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황선우(20·강원도청)는 황선우였다. 박태환 이후 무려 13년 만에 아시안게임 2관왕에 등극하며 한국 수영의 또 다른 역사를 만들어냈다. 이번 대회에만 벌써 5번째 메달이다.
황선우는 27일 오후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4초40으로 아시아 신기록에 0.01초 부족한 기록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한국 신기록과 함께 2010년 광저우 대회 때 작성된 대회 신기록(1분44초80)의 주인공 박태환의 이름을 지우고 자신의 이름을 아로새겼다.
더불어 2006년 도하와 2010년 광저우 대회 때 연속 3관왕을 차지한 박태환 이후 13년 만에 한국 수영에서 2관왕 이상을 기록한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13년 만의 쾌거이기도 하지만 한국 수영의 새 장이 열렸음을 알리는 기념비적인 성과다.
이후 이은지(17·방산고)-최동열(24·강원도청)-김서영(29·경북도청)과 함께 나선 혼성 혼계영 400m에서는 마지막 주자로 나섰다. 3분46초78의 기록으로 중국(3분37초73), 일본(3분44초64)에 이어 다시 한 번 동메달을 추가했다.
이 기록은 지난 7월 이은지, 최동열, 김영범(17·강원체고), 허연경(17·방산고)이 작성한 한국 신기록(3분47초09)를 0.31초나 앞당긴 기록이다.
나아가 황선우는 2010년 항저우 대회 박태환 이후 한국 수영 사상 두 번째로 단일 아시안게임에서 5개 이상의 메달을 수확한 수영 선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폭발적인 질주로 150m 구간까지 1위를 달렸던 황선우는 지난해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 당당히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멜버른 쇼트코스 세계선수권에선 금메달도 차지했다. 지난 7월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서도 동메달을 차지한 황선우지만 대회를 앞두고 불미스러운 사고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날 질주는 눈부셨다.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서 1분44초42로 한국 신기록을 앞당겼던 그는 이날 쑨양(중국)이 2017년 세운 아시아 신기록(1분44초39)에도 단 0.01초 차로 근접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황선우는 "자유형 200m에서 개인 기록과 함께 성과를 내서 기쁘다"며 "(이)호준이 형도 동메달을 땄는데 우리 대표팀이 정말 많이 올라온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조금 후 열리는 혼성 혼계영까지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나선 혼계영 400m을 마친 뒤엔 "아시안게임에서 혼성 혼계영으로 뛴 멤버들과 처음으로 합을 맞춰봤다"며 "마지막 주자인데 앞에서 너무 최선을 다해줘서 나도 마지막에 남은 힘까지 쥐어짜면서 최선을 다했다. 동메달이라는 좋은 결과와 한국 신기록을 경신하게 돼 정말 기쁘다"고 전했다.
황선우와 박태환을 직접 비교하기는 쉽지 않다. 박태환은 자유형 400m가 주종목이었다. 오히려 자유형 1500m 은메달을 수확한 김우민(22·강원도청)이 더 유사한 점이 많다.
그러나 박태환은 한국 수영의 상징과 같은 인물이다. 박태환이 세운 각종 기록을 갈아치워 가고 있는 건 한국 수영이 간절히 기다렸던 희소식이다.
이제 남은 건 올림픽이다. 도쿄 올림픽 이후로 세계 수영계에 자신의 존재감을 알린 황선우는 내년 파리 올림픽에서 금빛 물결을 일으킬 준비를 하고 있다. 박태환은 2008 베이징 올림픽과 2012 런던 대회에서 2연속 자유형 200m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파리 올림픽에서 자유형 200m 금메달을 차지하게 된다면 진정으로 박태환을 넘어 한국 수영 자유형 200m의 전설로 남을 수 있다.
시상식을 마치고 기자회견에 나선 황선우는 "자유형 200m서 한국 신기록과 금메달을 이뤄 만족스러운 레이스였고 혼성 혼계영에서 좋은 합으로 신기록 세워 만족스럽다. 자유형 뛰고 1시간 정도 텀이라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는데 멤버들과 만족할만한 레이스 펼쳐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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