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한국시리즈 1차전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KT는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1차전에서 9회 터진 문상철의 결승 2루타를 앞세워 3-2로 승리했다.
문상철은 양 팀이 2-2로 팽팽히 맞선 9회 2사 1루 기회에서 타석에 섰다. 풀카운트 승부 끝에 6구째 몸쪽으로 몰린 커브를 걷어 올려 좌측 펜스를 때리는 좌월 적시 2루타를 터트렸다. 이 사이 1루 주자 배정대가 홈을 밟으며 결승타가 됐다. 경기 후 문상철은 데일리 MVP를 차지했다.
또 한 명의 수훈 선수는 고영표였다. 고영표는 생애 첫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이라는 중책을 맡아 6이닝(총 97구) 7피안타 2몸에 맞는 볼 3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다. 비록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오며 승리 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한 쾌투였다.
경기 후 고영표는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전혀 (상대 팀 팬들의 응원전이) 힘들지 않았다. 재미있었고, 즐거웠다. 어느 정도 예상했다. 예상보다 홈 팬들이 많아서 놀라웠다. 마운드에서는 상대 팬들이 열정적으로 응원하시는데, 그런 것 또한 우리 선수들에게 힘이 된다. 그런 생각을 갖고 최대한 마운드에서 즐기려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닝을 거듭할수록 적응했다. 사실 이미 적응은 다 한 상태에서 왔다. 더 이상 할 게 없다. 그런 재미가 있지 않나 싶다. 상대 팀 팬들이 많지만, 저희 팀도 잘하고, 서로 좋은 플레이를 해서 승리하면 짜릿한 게 있는 것 같다"며 진정으로 즐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9회 결승타 영웅' 문상철 역시 "재미있었다. 많은 팬 분들 앞에서 경기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되게 감사한 일이다. 우리나라의 제일 큰 야구장을 가득 메워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진심을 전했다.
홈 팬들의 압도적인 응원은 원정 선수들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날 KT 선발 고영표가 견제구를 던질 때마다 1루 쪽은 물론, 외야와 3루 쪽에서도 큰 함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KT 선수들은 오히려 이런 응원이 "재미있었고 즐거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실 팬들이 없는 프로 스포츠는 아무 의미가 없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는 무관중 경기가 펼쳐지기도 했다. 당시 선수들은 '팬들의 응원이 그립다'고 했다. 비록 상대 팀이라고 할지라도, 이런 야구팬들의 높은 관심과 열띤 응원에 팀과 관계없이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던 KT 선수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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