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은 16일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짧은 글과 함께 따로 작성해 둔 6페이지 분량의 글을 업로드했다.
안세영은 지난 5일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따낸 직후 인터뷰에서 협회와 대표팀의 부상 관리 소홀 등에 대해 지적하며 "대표팀이랑은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까지 말했다.
그러나 안세영은 귀국 후 "조금 말을 자제하도록 하겠다"며 "왜냐하면 협회와도, 팀과도 이야기를 나눈 게 아니다. 최대한 빨리 이야기를 나누고 말씀드리겠다"라고 말했고 연신 추후 얘기하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이후 협회를 향해 비판의 화살이 집중됐다. 협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안세영의 발언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안세영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발언으로 올림픽에서 고생한 선수들의 노고가 묻혔다며 사과의 뜻을 전하며 올림픽이 끝난 이후 입장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그 사이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 등에서 진상조사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고 안세영은 입을 다물고 있는 사이에도 수많은 이야깃거리가 확대 재생산됐다.
안세영은 이날 올린 글에서 이전 글과 마찬가지로 성급했던 발언으로 인해 올림픽에서 주목을 받지 못한 선수들에게 사과의 인사를 전했다. 더불어 자신이 금메달을 딸 수 있게끔 도와준 많은 인연들을 향해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하고자했던 말이 무엇인지에 대해선 다시 한 번 명확히 했다. 안세영은 "제가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불합리하지만 관습적으로 해오던 것들을 조금 더 유연하게 바뀌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에 대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부상 관리에 대해 강조했다. 안세영은 "(부상은) 모든 선수에게 정말 괴롭고 힘든 일이기에 저 또한 부상으로부터 잘 회복할 수 있는 여건과 지원을 바랐다"며 "각 선수가 처한 상황과 구체적인 부상 정도가 모두 다르기에 그에 맞는 유연하고 효율적인 지원이 이뤄지기를 원했지만 현실에서 맞닿은 상황은 전혀 그렇지 못해 크게 실망했고 안타까웠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협회의 적극적인 대처를 촉구했다. 안세영은 "협회와 시시비비를 가리는 공방전이 아닌 제가 겪은 일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있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며 "시스템, 소통, 케어 부분에 대한 서로의 생각 차이를 조금씩 줄이고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상식선에서 운영 되어 주시기를 바라는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문체부와 체육회의 진상 조사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나타내며 "한 가지 바라는 것이 있다면 협회와 선수가 원활하게 소통이 되고 있는지 선수들의 목소리에도 꼭 귀를 기울여 주셨으면 한다"며 부족한 소통에 대해서도 에둘러 표현했다.
당분간 국제대회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에 대해서 의식한 것일까. 안세영은 "발목과 무릎 부상 때문에 시합에 출전하지 못한다"고 다시 한 번 선을 그으며 "재활을 잘 마무리하고 저는 다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배드민턴 코트 위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여전히 대단한 용기를 내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아직 부족한 것 투성이고 모자란 것이 많다"면서도 "하지만 누구도 나서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기에 두렵지만 나서게 됐다. 앞으로 이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고 자칫하면 배드민턴을 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무섭게 밀려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상황을 두고 "국민들께 받은 응원과 관심에 보답하고자 고민한 끝에 이 글을 쓰게 됐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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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은 안세영 입장문 전문━
배드민턴을 시작한 후 많은 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 덕분에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영광까지 안게 되었습니다.
부모님, 동생 그리고 가족들, 못난 제자지만 저를 여기까지 이끌어 주셨던 선생님들, 그리고 저와 인연을 맺은 감사한 동료 선후배들, 선수촌에서 케어해주시고 끼니도 챙겨주시며 응원해주신 모든 선수촌 식구들, 마지막까지 훈련해준 파트너들, 든든한 소속팀, 그리고 이겼을 때나 졌을 때나 저에게 힘을 주신 국민분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셀 수도 없을 많은 분들의 염원과 응원 덕분입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올림픽 우승 후 인터뷰 자리에서 부상에 대한 질문에 지난 7년 간의 대표팀 생활이 스쳐가며 가슴 속에 담아두었던 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말의 파장이 올림픽 기간에 축하와 격려를 받아야 할 선수들에게 피해를 주었습니다. 스무살이 넘었지만 그동안 운동과 훈련만 파고들며 열심히 했지, 지혜롭게 인생을 헤쳐나가는 방법은 아직 한참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다시 한 번 모든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선수와 관계자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과 심려를 끼쳐드린 국민 분들께 죄송합니다.
현재 저에 관해 많은 기사들이 나오고 있지만 제가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불합리하지만 관습적으로 해오던 것들을 조금 더 유연하게 바뀌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에 대한 것입니다. 특히 부상에 있어서는 모든 선수에게 정말 괴롭고 힘든 일이기에 저 또한 부상으로부터 잘 회복할 수 있는 여건과 지원을 바랐습니다. 각 선수가 처한 상황과 구체적인 부상 정도가 모두 다르기에 그에 맞는 유연하고 효율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기를 원했지만 현실에서 맞닿은 상황은 전혀 그렇지 못해 크게 실망하고 안타까웠습니다.
'너만 그런 게 아니다', '넌 특혜를 받고 있잖아'라는 말로 문제를 회피하기보다 '한번 해보자', '그게 안되면 다른 방법을 함께 생각해보자'라는 말 한마디로 제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분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저는 배드민턴이 비인기종목이라 생각하지 않지만, 더 좋은 쪽으로 변화해 나간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국민들이 즐기는 스포츠가 될 수 있고, 재능 있는 인재도 많이 유입될 것입니다. 건강한 환경에서 선수들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고 국민 분들의 따뜻한 응원도 받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모두 다 협회의 성과가 될 것입니다. 이런 행복한 일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협회와 시시비비를 가리는 공방전이 아닌 제가 겪은 일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있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고 조만간 그런 자리를 가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시시비비를 가리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매순간 아니다, 나쁘다, 틀렸다가 아니라 이런 부분들이 바뀌어야 다 함께 더 발전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시스템, 소통, 케어 부분에 대한 서로의 생각 차이를 조금씩 줄이고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상식선에서 운영 되어 주시기를 바라는 것뿐입니다.
다행히도 체육회와 문체부에서 진상을 파악하실 것이라는 소식을 확인했습니다. 누군가가 관심을 갖고 점차 규정과 시스템이 바귀며 변화해나간다면 저뿐만 아니라 미래의 선수들도 조금 더 운동에 집중하고 케어 받는 환경에서 운동을 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문체부와 체육회에서 한 가지 바라는 것이 있다면 협회와 선수가 원활하게 소통이 되고 있는지 선수들의 목소리에도 꼭 귀를 기울여 주셨으면 합니다.
지금부터는 협회 관계자분들이 변화의 키를 쥐고 계신만큼 더 이상 외면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행동해주셨으면 합니다. 합리적인 시스템 아래에서 선수가 운동에만 전념하며 좋은 경기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이번 일로 배드민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배드민턴에 대한 변함없는 관심, 격려를 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는 지금 발목과 무릎 부상 때문에 시합에 출전하지 못하지만 재활을 잘 마무리하고 저는 다시 선수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배드민턴 코트 위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도 아직 부족한 것 투성이고 모자란 것이 많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나서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기에 두렵지만 나서게 됐습니다. 앞으로 이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고 자칫하면 배드민턴을 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무섭게 밀려듭니다. 하지만 그동안 받은 국민분들의 응원과 관심에 보답하고자 고민한 끝에 이 글을 쓰게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안세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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