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성폭력 의혹' 폭로자들, 기성용 측 변호사에 손배소 냈다가 '패소'

박재호 기자  |  2024.08.03 14:33
FC서울 미드필더 기성용. /사진=뉴시스
기성용(35·FC서울)의 초등학교 시절 성폭력 의혹을 주장한 이들이 기성용의 전 대리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패소했다.

3일 서울중앙지법 민사29단독 이건희 판사는 의혹 제기자 A, B씨가 기성용의 법률대리인이었던 C 변호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 B씨의 폭로는 지난 2021년 2월 일어났다. 이들은 과거 전남 순천중앙초 축구부 생활을 하던 2000년 1월부터 6월에 기성용과 선배들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기성용은 같은 해 3월 A, B씨를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형사 고소했고 5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로부터 2개월 뒤 A, B 씨는 C 변호사가 낸 입장문을 문제 삼았다. 당시 C 변호사는 입장문에서 "공익을 위한다는 피의자는 기성용에 대한 조사 후 두 달이 다 돼가도록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수사기관의 출석 요구에 협조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대국민 사기극 피의자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공익을 위해' 성폭력을 폭로하는 큰 결심을 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얼굴은 가리고 목소리는 변조하고 있다"고 적었다.

A, B 씨는 두 표현이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거나 공연한 모욕"이라며 2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기성용의 입장은 성폭력을 가한 적이 없고 원고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A씨 등에 대해 '대국민 사기극 피의자'라는 표현은 자극적이기는 하지만 의뢰인의 입장을 대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폭력 가해자로 지칭된 의뢰인을 그런 사실이 없다고 변호하는 입장에서 의뢰인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피해자 주장을 거짓말이라고 반박하는 건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라고 판단했다.

기성용.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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