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APBC 대회를 대비해 훈련을 진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을 이유로 2017년 초대 대회 이후 6년 만에 열리는 이번 대회는 한국, 일본, 대만, 호주의 24세 이하(1999년 1월 1일 이후 출생) 또는 입단 3년 차 이내(2021년 이후 입단) 선수와 함께 와일드 카드로 29세 이하(1994년 1월 1일 이후 출생) 3명까지 출전 가능하다.
13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훈련에서 최종 엔트리 26명 중 한국시리즈를 앞둔 LG 정우영, 문보경, KT 박영현, 부상 중인 KT 강백호는 첫 소집훈련에서 제외됐고, 플레이오프까지 9경기를 치른 NC 김영규, 김형준, 김주원은 7일부터 훈련에 합류할 예정이다. 대신 예비 엔트리 20명에 포함된 투수 조병현(SSG), 이병헌(두산), 김태경(상무), 포수 허인서(상무), 내야수 한태양(상무), 나승엽(롯데), 문현빈(한화) 등 총 7명이 대구 캠프에 합류했다.
서로 친목을 다지며 가볍게 수비, 타격 훈련 등으로 몸을 푼 가운데 동료들의 감탄사를 끌어낸 두 선수가 있었다. 마운드 위에서는 이의리가 가장 돋보였다. 훈련 후 만난 이의리에 따르면 이날 던진 것은 평소 때의 80% 정도. 하지만 그 정도로도 찬사를 끌어내기엔 충분했다. 포수 손성빈(롯데)은 이의리의 공을 받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뒤 "스피드도 컨트롤도 다 좋았다. 받으면서 감탄만 했다"고 놀라워 했다.
배팅 케이지에서는 김도영이 남다른 타구 스피드로 선배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국가대표 중견수로 발돋움한 후 와일드카드로 이번 대회에 합류한 최지훈(SSG)은 "이번 대표팀은 재능이 뛰어난 선수들만 모인 느낌이다. 특히 김도영이 눈에 띈다. 연습 배팅만 봤는데 재능이 남다르다고 느꼈다. 방망이 돌리는 것부터 다르더라"고 솔직하게 전했다.
KIA는 이번 대표팀에 정해영, 이의리, 최지민, 김도영 등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4명을 배출했다. 최지민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두 번째, 정해영과 김도영은 성인 대표팀 첫 발탁이다.
이번 대표팀 명단 발표 때 가장 관심을 모았던 것이 이의리의 합류 여부였다. 이의리는 2021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 후 통산 76경기 25승 22패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한 좌완 유망주. 데뷔 첫 해부터 2020 도쿄올림픽 대표팀에 승선했고 이번이 3번째 태극마크였다. 하지만 이번이 그에게 태극마크를 단 4번째 대회일 수도 있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에 승선했다가 소집 훈련 직전 손가락 물집 부상을 이유로 제외됐기 때문. 또 대표팀 출발 하루 전인 이의리가 9월 27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7이닝 무실점 투구로 자신의 건강을 증명하면서 이 결정은 KIA에 더욱 아쉽게 다가왔다.
이의리는 이번 대표팀에서 선발 등판이 유력한 에이스 후보 중 하나다. 곽빈, 원태인과 함께 도쿄돔 마운드를 밟아본 세 명의 투수 중 하나로 국제대회에서도 강한 면모를 보였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도미니카 공화국을 상대로 선발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9탈삼진 3실점, 미국을 상대로는 선발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9탈삼진 2실점 쾌투를 선보였다. 이의리가 솎아낸 18개의 삼진은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버펄로스)와 함께 대회 최다 기록이었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일본전에 등판해 최고 시속 155km의 빠른 공을 뿌리며 강속구 투수가 실종된 KBO리그에 희망을 안겼다.
이의리는 "시즌 끝나고 일주일만 쉬고 바로 운동해서 몸 상태는 정규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라면서 "정규 시즌 끝나고 대회를 하는 건 처음이라 설렌다. 다른 나라의 좋은 선수들과 함께하는 것 자체가 정말 재밌을 것 같고 앞으로도 그 선수들과 국제대회에서 만날 텐데 좋은 경쟁을 하고 싶다"고 참가 소감을 밝혔다.
김도영은 김혜성과 함께 상위 타선에서 상대 내야를 흔들어줄 테이블세터로서 기대를 받는다. 2022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김도영은 올 시즌 약 3개월 간 중족골 골절상으로 빠져 있었음에도 84경기 타율 0.303, 7홈런 47타점 72득점 25도루, 출루율 0.371 장타율 0.453 OPS 0.824로 타선의 한 축을 담당했다.
고교 시절부터 제2의 이종범이라 불리며 5툴 플레이어로 주목받은 그 역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 발표 직전까지 이름이 거론되던 선수였다. 지난 6월 9일 첫 엔트리 발표 당시에는 부상으로 재활 중이었으나, 9월 22일 대체 선수 발표까지 60경기 타율 0.287, 5홈런 36타점 54득점 19도루, OPS 0.806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었기 때문.
아쉽게 합류는 불발됐지만, 과거 청소년 대표 시절에도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보여줬기에 이번 대회에서 김도영이 보여줄 활약에 팬들의 기대감은 한껏 높아진 상태다. 김도영은 2021년 열린 U-23 야구 월드컵에서 막내로 합류했음에도 7경기 타율 0.353(17타수 6안타) OPS 0.954로 맹활약했었다.
김도영은 "대표팀에 뽑히게 돼 정말 영광이다. 청소년 대표 때는 뚜렷한 목표 없이 형들과 잘 지내고 와야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이번에는 (우승이란) 확실한 목표가 있어 경험을 통해 한층 더 성장해 오려 한다"면서 "큰 거 하나 쳐서 전 세계에 나란 존재를 알리고 오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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