 3피안타(2피홈런) 5볼넷 5실점으로 난조를 보인 끝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팀이 2-3으로 뒤진 5회초 김유성은 무사 1,2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5실점을 기록하며 자신의 임무를 다하지 못했다. 김유성의 투구 수는 51개. 결국 여기서 흐름은 넘어갔고, 팀은 3-10으로 패했다. 김유성은 이제 2군에서 선발 수업을 받을 예정이다.
이승엽 감독은 김유성을 투입했던 배경에 대해 "최승용이 그저께(3일 한화전 2⅓이닝 31구) 30개 이상의 공을 던져서 못 나오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김유성이 먼저 몸을 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두산은 외국인 투수 딜런이 첫선을 보였다. 이 감독은 "원래 딜런의 예정 투구 수는 80개였다. 4회 끝나고 바꿀 예정이었다. 그런데 본인이 한 이닝을 더 던지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했다. 하지만 (5회) 딜런의 구위가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해 몸을 다 푼 김유성을 투입했다"고 이야기했다.
이 감독은 김유성에 대해 "제구가 안 됐다. 어린 선수고 많은 관중 앞에서 부담감을 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벤치에서 안정을 못 시킨 상태에서 던지게 해 부담을 느끼게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면서 선수 탓이 아닌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만약 벤치의 의지대로 딜런을 4회까지 던지게 했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었다. 이 감독은 "내부적으로도 반성했다. (벤치가) 강하게 끊어줬다면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선수 본인의 의지가 워낙 강했다. 5회까지 마무리하고 싶다고 해서 올라갔다"면서 "그런 상황이 또 오면 어떻게 갈 것인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많이 했다. 다음번에 같은 상황이 왔을 때 어떻게 다르게 접근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같은 장면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 감독은 올 시즌 처음으로 감독직을 맡아 팀을 이끌고 있다. 당연히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 그래도 이 감독이 절대 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선수 탓을 하는 것이다.
그는 지난 4일에도 "모든 결과는 벤치의 판단 미스다. 선수들은 열심히 잘해주고 있다. 결과는 벤치가 받아들이면 된다"며 화살을 자신에게 돌렸다. 두산은 시즌 전 많은 이들의 예상을 뒤엎고 5할 승률(13승1무13패)을 유지하며 리그 공동 5위에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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