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대헌은 7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4~2024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1차 선발전 남자 1000m 2차 예선 7조에서 반칙으로 실격됐다.
황대헌은 박노원, 김건우(스포츠토토), 신다운(경기일반), 홍인규(한국체대)와 함께 레이스를 펼쳤다. 황대헌은 레이스 초반부터 선두를 지켰다.
문제는 중반 이후였다. 김건우가 스피드를 내며 1위로 올라섰고 황대헌도 빠르게 따라붙었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3바퀴를 남겨두고 박노원이 직선 주로에서 인코스를 선점했는데 황대헌이 무리하게 어깨를 들이밀었다.
결국 박노원이 중심을 잃고 휘청했다. 넘어지진 않았지만 그 사이 다른 선수들이 더 스피드를 냈다. 황대헌은 김건우에 이어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고 박노원은 뒤를 이었다.
뉴시스에 따르면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이는 S9 반칙 코드로 직선 주로에서 바깥쪽 선수가 안쪽 선수에게 공간을 내주지 않고 무리한 레이스를 펼칠 때 주어진다. 황대헌은 결국 고개를 떨궜다.
황대헌은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이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500m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그해 세계선수권에선 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선 15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불미스러운 일의 피해자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중국 귀화를 택한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과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던 2019년 성추행 사건으로 악연을 맺었다. 린샤오쥔이 가해자, 황대헌이 피해자로 대립했고 린샤오쥔은 빙상연맹으로부터 1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오랜 공방을 벌인 끝에 린샤오쥔은 고의성이 없었다는 이유로 무죄판결을 받았으나 이 과정에서 소속팀을 찾지 못해 제대로 된 훈련이 어려웠고 커리어 연장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며 결국 중국 귀화를 택했다. 물론 고의성 여부와는 별개로 황대헌이 느낀 수치심과 상처는 충분히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다만 그 이후 행보에 대해선 다소 납득이 가지 않는 게 사실이다. 이미 동료에 의해 상처를 받았던 황대헌이 링크 안에선 다른 선수들에게 계속해서 피해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후 황대헌은 박지원에게 사과를 전하겠다고 했으나 박지원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복잡한 속내를 나타내기도 했다.
빙상연맹은 지난달 25일 "두 선수의 충돌은 고의성이 전혀 없었다. 팀킬을 하려는 의도 또한 전혀 없었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하며 "국가대표 선수들은 1년 중 가장 권위 있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함으로서 그동안의 노력을 증명받고자 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량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 선수들 간의 충돌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나 기록이 아닌 개인 간의 순위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쇼트트랙 종목의 특성상 선수들 간의 충돌은 우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요소다. 이번 황대헌, 박지원 충돌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결론지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6일 국가대표 1차 선발전 남자 500m 준결승에서 격돌한 둘은 다시 충돌했다. 다만 이번엔 황대헌에게 페널티가 주어지지 않았지만 이날 다시 충돌의 가해자가 되며 더욱 비판 여론을 키우고 있다.
황대헌이 경쟁자들과 고의적으로 부딪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이를 확인할 길은 없지만 자연스레 그러한 의심이 들 만큼 잦은 충돌이 일어나고 있고 그 중심에 황대헌이 빠지지 않고 있다는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음 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는 1,2차 선발전에서 총 6개 종목 점수를 합산해 결정하는데 남자부는 총 8명을 뽑고, 상위 3명에게 국제대회 개인전 우선 출전권을 준다. 빙상연맹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따고 가장 좋은 개인 성적을 낸 1명에게 다음 시즌 대표팀 우선 선발 자격을 부여할 예정이었는데 여기에 가장 가까웠던 박지원은 황대헌에 발목이 잡힌 모양새가 됐다.
박지원에겐 대표 선발전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아직 병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박지원이 국가대표에 뽑히지 못하면 입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2026 밀라노·코리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출전이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반면 황대헌은 이미 올림픽 메달을 수확해 병역 특례를 받은 상황이다.
한편 박지원은 무난히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에서 두 번째 바퀴에 인코스를 뚫어낸 박지원은 끝까지 선두에서 질주했다. 박지원은 1500m 2위와 1000m 1위를 기록했다. 1500m 1위는 김건우, 500m 1위는 이정수(서울시청)가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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