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전문 매체 '원 풋볼'은 23일(한국시간) "인터밀란은 뮌헨 수비수 김민재를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영입하려 한다"라며 "인터밀란은 수비 강화를 위해 센터백을 데려올 것이다. 스리백을 사용하는 인터밀란은 추가 영입이 절실하다"라고 보도했다.
사실상 김민재를 핵심 선수이자 인터밀란 센터백들의 장기 대체자로 봤다. 매체는 "인터밀란은 프란체스코 아체르비(36)와 스테판 데 브리(32)를 주전 수비수로 쓰고 있다"라며 "하지만 이 두 선수는 30대가 훌쩍 넘었다. 두 사람의 계약은 2025년 6월에 만료된다"라고 김민재 영입 이유를 들었다.
게다가 아체르비는 현재 나폴리 중앙 수비수 주앙 제수스(33)에 대한 인종차별 혐의에 휩싸여 있다. '원 풋볼'은 "아체르비의 인터밀란에서 미래는 불투명하다"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이탈리아 매체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인터밀란이 중앙 수비수 강화를 위해 페널티 박스 주변에서 대인 수비에 강한 센터백을 찾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매체는 "인터밀란은 뮌헨의 김민재를 노린다.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통할 능력을 갖춘 선수다. 전 나폴리 선수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김민재는 나폴리의 33년만 스쿠데토(세리에A 우승) 탈환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김민재는 뮌헨으로 이적하며 이적료 5000만 유로(약 727억 원)를 나폴리 안겼다"라고 알렸다.
다만 김민재가 최근 뮌헨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다고 봤다.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김민재의 기량은 뮌헨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최근 몇 주 동안 뮌헨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라며 "뮌헨은 토트넘 홋스퍼에서 에릭 다이어(31)를 영입했다. 다요 우파메카노(26)와 마티아스 더 리흐트(24)가 있는 상황에서 수비를 더 강화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매체는 "따라서 뮌헨은 여름 이적시장에 김민재를 내보낼 수 있다"라며 "와중에 인터밀란은 중앙 수비수를 찾고 있다. 김민재를 영입하기를 원한다. 선수의 자질에 대해 의심의 여지는 없다"라고 가능성을 점쳤다.
이적 방식에 대해서는 "인터밀란은 김민재를 영입하기에 재정적 제한이 있을 것이다"라며 "다만 김민재가 뮌헨을 떠나기 원한다면, 인터밀란은 초기 임대 계약을 제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탈리아에서 확실한 눈도장을 남겼던 김민재다. 뮌헨 이적 후에도 김민재는 이탈리아축구선수협회(ACI)의 상을 받으며 빛났다. 지난해 12월 AIC는 공식 채널을 통해 2022~202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베스트 11을 공개했다. 김민재는 중앙 수비수로 이름을 올리며 이탈리아 시절 활약을 재조명받았다.
이미 김민재는 이탈리아 세리에A 공식 사무국에서 선정한 최우수 수비수로 지목된 바 있다. 김민재는 세리에A 35경기에서 2골 2도움을 기록하는 등 괄목할 만한 활약을 펼쳤다. 김민재는 연일 선발 출전해 나폴리 뒷문을 지켰다. 소속팀이 우승을 확정 지은 뒤에야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심지어 김민재는 나폴리에서 맹활약을 바탕으로 축구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발롱도르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 수비수 최초로 이뤄낸 쾌거였다. 김민재는 최종 22위로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의 11위에 이어 한국인 발롱도르 역대 순위 2위가 됐다.
독일 무대 이적 한 시즌만에 김민재의 이름이 이탈리아 내부에서 오가는 이유다. 2023~2024시즌 김민재는 철벽 그 자체였다. 김민재는 튀르키예의 페네르바체를 떠나 첫 빅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개막전부터 선발 출전하는 등 스팔레티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음을 입증했다.
나폴리 이적 당시 상당한 부담감을 지녔을 만한 김민재다. 크리스티아노 지운톨리 나폴리 단장은 김민재 영입 당시 "칼리두 쿨리발리(33)의 대체자로 김민재 영입을 시도하고 있다"라고 인터뷰를 통해 말한 바 있다.
괴물 수비수의 포부는 남달랐다. 당차고도 확신에 찬 말로 나폴리 팬들의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김민재는 "솔직히 나는 쿨리발리의 대체자가 아니다. 그저 나폴리에 최선을 다할 수비수다.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폴리에 합류해서 기쁘다. 나폴리에서 영입 제의가 들어오지 않았나. 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다"라고 말해 팬들의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세계적으로 축구 열기가 뜨겁다고 정평이 난 이탈리아 팬들에게 진한 첫인상을 남기기 충분했다.
날이 갈수록 발전하는 모습이었다. 주로 왼쪽 센터백으로 출전한 김민재는 나폴리의 최후방을 책임졌다. 강한 피지컬을 바탕으로한 뛰어난 수비력과 유려한 발기술까지 더해 팀의 핵심 선수로 자리 잡았다. 종종 뿌리는 위협적인 롱패스와 과감한 돌파는 나폴리의 새로운 무기가 됐다. 스팔레티 감독도 연일 김민재를 극찬하며 경기력에 만족감을 표했다.
맹활약을 바탕으로 김민재는 나폴리에서 1년만 활약한 뒤 독일 무대로 향했다. 토마스 투헬(51) 감독이 원한 선수였다. 김민재는 시즌 중반까지 뮌헨의 주전 수비수로 맹활약했다. 우파메카노와 더 리흐트가 번갈아 부상으로 빠질 때 김민재의 자리는 여전히 굳건했다.
독일 매체는 유독 김민재에 평가가 박했다. 특히 독일의 전설적인 미드필더로 통하는 로타어 마테우스는 김민재를 "뮌헨의 불안 요소"라고 지목했다. 체력이 부치자 실수가 잦아진 탓이었다. 그만큼 김민재에 건 기대가 컸다. 실제로 김민재는 나폴리 시절 로멜루 루카쿠(당시 인터밀란·현 AS로마), 태미 에이브러햄(로마), 치로 임모빌레(라치오) 등을 상대로 뛰어난 경기를 펼쳤다. 특히 AC밀란전에서는 상대의 헤더를 발을 뻗어 막아내며 이탈리아 레전드 수비수 파올로 말디니의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뮌헨 주전 수비수로 매 경기를 책임진 김민재의 손을 들어주기도 했다. 독일 뮌헨 지역지 '아벤트 차이퉁'은 김민재를 '바이에른의 숨은 영웅'이라고 치켜세웠다. 매체는 "김민재는 올 시즌 뮌헨의 전체 경기 시간 90%를 책임진 괴물 수비수다. 매 경기 발전하고 있다"라고 평했다.
나날이 발전하는 모양새였다. 김민재는 슈투트가르트와 경기에서 기어이 뮌헨 데뷔골을 터트리기도 했다. 당시 김민재는 후반 18분 프리킥 상황에서 파블로비치의 크로스를 헤더로 마무리했다. 공은 상대 수비를 맞고 굴절되며 들어갔다.
모처럼 터진 득점이었다. 김민재는 지난해 9월 나폴리 시절 2022~202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5라운드 라치오전에서 골을 넣은 것이 마지막이었다. 약 1년 3개월 만에 리그 골을 넣었다.
이어진 볼프스부르크전에서도 엄청났다. 김민재는 당시 왼쪽 센터백으로 선발 출장해 우파메카노와 호흡을 맞췄다. 스포츠 통계 전문 매체 '풋몹'에 따르면 풀타임을 뛴 김민재는 공중볼 경합 100%(4/4), 패스 성공률 92%(83/90), 가로채기 3회, 태클 1회, 걷어내기 2회 등을 기록했다. 평점은 7.4로 수비진 중 세 번째였다. 우파메카노가 8.1, 알폰도 데이비스가 8.0점을 받았다.
15라운드에서 김민재는 뮌헨 이적 후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 VfB슈투트가르트를 상대로 김민재는 뮌헨 데뷔골을 터트리는 등 팀의 3-0 완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에 독일 분데스리가 사무국은 2023~2024시즌 15라운드 베스트 11의 한 자리에 김민재를 올렸다. 김민재는 3-5-2 포메이션 중 중앙 수비수로 선정됐다. 독일 이적 후 베스트 11에 든 건 처음이었다. 이때 까지만 해도 김민재는 승승장구했다. 분데스리가 15경기 연속 출전 기록까지 세웠다.
사무국이 조명한 3인에 들어갔다. 김민재는 케인, 플로리안 비르츠(바이어 레버쿠젠)와 함께 소개글이 쓰였다. 사무국은 "괴물(Monster)'은 슈투트가르트전 경기장 양쪽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뮌헨 옷을 입고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전반전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후반전에는 분데스리가 첫 골을 넣었다. 케인의 두 번째 골을 돕기도 했다. 볼 경합 상황에서 67%를 따냈다"라고 평했다.
다만 다이어 합류 후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투헬 감독은 다이어와 더 리흐트를 주전 센터백으로 조합하고 있다. 최근 5경기에서 김민재는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심지어 투헬 감독은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훌륭한 수비수다"라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다름슈타트)서도 김민재의 벤치행이 유력함을 암시했다. 투헬 감독은 "현재 중앙 수비수를 바꿀 이유가 없다"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다이어가 김민재 대신 선발 센터백으로 나왔다.
투헬 감독은 유독 다이어와 더 리흐트 조합을 즐겨 쓰고 있다. 마침 경기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 뮌헨은 2일 SC프라이부르크전, 6일 라치오전, 9일 마인츠전에서 2승 1무를 거뒀다. 특히 라치오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에서 뮌헨은 3-0으로 크게 이기며 1차전 0-1 패배를 설욕했다. 뮌헨은 아스널(잉글랜드)과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만난다. A매치기간 직전 경기였던 다름슈타트전에서도 5-2로 승리했다.
다이어를 향한 호평이 계속되고 있다. '바바리안 풋볼 웍스'에 따르면 투헬 감독은 "다이어와 더 리흐트는 경기장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의사소통도 원활하다"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투헬 감독은 마인츠와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다이어와 더 리흐트, 김민재를 직접 말한 바 있다. 독일 매체 '스포르트1'에 따르면 헬 감독은 "김민재는 뮌헨 핵심 수비수"라고 인정하면서도 "다이어와 더 리흐트가 뮌헨의 새로운 수비 조합으로 손꼽히고 있다. 김민재가 밀려난 이유"라고 밝혔다.
다이어는 최근 5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다. 뮌헨은 이 기간 3승 1무를 거뒀다. 특히 지난 6일 라치오(이탈리아)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에서 3-0으로 크게 이기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다이어는 풀타임을 뛰었다. 10일 마인츠전에서는 다이어를 후반전에 빼줬다. 김민재가 다이어의 빈자리를 대신했다.
주전 체력 안배를 고려한 교체인 듯했다. 뮌헨은 마인츠를 상대로 7-1로 크게 이기고 있었다. 김민재 투입 후 뮌헨은 레온 고레츠카(30)의 득점을 더하며 8-1 대승을 거뒀다.
토트넘 홋스퍼 수비 구멍의 반전이다. 다이어는 지난 1월 뮌헨으로 오기 전까지 토트넘 후보 선수로 분류됐다.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단 한 경기에서 선발 출전하는 데 그쳤다. 앙제 포스테코글루(59) 토트넘 신임 감독의 선택이었다.
뮌헨 이적 후 다이어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미 7경기에서 선발 출전하며 팀 핵심 수비수로 자리 잡았다. 반면 김민재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이 끝난 뒤 뮌헨으로 돌아와 4경기에서 풀타임을 뛰었다. SC프라이부르크전에서는 다이어와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한껏 자신감이 오른 다이어는 자국 매체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토트넘 생활을 뒤돌아보기도 했다. 다이어는 "토트넘과 뮌헨에서 명장들과 함께해 기쁘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현 첼시·53), 조세 무리뉴(62), 안토니오 콘테(54),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지도를 받아봤다. 지금은 투헬 감독과 호흡하고 있다. 세계 10위 안에 드는 지도자들이다"라며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지난 6개월을 함께 해 좋았다. 다만 나와 경기 운영 방식이 달랐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토트넘에서 부족했던 출전 시간은 아쉬운 듯했다. 다이어는 "터널 끝에서는 빛이 보이지 않았다. 완전히 어두웠다"라며 "그저 맹목적으로 믿음을 갖고 몸 상태를 유지했다. 전문성을 다지기도 했다. 제가 자랑스러워하는 부분이다"라고 밝혔다.
특히 자국에서 날 선 비판을 받아온 것에 대해서는 의연하게 대처했다. 다이어는 "(영국에서)나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라며 "하지만 나는 내 자신에게 조금도 미안함을 느끼지 않는다. 내가 한 일은 내가 잘 안다. 나보다 내게 비판적인 사람은 없을 것이다"라고 했다.
김민재가 주전 경쟁에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이탈리아는 여전히 김민재를 고평가하고 있다. 김민재의 이탈리아 복귀 가능성은 선수 본인의 의지에 달린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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