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한국시간) 원정 신시내티전 10-3 승
류현진 5이닝 4피안타 2실점(비자책) 승리
신시내티 선발 헌터 그린(24)은 시속 98~100마일(약 158~161㎞)의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다. 그러나 볼만 빠르면 뭣하는가. 계속 높게만 들어오니 홈런을 5방이나 얻어 맞았다.
반대로 류현진(36·토론토)의 투구를 보라. 최고 구속은 90마일(약 145㎞) 정도이지만, 정교한 코너워크로 타자들을 요리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후 4차례 등판 가운데 가장 완벽한 피칭을 펼쳤다.
강약 조절도 일품이었다. 2회 조이 보토와 3회 엘리 데 라 크루스에게 헛스윙 삼진을 잡은 공은 66마일(약 106㎞)짜리 커브였다. 그냥 놔두면 볼이 될 수 있었으나 스트라이크존을 지나면서 떨어지는 느낌을 줘 타자가 속을 수밖에 없었다.
4회부터는 돌연 투구 패턴을 바꾸고 공 스피드도 끌어올렸다. 경기 초반에는 평소보다 구속이 덜 나왔으나, 4회 노엘비 마르테와 5회 TJ 홉킨스에게는 투 스트라이크 이후 90마일 포심 패스트볼을 던져 루킹 삼진을 뽑아냈다. 그러더니 이날 경기 그의 마지막 타자였던 데 라 크루스에게는 다시 67마일(약 108㎞) 커브로 삼진을 얻어냈다.
류현진의 이런 투구는 국내 야구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요즘 우리나라 지도자와 투수들은 무조건 공만 빠르면 최고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제구력과 집중력이다. 하이 패스트볼 같은 높은 공도 때론 필요하지만, 낮은 공도 곁들여야 효과가 생긴다. 훈련할 때부터 실제 상황을 염두에 두고 게임 운영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경기 후 승리 전화를 걸어온 류현진에게 "훌륭한 투구였다"고 칭찬을 건넸다. 류현진은 "뭘요…"라고 답했다. 늘 그렇듯 겸손한 모습이었다.
/김인식 KBO 총재 어드바이저·전 국가대표팀 감독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 어드바이저는 한국 야구를 세계적 강국 반열에 올려놓은 지도력으로 '국민감독'이라는 애칭을 얻었습니다. 국내 야구는 물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도 조예가 깊습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으로서 MLB 최고 스타들을 상대했을 뿐 아니라 지금도 MLB 경기를 빠짐 없이 시청하면서 분석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