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실 없는 우리카드의 힘! 상대 '안방+새 정장 효과'도 안 통했다... 한국전력에 3전 전승 [수원 현장리뷰]

수원=안호근 기자  |  2023.12.16 16:16
우리카드 선수들이 16일 한국전력전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득점 후 기뻐하는 김지한(왼쪽). /사진=KOVO
서울 우리카드에게 두 번째 연패는 용납되지 않았다. 연승행진이 끊긴 뒤 우리카드를 상대로 다시 한 번 상승세를 타겠다던 수원 한국전력의 패기도 선두팀의 기세 앞에선 통하지 않았다.

신영철 감독이 이끄는 우리카드는 16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7-25, 25-21, 22-25, 25-22)로 이겼다.

이로써 선두 우리카드는 12승 4패, 승점 34로 선두를 질주했다. 2위 대전 삼성화재, 3위 인천 대한항공(이상 승점 28)으로부터 더 멀리 달아났다. 반면 4위 한국전력은 7연승 이후 2연패에 빠지며 8승 8패, 승점 24에 머물며 선두권을 추격하지 못했고 5위 안산 OK금융그룹(승점 22)로부터 계속해서 추격을 받게 됐다.

팀 공격 성공률이 57.54%에 달할 만큼 집중력이 돋보였다. 쌍포 마테이 콕(등록명 마테이)과 김지한이 각각 24점과 25점으로 맹폭을 퍼부으며 한국전력의 기세를 꺾어놨다. 이상현과 박진우 또한 7점, 9점으로 힘을 보탰다. 특히 김지한은 올 시즌 최다득점으로 빛났다.

반면 한국전력에선 타이스 덜 호스트(등록명 타이스)가 무릎이 완전치 않은 상황에서도 21점 맹폭을 가했고 서재덕(13)과 임성진(17), 신영석(10) 등도 힘을 냈지만 범실에서 24-19로 큰 차이를 보이며 승점 획득에 실패했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 /사진=KOVO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 /사진=KOVO


◆ 선두 우리카드 "어떻게든 승점 따내야" VS 7연승 끊긴 한국전력 "100%라면 이기는 경기 할 수 있다"


삼성화재전 풀세트 끝 패하며 연승이 3경기에서 막을 내린 우리카드는 "승점 1을 챙긴 게 수확이었다. 오늘도 어떻게든 승점을 가져와야 한다"며 한국전력에 대해선 "선수들이 워낙 노련하고 배구를 잘한다. 타이스와 임성진이 최근 자리를 바꿨는데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았다. 어떻게 우리의 배구를 하는지가 중요하다.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계심을 나타냈다.

7연승 후 인천 대한항공에 덜미를 잡힌 뒤 연승 기간 중 입었던 베이지색이 아닌 푸른색 정장을 입고 나섰다. 대한항공전 패배 후 이례적으로 우리카드를 잡고 싶다는 뜻을 밝혔던 권 감독은 "앞서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는데 이 팀은 꼭 이기고 싶다"며 "전력이 탄탄하고 범실도 없고 양 공격수도 뛰어나다. 양쪽을 다 막기는 어렵다. 한쪽만 잘 막자고 했다. 대한항공전 때도 나쁘지 않았다. 오늘도 100% 컨디션이라면 좋은 경기,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우리카드는 아웃사이드 히터 한성정, 미들블로커 이상현, 세터 한태준, 아웃사이드 히터 김지한, 미들블로커 박진우, 아포짓 스파이커 마테이 콕(등록명 마테이)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리베로는 오재성.

반면 한국전력은 세터 하승우, 아웃사이드 히터 임성진, 미들블로커 신영석, 아웃사이드 히터 서재덕과 타이스 덜 호스트(등록명 타이스), 미들블로커 박철우, 리베로 료헤이 이가(등록명 료헤이)로 맞섰다.

수비벽을 앞에 두고 공격을 시도하는 마테이(위). /사진=KOVO
스파이크 서브를 넣고 있는 김지한. /사진=KOVO


◆ 앞서가는 우리카드, "범실 없는 팀" 적장의 평가에서 갈린 1,2세트


1세트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다. 우리카드에선 마테이와 이성현, 김지한, 한국전력에선 서재덕과 타이스, 신영석이 힘을 냈다.

14-14로 맞선 중반 이후 흐름이 묘하게 우리카드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이상현의 속공에 이어 마테이의 스파이크 서브가 적중하며 16-14로 리드를 잡았다. 한국전력이 1점 차로 쫓으며 우리카드가 계속 달아나는 식이었다.

24-21 세트포인트에 도달하고도 임성진에게 2실점, 마테이의 공격 범실로 듀스에 돌입했으나 김지한의 연속 오픈 공격이 모두 적중하며 힘겹게 1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도 치열했다. 일진일퇴의 공방이 펼쳐지던 18-19에서 우리카드가 집중력을 발휘했다. 타이스의 네트터치 이후 분위기가 묘하게 바뀌었다. 김지한의 오픈 공격으로 역전에 성공한 우리카드는 다시 한 번 타이스의 범실로 점수 차를 벌렸다.

김지한이 블로킹을 성공시켰고 신영석의 서브 범실로 점수 차를 3점까지 벌렸다. 이번엔 박진우가 블로킹으로, 김지한이 백어택을 성공시키며 2세트를 챙겼다. 1세트엔 마테이가 8점으로 2세트엔 김지한이 9점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양 팀 공격력은 쉽게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지만 범실에서 7-13으로 우리카드가 큰 차이를 나타내며 2세트를 선취할 수 있었다.

수비벽을 피해 대각공격을 시도하는 한국전력 타이스(뢴쪽). /사진=KOVO
경기 도중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는 신영철 감독(가운데). /사진=KOVO


◆ 한국전력 반격 그러나... 우리카드 수비벽은 넘지 못했다


7연승을 달렸던 한국전력도 안방에서 결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2세트까지 13개에 달했던 범실을 4개로 줄였고 서브에이스 2개 등 강력한 서브를 바탕으로 우리카드를 흔들었다. 타이스가 6점으로 공격을 이끌었고 서재덕과 임성진이 나란히 4점을 올리며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순도 높은 공격을 바탕으로 세트 초반부터 리드를 잡아갔다. 줄곧 3점 차 이내 추격을 허용치 않던 한국전력은 23-22로 바짝 쫓겼으나 임성진의 퀵오픈과 하승우의 서브 에이스로 세트를 끝냈다.

4세트는 우리카드의 리듬이었다. 9-5로 앞서간 상황에서 임성진에게 3점, 범실로 동점을 허용했으나 곧바로 흐름을 다시 가져왔다. 상대 서브 범실에 이어 한성정의 스파이크 서브가 적중했고 김지한의 블로킹까지 성공했다. 14-9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그러나 한국전력은 홈 팬들 앞에서 끝까지 물러서지 않았다. 14-19로 뒤져 있었으나 김동영의 백어택과 타이스의 이날 첫 서브에이스로 분위기를 달궜고 임성진의 연이은 퀵오픈 성공으로 1점 차까지 추격했다.

우리카드도 막판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타이스의 연이은 범실로 한숨을 돌린 우리카드는 마테이의 백어택으로 매치포인트에 올라섰고 박진우가 속공 득점으로 경기를 매조졌다.

우리카드 선수들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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