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시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영화 '베테랑2'(감독 류승완)의 배우 황정민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베테랑2'는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황정민 분)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 분)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액션범죄수사극. 황정민이 9년 만에 다시 한번 죄짓고 사는 놈들 잡아내는 베테랑 형사 서도철로 돌아왔다.
9년 만에 '베테랑2'를 선보이는 황정민은 "이만큼 했으면 덜 떨릴 만도 한데 영화 처음 하는 사람처럼 떨린다. 베테랑이라는 작품은 제 수많은 필모 중에서 정말 아끼는 작품"이라며 "조금만 더 깊게 얘기하자면, 1편을 만들게 된 계기가 제가 '신세계'를 찍고 있을 때 감독님은 '베를린'을 찍고 있었다. 당시 우연히 인천에서 만났다. 감독님 얼굴이 너무 야위어서 힘들어 보였다. 그때 했던 얘기가 '우리끼리 재밌게 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 보자'고 했다. 좋아하는 일 하면서 스트레스받지 말고,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영화가 뭘까 고민하다가 만들어진 게 '베테랑'이었다. 복에 겹게 많은 분이 봐주셨고, 그때 느꼈던 에너지를 고스란히 잘 간직하고 있으니까 2편도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9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건) 1편이 너무 잘 되다 보니까 감독님 입장에서도, 저도 1편의 에너지를 가지고, 2편이 만들어진다는 것 자체로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 새로운 걸 보여줘야 한다는 기본적인 생각이 있기 때문에 그래서 시간이 좀 걸린 것 같다"고 전했다.
'베테랑2'에는 황정민을 비롯해 오달수, 장윤주, 오대환, 김시후 등 전편에 등장한 오리지널 베테랑 형사팀이 등장한다. 황정민은 "어떻게 설명이 안 되는데 정말 행복했다. 촬영 전에 식사를 같이했는데 너무 반가웠고, 사적인 얘기도 많이 나눴다. 근데 막상 일로 만나는 사람들이니까 현장에서 만나면 어떨까 싶었는데 1편 생각이 너무 많이 났고, 2편에서는 서로 굳이 얘기할 필요 없이 각자 바운더리 안에서 움직여 주니까 행복했던 기억이 난다. 첫 촬영 당시에도 1편을 연이어 찍는 듯한 느낌이라서 묘했다"고 밝혔다.
'베테랑2'에서의 서도철은 변함이 없지만, 변화가 있는 인물이다. 그는 서도철 캐릭터에 대해 "서도철이라는 인물은 1편에서 구축된 에너지가 있다. 제가 감독님과 말하면서 만들어진 캐릭터기 때문에 2편을 만들면서 저한테 많이 물어보고, 저도 의견을 많이 냈던 것 같다"며 "서도철이 '베테랑'의 중심이기 때문에 뿌리를 깊게 박지 않으면 전체가 흔들린다는 생각이었다. 또 하나는 정확하게 해주지 않으면 아무리 빌런이 살아나도, 돋보이지 않는다. 빌런이 돋보이려면 서도철이 중심에서 잘 서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테랑2'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박선우(정해인 분)의 합류다. 황정민은 함께 호흡을 맞춘 정해인에 대해 "어쨌든 (정) 해인이가 나오면 모든 관객이 무장해제 된다. 그건 '서울의 봄'에서도 느꼈다. 그 친구가 가지고 있는 묘한 매력이 있다. 분명히 그 매력이 '베테랑2'에서 충분히 발산된 것 같다. 특히 빌런으로 또 다른 연기를 펼쳤기 때문에 그 매력이 상충해서 또 다른 에너지가 나왔다. 저는 너무 행복하다. 저와 함께 작업했던 작품 속 배우들이 칭찬받으면 저까지 칭찬받는 느낌이 들어서 전 너무 좋다"고 밝혔다.
또한 '베테랑2'에서는 타격감과 박진감 넘치는 액션이 2편에서도 빛난다. 황정민은 "9년 전과는 당연히 달라졌다. 그때보다 체력적으로는 좀 힘들고, 촬영 중에도 '더 이상 액션을 못 하겠다'고 농담으로 이야기했는데 무술 감독님이 짜놓은 액션은 안무 같은 합이다. 무작정 액션하라고 던져지는 게 아니라 정교하게 짜인 톱니바퀴처럼 잘 짜인 거라 오히려 저에게는 편했다. 배우들이 해야 할 것과 하지 않아야 할 게 나뉘어 있어서 어렵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황정민은 연극을 준비하며 금주 중이라고 밝힌바. 그는 "금주 이후에 얼굴이 하얘져서 화제가 됐다. 지금도 '술톤'이라고 느끼실 수도 있지만, 원래 제 실물을 보신 분들은 확실하게 하얘진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웃으며 "말로 설명은 안 되지만 신체적인 변화를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베테랑2'는 황정민의 필모그래피 사상 첫 시리즈물로, 큰 의미를 가진다. 그는 "'리썰 웨폰' 4편을 보면 같이 작업했던 스태프들이 다 등장해 단체 사진을 찍으며 영화가 마무리된다. 그 모습이 너무 근사했다. 감독도 그렇고, 배우로서도 시리즈물을 갖는다는 건 필모그래피 평생 있을까 말까 한 일이다. 전작이 잘 돼야 다음 편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정말 영광스러운 일이다. 저도 어렸을 때부터 '에이리언', '다이하드' 시리즈를 보며 자랐고, 시리즈물에 대한 꿈이 있었다. '베테랑'이 그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영광스럽고 행복하다"라고 밝혔다.
황정민은 스크린과 무대, 장르를 가리지 않는 연기 열정을 선보이며 '열일'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아이스크림도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고 하지 않나. 저도 늘 열심히 작품 해서 관객들에게 작품을 선보이면서 관객들에게 제 작품을 골라 먹을 수 있는 재미를 주는 게 제 몫인 거다. 잘할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으니까 열심히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잘하는 일도, 오랜 기간 계속하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는 법이지만 황정민은 "배우는 계속 똑같은 일을 하는 게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베테랑'이라는 작품을 10년, 20년 계속했다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지만 매 작품 캐릭터도 다르고, 함께하는 배우들도, 스태프도 다르니까 처음 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늘 새롭고 재밌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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