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현희는 2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 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 6이닝 4피안타 1사사구 5탈삼진 1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시작은 불안했다. 1회 초 한현희는 첫 타자 최인호에게 초구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공짜 출루를 허용했다. 2번 문현빈을 좌익수 뜬공으로, 3번 채은성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2아웃을 잡은 한현희는 그러나 닉 윌리엄스의 타구를 좌익수 전준우가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면서 선취점을 내줬다.
흔들릴 수도 있었지만 한현희는 침착하게 투구를 이어나갔다. 한화 타자들은 한현희를 상대로 집중타를 만들지 못했고, 2루 베이스조차 밟을 수 없었다. 4회까지 매 이닝 안타를 맞았지만 한현희는 실점하지 않고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경기 중반에 접어들자 한현희의 투구는 더욱 무르익었다. 5회 초에는 이도윤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한 후 최인호를 1루수 땅볼, 문현빈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경기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이어 6회에도 채은성과 윌리엄스, 김인환을 연속 범타 처리하며 4회 이진영 이후 8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갔다.
팀 타선도 한현희에게 득점지원을 안겨줬다. 1회 말 김민석과 안권수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3루 찬스를 만든 롯데는 이정훈의 희생플라이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전준우와 니코 구드럼도 적시타를 뽑아내며 롯데는 1회에만 3득점을 올렸다.
6회 2점을 추가한 롯데는 한현희가 내려간 후에도 7회와 8회 각각 2득점씩을 올리며 결국 9-1로 승리했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한 한현희는 지난 5월 18일 대전 한화전 이후 무려 134일 만에 선발승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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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현희는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와 최대 4년 40억 원의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맺고 고향으로 둥지를 옮겼다. 선발과 구원이 모두 가능하고, 국가대표 경험도 있는 한현희에게 롯데는 많은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29일 경기 전까지 한현희는 올해 35경기에 등판, 5승 10패 3홀드 평균자책점 5.79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여줬다.한현희는 "그동안 욕심을 너무 많이 냈다. 부담감도 있었고, 팀에 적응해야 될 기간도 좀 필요하다보니 그런 게 다 겹쳐서 안 좋은 결과가 계속 나왔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그는 "FA 선수이기에 무조건 잘해야 되고, 팀에 필요한 선수가 돼야 한다는 게 다 욕심이었던 것 같다"며 "편안하게 내 모습대로 던졌으면 좋았을 텐데 욕심을 부리니 공이 한 개씩 빠지고, 그러다 볼넷이 나오고 안 좋은 결과가 계속됐다"고 밝혔다.
어려운 시간 한현희를 지탱한 건 가족이었다. 한현희는 "마음고생도 심했는데 부모님이나 장인·장모님, 아내 등이 옆에서 힘을 많이 줘서 적응도 끝났고 마음이 많이 편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는 현재 선발진에 공백이 생긴 상황이다. 토종 1, 2선발 박세웅과 나균안이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대표팀으로 선발되면서 자리를 채워야 한다. 대체선발 후보로 이인복, 정성종, 심재민과 함께 한현희의 이름을 언급한 이 대행은 이날 경기 전 불펜 데이를 예고하며 "(한현희가 5이닝만 던져도) 감사하다. 그렇게 해줄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현희는 기대 이상의 깜짝 호투를 펼쳤다.
한현희는 "앞으로 남은 경기를 선발로 나올지 중간으로 나올지 모르지만, 나가는 경기마다 점수 안 주고 최대한 팀에 도움 될 수 있도록 최대한 열심히 던지는 게 제 역할인 것 같다"고 개인적인 목표를 전했다. 이어 "우리 팀이 잘해서 가을야구를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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