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전이었다. 지난 7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이 첫 경기에서 충격적인 결과를 떠안았다.
한국(23위)은 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첫 경기에서 팔레스타인과 0-0으로 비겼다.
이날 공식 관중은 59579명이었다. 관중들은 경기 전후로 홍명보 감독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장에게 야유를 쏟아냈다. 충격적인 내용에 경기 후반부로 갈수록 함성은 점점 사그라들었다.
한국은 주민규(울산HD)를 최전방에 내세웠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이재성(마인츠), 이강인(파리 생제르망)이 뒤를 받쳤다. 황인범(페예노르트), 정우영(울산)이 미드필드에 서고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 김영권(울산),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문기(강원FC)가 포백을 맡았다. 골문은 조현우(울산)가 지켰다.
전반전부터 한국은 위기를 맞았다. 22분 프리킥 상황에서 타메르 셰얌의 헤더가 골망을 갈랐다. 비디오 판독(VAR) 끝에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며 득점이 취소됐다. 심지어 팔레스타인은 31분 날카로운 역습으로 한국의 골문을 위협했다.
한국은 전반 막바지가 돼서야 공세를 올렸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망)의 슈팅은 골키퍼에 막혔고, 황인범의 왼발 슈팅은 오른쪽으로 비껴갔다.
후반시작과 함께 한국은 주민규 대신 오세훈(마치다 젤비아)을 투입했다. 팔레스타인은 한국과 팽팽히 맞섰다. 7분 웨삼 아부 알리의 중거리 슈팅이 날카롭게 골문 위쪽으로 향했다. 중원에서 공간이 나자 야세르 하메드도 왼발 슈팅을 시도해봤다. 공은 조현우 품에 안겼다.
한국은 13분 두 번째 교체카드를 썼다.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이 투입되고 이재성이 벤치로 들어갔다.
볼 점유율은 높았지만, 여전히 답답한 흐름은 계속됐다. 전방에서 공간이 없자 후방 지역에서 긴 롱패스만 이어졌다. 부정확한 패스로 공격 기회를 수차례 놓쳤다.
결정적인 기회마저 놓쳤다. 15분 이강인의 문전 슈팅이 골문 위로 크게 솟구쳤다. 손흥민의 패스로 공간이 완전히 열렸지만, 이강인의 킥이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이강인도 아쉬운 듯 고개를 내저었다. 19분 오세훈의 헤더는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강인의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가 머리에 정확히 맞았다.
왼쪽 다리에 불편함을 느낀 설영우는 22분 만에 교체됐다. A매치 데뷔전을 치른 황문기도 함께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황재원(대구FC)과 이명재(울산)가 함께 투입됐다.
경기 세 번째 유효 슈팅마저 골키퍼에 막혔다. 28분 이강인의 왼발 프리킥이 오른쪽 상단을 노렸지만, 라미 하마다가 손끝으로 쳐냈다.
35분 주장 손흥민도 큰 실수를 했다. 이강인의 롱패스가 한 번에 팔레스타인 뒷공간에 떨어졌다. 손흥민의 터치 미스로 공이 골키퍼 품으로 향했다. 손흥민은 골망을 잡고 크게 아쉬워했다.
41분 홍명보 감독은 이동경(김천 상무)을 황인범 대신 투입했다. 황인범은 직전 상황에서 팔레스타인 선수의 강한 태클에 쓰러져 발목을 부여잡았다.
골 운마저 없었다. 42분 손흥민이 골키퍼를 제친 뒤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공이 골대를 강타했다.
후반 추가 시간은 8분이 주어졌다. 한국은 끝내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심지어 실점까지 기록할 뻔했다. 상대 공격수와 일대일 상황에서 조현우가 선방해냈다.
끝내 한국은 59000명이 넘는 홈관중 앞에서 충격적인 결과를 떠안았다.
5일 뒤 한국은 3차 예선 두 번째 경기인 오만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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