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두 번째 여자축구 대표팀 출전이었다. 최예슬(25·경주한수원)이 당찬 각오와 함께 자신감을 드러냈다.
콜린 벨(63)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 대표팀은 8일 이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필리핀과 친선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지난 5일 필리핀과 4월 첫 A매치에서 3-0으로 이긴 여자대표팀은 8일 경기에서 선발 명단에 변화를 줬다. 특히 눈에 띌 만했던 건 골키퍼 포지션이었다. 베테랑 수문장 김정미(40·인천현대제철) 대신 최예슬이 한국의 골문을 지켰다.
이날 풀타임을 뛴 최예슬은 전반전 뛰어난 반사 신경으로 상대의 슈팅을 연달아 막아냈다. 후반전에는 안젤라 비어드에게 프리킥 실점을 허용했다.
벨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여자대표팀 세대교체를 언급했다. 골키퍼 포지션도 변화가 필수적이다. 현재 주전 골키퍼인 김정미는 선수 황혼기에 접어든 지 오래다.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최예슬은 경기 후 취재진과 믹스드존에서 만나 "가야 할 길이 많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서고 싶다. 계속 국가대표로서 뛰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기존 주전 수문장이었던 김정미는 경기 전 최예슬에게 힘을 실어줬다. 최예슬은 "(김)정미 언니랑 많이 친하다. 대학교때부터 알던 사이다. 긴장하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다. 언니랑 같이 몸을 풀면서 긴장을 덜 한 것 같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여자축구 골키퍼 포지션은 한국의 최대 과제 중 하나로 손꼽힌다. 벨 감독은 한국 여자 축구의 시스템 문제를 직접 꼬집으며 골키퍼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최예슬은 "골키퍼는 특정 포지션이지 않나. 선수가 많은 편도 아니다. 감독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신 이유인 것 같다"라며 "저희가 언니(김정미)한테 많이 배워서 발전해야 한다. 감독님께서도 그래야 믿으실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골키퍼를 하고 싶어하는 선수들은 많다. 하지만 배울 수 있는 환경이 많이 없다. 어려워하는 이유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향후 개인의 발전도 다짐했다. 최예슬은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 훈련도 노력한다. 조금 더 믿고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 더 위로 올라설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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