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손흥민은 경기장에 들어서자마자 두 팔을 위아래로 크게 휘저으며 토트넘 팬들을 더욱 열광케 했다. 경기가 1-1 동점인 상황. 마치 손흥민은 '더욱 크게 소리쳐달라'고 외치는 듯 연신 양팔을 위아래로 크게 휘저었다. 아시안컵을 마친 뒤 치르는 첫 복귀전. 그런 손흥민의 모습에 토트넘 팬들은 더욱 큰 환호성을 내질렀다. 이어 동료들을 향해서도 주먹을 불끈 쥔 채 팔을 흔들어 보이며 파이팅을 요구했다. 한국 팬들의 가슴이 웅장해지는 순간이었다.
손흥민은 1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4라운드에서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을 상대로 교체 출전했다.
손흥민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우승 트로피와 연을 맺지 못한 채 토트넘에 복귀했다. 아시안컵, 특히 호주와 8강전 활약이 압권이었다. 패색이 짙은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을 유도하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그리고 연장전에는 아름다운 프리킥 결승 골까지 터트리며 영웅으로 등극했다.
그렇지만 토트넘에서 뛰는 손흥민과 대표팀에서 뛰는 손흥민의 활약상은 다른 것도 사실이었다. 손흥민의 컨디션이 저하된 듯도 보였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 이날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전을 통해 그것이 제대로 증명됐다.
이날 손흥민은 들어가자마자 빈 곳을 수시로 파고들며 상대의 수비진을 흔들었다. 동시에 토트넘 동료들도 빈 곳을 향해 빠르게 퍼져나가며 손흥민이 침투할 공간을 만들어줬다. 손흥민의 패스를 수월하게 받을 수 있는 자리에 미리 간 토트넘 동료들이었다. 한국의 조규성과 황희찬, 이재성, 황희찬으로 이뤄진 공격진도 물론 훌륭하지만, 그래도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EPL 그리고 토트넘 선수들의 움직임은 분명 다른 면이 있었다.
그리고 양 팀이 1-1로 맞선 상황에서 후반 추가시간 6분이 주어진 가운데, 종료 15초 전. 손흥민이 왼쪽 측면을 파고들기 시작했고, 그를 향해 질 좋은 완벽한 침투 패스가 이어졌다. 손흥민은 스피드를 떨어트리지 않은 채 넘어지면서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향해 문전으로 쇄도하던 브레넌 존슨이 득점으로 마무리했다. 사실상 존슨의 득점 지분 중 절반 이상은 손흥민이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완벽한 어시스트였다. 토트넘으로 복귀하자마자 극장 도움을 올린 손흥민의 클래스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아시안컵, 특히 요르단전에서 답답한 공격력에 실망했던 팬들은 "이제 대표팀에서 은퇴하고, 그곳에서 행복 축구를 하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매우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에이스 손흥민은 어느 선수보다 대표팀에 꼭 필요한 자원이다. 그런 손흥민을 대표팀에 더 이상 오지 말라고 하는 것이다. 오롯이 손흥민을 위한, 팬들의 진심 어린 마음이자 응원이라 할 수 있다. 또 소속 팀에서만 가능한 손흥민의 멋진 활약을 더 보고 싶다는 뜻이기도 하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에 따르면 앙제 포스테코글루(59)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은 월드클래스다. 그는 아시안컵에서 가장 뛰어난 공격수였다.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라면서 엄지를 치켜세웠다. 한국 팬들은 "이 선수가 대한민국 캡틴입니다"라며 다시 한번 찬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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