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후원한 공인구 1000개, '한국어 교가'로 돌아왔다... 한국계 교토국제고 '사상 첫 고시엔 결승' 진출

김동윤 기자  |  2024.08.21 21:21
교토국제고 야구부. /사진=교토국제고 공식 SNS
교토국제고 교장이 지난 3월 공인구 1000개를 후원해준 KIA 타이거즈 구단에 감사 인사를 한글로 전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타이거즈의 호의가 일본야구의 성지 고시엔 구장에서 한국어 교가가 울려퍼지는 벅찬 감동으로 돌아왔다.

교토국제고는 21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의 한신 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제106회 전국고등학교야구선수권대회' 준결승전에서 아오모리 야마다 고등학교를 3-2로 누르고 창단 첫 결승행을 확정했다.

교토국제고 입장에서는 앞서 열린 봄 고시엔에서 1라운드 자신들에게 패배를 안겼던 아오모리 야마다고를 상대로 복수에 성공했다.

이날 교토국제고는 1회 말 2점을 먼저 내주며 흐름을 뺏겼다. 하지만 선발 나카자키 루이가 4회까지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이어 이틀 전 완봉승을 기록한 니시무라 이키가 5회부터 마운드를 책임졌다. 6회 초 1사 만루 기회에서 하세가와 하야테의 2타점 적시타로 2-2 동점을 만들었고 하토리 후우마의 땅볼로 3-2 역전에 성공했다. 9회 말 마지막 수비에서는 무사 만루 위기를 맞았으나, 병살과 2루수 땅볼로 경기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았다. 창단 25년 만의 첫 고시엔 결승 진출이었다.

1947년 교토조선중학으로 개교한 교토국제고는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산하 교토한국학원에서 운영하고 있다. 일본에 있는 학교임에도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야마토·大和)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 정다운 보금자리 한국의 학원"이라는 한국어 가사가 있는 교가를 고시엔 무대에서 부르며 화제가 됐다.

교토국제고 야구부원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한국과 인연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올해 2월 KIA 심재학 단장이 일본 고치현에 차린 2군 스프링캠프를 방문하는 일정에서 우연히 교토국제고의 사정을 들었다. 당시 교토국제고는 제대로 된 연습구가 없어 찢어진 공을 재활용해 쓰고 있었다.

이에 심 단장은 2군 캠프에서 쓰던 공 1000개를 교토국제고에 전달했고, 교토국제고의 박경수 교장은 지난 3월 "야구공 1000구를 기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받은 공은 부원들의 연습에 의미 있게 사용하겠습니다"라고 감사편지로 화답했다.

2021년 처음 고시엔에 출전한 교토국제고에 있어 올해 봄이 4번째였다. 박경수 교장은 "귀중한 기부에 감사드리며, 3월 18일부터 시작되는 제96회 선기대회, 고시엔에서 활약할 교토국제야구부의 멋진 모습을 기대 부탁드리겠습니다"라고 끝맺었다.

그리고 이번 결승 진출로 그 약속을 지켰다. 이제 교토국제고는 같은 날 승리를 거둔 간도다이이치고교와 오는 23일 오전 10시 대망의 결승전을 치르게 된다.

국제고는 면서 "야구공은 매우 귀중해 평소 부원들은 낡은 야구공에 비닐 테이프를 감으면서 재사용하고 있었습니다"라고 열악한 환경을 설명했다.



교토국제고 교장이 지난 3월 공인구 1000개를 후원해준 KIA 타이거즈 구단에 감사 인사를 일본어로 전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교토국제고 야구부원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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