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서
이서연은 '닥터 차정숙'을 통해 모녀로 마주하게 된 엄정화와의 연기 호흡에 대한 생각을 진지하게 밝혔다.
"일단 정화 선배님께서 저한테 연기 조언을 정말 많이 해주셨어요. 제가 많이 구하기도 했고요. 특히 저는 정화 선배님만의 그 감정 선이 너무 너무 좋은 거예요. 되게 닮고 싶다라는 생각을 평소에도 많이 했었고요. 그리고 제가 정화 선배님 필모그래피를 거의 다 봤거든요. 이제 이 작품에 캐스팅 되고 '내 엄마가 엄청화라니' 이러면서 다시 다 (선배님 작품을) 보고 했는데 진짜 어떻게 이렇게 실제 같이 연기를 하실까. 어떻게 이렇게 관객들을 다 올릴 수 있는 그런 힘을 가지고 계실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또한 이서연은 극중 가족으로 연기 호흡을 맞췄던 엄정화 김병철 서정민과 함께 만나 식사 자리를 했던 일화도 꺼냈다.
"저희 가족 4명에서 모여서 같이 식사를 좀 한 적이 있는데요. 그때도 어떻게 하면 부담 없이 우는 연기나 무거운 연기 같은 그런 상황들을 잘 헤쳐나갈 수 있는지 제가 많이 여쭤봤거든요. 저한테 사실 제일 위안이 됐던 말은 엄정화 선배님께서 '나도 못 올 때도 있었어. 당연하지 사람인데. 그냥 너 자신을 좀 믿고 맡겨야 된다. 그냥 온전히 그 감정에 집중하려고 노력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라고 말씀을 해주셨어요. 정화 선배님도 연기할 때 어려운 때가 있었다고 하시니까 위안을 받기도 했고요."
"제가 한번 촬영장에서 못 울었던 적이 있어요. 제가 무릎 꿇고 아버지가 미술을 하지 말라면서 물품들을 다 널브려 놓고 제가 무릎을 꿇으면서 울음을 참는 장면이었는데 이랑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되게 자존심이 세가지고 아빠가 아무리 그렇게 난리를 쳐도 싹싹 빌리는 애는 절대 아니에요. 펑펑 우는 애도 절대 아니고 절대 안 오려고 지지 않으려고 하는데 그런 감정들을 울컥하는 감정들을 좀 참아야 하는 신이었어요. 사실은 그게 신이 오케이가 한 번에 됐거든요. 근데 제가 너무 아쉬운 거예요. 울음을 참는 것까지 했는데 아무리 이랑이라도 자기가 사랑하는 미술 작품들을 다 찢어버렸는데 눈물이 안 날까? 한 방울 정도는 참으려고 해도 떨어지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자꾸 들어가서 정말 용기 내서 한 번만 더 가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거든요. 그래서 한 번 더 갔는데 결국은 못 울고 다시 또 한 번 더 갔는데 이제는 압박감이 좀 심해진 거죠. 한 2분을 쭉 카메라를 찍고 있었어요. 저는 가만히 무릎을 꿇고 있고 모두가 숨소리도 죽이고 저만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제가 그 압박감을 못 이긴 거예요. 그래서 그 무릎 꿇은 상태에서 옆으로 주저앉으면서 '정말 죄송합니다. 저 못 올 것 같습니다' 라고 말했는데 그때 정화 선배님께서 그거를 계속 지켜보고 계셨거든요. 바로 앞에서 앉아 계시다가 급하게 일어나시면서 아니라고 더 가라고, 괜찮다고 하시면서 저를 갑자기 이렇게 확 안아주셨는데 그때 찐 감정이 확 올라온 거예요. 그때 정화 선배님이 안아주실 때 마치 정말 그 드라마랑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져서 정말 그냥 엄마가 그 압박감 속에서 나를 구제해 준 느낌이 막 들면서 감정이 딱 올라오는 거예요. 그래서 그때 이제 제가 원했던 그런 장면을 완성시킬 수 있었죠."
이서연은 서이랑과의 싱크로율에 대한 질문에는 80%~85% 정도 된다고 말했다.
"이랑이는 살짝 자기 중심적인 면이 없지 않아 있어요. 왜냐하면 은서가 부러워서 혹은 시기심에 질투심에 저희 집에 놀러 와서 가족들 사진을 보는데 이랑이는 은서의 상황을 대충은 알고 있음에도 볼 것도 없다면서 이게 뭐 별거냐 이런 식으로 한다든가 은서를 밀쳐버린다든가, 밀치고 나서 '한 번만 더 까불어봐라'라고 한다든가 하는 모습들은 저와 좀 다른 부분이지만요. 저와 이랑이가 좀 비슷하다고 느꼈던 게 저도 사실 공부를 할 때 되게 예민했거든요. 이랑이가 엄마한테 미대 가고 싶다고 하면서 '미대 돈 얼마 드는 줄 아냐? 엄마 그 돈이 어디 있냐' 요런 발언을 하잖아요. 되게 뻔뻔한 거잖아요. 어떻게 보면 당연히 지원을 해줘야 되는데 엄마 왜 그것도 못 해주냐라는 건데 저도 되게 뻔뻔하게 아빠한테 맨날 '학교 데려다 줘' '나 끝나면 데리러 와' 라든지 새벽 2시까지 공부하다가 아빠 깨워서 '아빠 독서실로 데리러 와' 막 이런다든가 그런 좀 뻔뻔함은 닮았던 것 같아요. (뻔뻔함의 차이 정도네요.) 맞아요. 약간 자기 진로에 대해서는 굉장히 뻔뻔해지는 느낌이예요. 하하. 그리고 뭔가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다뤄주는 부분은 좀 다른 것 같아요. 이랑이는 둘째고 오빠랑 나이 차이도 좀 나고 오빠가 되게 아껴주고 하는데 저는 첫째거든요. 남동생도 한 6살 차이나서 오히려 챙겨주는 편이에요."
-인터뷰③으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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