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은 12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2차 선발대회 겸 KB금융그룹 제39회 전국남녀 종합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 남자 1000m 결승B에서 1분26초632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직전 열린 준결승에서 3위로 결승 진출이 무산된 박지원은 결승B에서는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국가대표는 선발전 총점 1~8위 선수들이 발탁되고, 1~3위가 국제대회 개인전에 출전할 수 있다. 1차 선발전 1000m 우승과 1500m 2위를 차지한 박지원은 2차 선발전에서도 1500m에서 우승하며 총 92점으로 1위를 확정했다. 이어 장성우가 2위(총점 84), 김건우(총점 73)가 차기 시즌 국제대회 개인전 우선 출전권을 획득했다.
4위 김태성(서울시청)은 3위 김건우와 총점이 같았지만 종목별 순위 합산(CDR)에서 뒤졌다. 5위는 이정수(서울시청·47점), 6위 박장혁(스포츠토토·39점), 7위 서이라(화성시청·21점), 8위 이성우(고양시청·17점) 순이다.
박지원에게 이번 선발전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내년 만 29세가 되는 박지원은 병역 혜택을 위해 내년 열리는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을 노려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선발전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박지원은 이제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한다.
━
박지원 "황대헌 사과 없었다... 크리스탈 글로브 3년 연속 받겠다"━
그는 "어려운 길이었지만 잘 이겨내 다행이다"라고 1위 소감을 전했다. '팀킬 논란' 등 어느 때보다 선발전을 향한 관심이 큰 가운데 부담이 없었냐는 질문에 "모든 선발전은 부담이 많다. 이것을 이겨내는 선수가 올라가기 때문에 올라가는 것에만 집중했다. (상황적으로) 더 부담될 수도 있었지만 단순하게 선발전이라고 생각하고 이것 하나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황대헌과 세계선수권 이후 처음 만났는데 사과는 없었냐'고 묻자 "그 부분은 아직 특별하게 들은 것 없다. 아무래도 세계선수권 이후 몸도 마음도 정상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선발전만 생각하고 집중했다. 집중만 하다 보니 그동안 제가 놓친 것이 있을 텐데 오늘부터 쉬면서 차근차근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황대헌이 사과한다면 받아들일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는 "그 부분도 앞으로 충분히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원은 1차 선발전 1500m 우승 후 두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그는 "1등이라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 대한민국 쇼트트랙 선수들이 잘하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 어려움을 이긴 기쁨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얼빈 아시안게임 각오를 묻자 "늘 그랬듯 중요한 대회일수록 특별히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처럼 해온 것처럼 잘 임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경기장에 모인 팬들은 박지원이 등장할 때마다 큰 함성으로 응원했다. 박지원은 "팬분들의 응원은 제게 큰 힘이 된다. 경기장 들어갈 때마다 기분을 좋게 만들어준다. 경기할 때 기분이 좋으면 잘 풀리는데 팬들의 응원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본인이 직접 밝힌 몸 상태는 100%다. 박지원은 "100%라고 믿고 싶다. 모든 선수가 몸 상태가 모두 건강할 수 없고 한 곳 이상은 아픈 곳이 있다. 이 부분을 얼마나 참는지가 중요하다. 제 몸이 괜찮다고 주문하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탈 글로브 3년 연속 수상도 가능할지 묻자 "(3년 연속) 우승하겠다. 2번 했는데 3번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아직 3번 우승한 선수가 없는데 제가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황대헌, 국가대표 탈락...추월 시도하다 '최하위'━
이황대헌은 예선 2조에서 '팀킬 논란'으로 얽힌 박지원과 첫 레이스를 시작했다. 둘은 초반 각축전을 벌이다가 중반 이후 박지원이 치고 나갔다. 박지원은 마지막까지 선두를 지키며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황대헌도 무리하게 추월을 시도하지 않으며 2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이어 열린 준준결승에서 황대헌은 마지막 바퀴를 남기고 아웃코스 추월을 시도하다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황대헌은 양손을 올리며 억울하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어 '나를 밀었다'는 손짓으로 심판에게 어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최종 4위를 기록했다.
━
'여제' 최민정, 화려한 복귀 "새 에이스 (김)길리와 시너지 기대"━
최민정은 레이스 초반 선두로 치고 나갔다. 이어 이소연(스포츠토토)이 잠시 선두로 치고 나왔지만 중반 이후 최민정과 심석희가 선두권을 형성했다. 심석희가 인코스로 선두를 빼앗았고 마지막 바퀴에서 최민정의 역주가 펼쳐졌다. 아웃코스로 파고든 최민정이 기어이 역전 우승을 일궜다.
이날 1000m 예선과 준준결승, 준결승까지 모두 1위로 통과한 최민정은 결승서도 심석희를 제치고 우승하며 파죽지세 행진을 보였다.
최민정은 앞서 1차 선발전에서 500m 3위, 1000m 1위, 1500m 5위에 올랐다. 이어 2차 선발전에서는 500m, 1000m 정상을 휩쓸고 1500m 5위를 차지하면서 차기 시즌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여자부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김길리(성남시청)가 자동 선발돼 7위까지 국가대표로 발탁된다. 이번 선발전 상위 2명에게 국제대회 개인전 우선 출전 자격이 부여된다. 3위 노도희(화성시청·76점), 4위 이소연(스포츠토토·54점), 5위 김건희(성남시청·29점), 6위 박지윤(서울시청·29점), 7위 김혜빈(화성시청·27점)은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취재진 앞에 선 최민정은 "쉬는 동안 휴식과 회복에 집중했다. 쉬었던 시간이 좋게 작용한 덕에 성공적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소속팀과 후원사가 제 결정을 믿어줘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지쳐 있었는데 쉬면서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앞으로 남은 기간도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최민정이 쉬는 사이 김길리가 새 에이스로 등장했다. 김길리는 지난 시즌 월드컵 시리즈에서 종합 우승하고 세계선수권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민정도 쉬면서 지켜 본 국제대회가 자극이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월드컵을 꾸준히 지켜봤고 한국에서 열린 대회도 직접 현장에서 봤다. 경기를 보며 자극이 됐고 더 발전할 계기를 마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길리에 대해서는 "저도 선배들이 있었고 그 길을 이어왔다. (김)길리도 잘 성장하고 있는만큼 대표팀에서 좋은 시너지를 내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