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손준호(32) 사태'에 놀란 분위기다. 수원FC와 계약 해지 후 유력지들이 손준호의 소식을 전하고 있다.
승부조작 혐의와 함께 중국축구협회(CFA)로부터 영구 제명 징계를 받은 손준호는 13일 이적 약 3개월 만에 수원FC와 계약을 해지했다. 글로벌 매체 '로이터'는 같은 날 "손준호는 수원FC와 계약을 해지했다"고 보도했다.
독일 유력지 '키커'는 CFA의 발표 내용과 손준호의 사례를 집중 분석했다. 매체는 "10일 CFA의 발표는 중국 축구를 뒤흔든 지진이었다. 불법 도박과 승부조작 혐의로 총 43명의 선수와 관계자에게 축구계 영구 제명 징계를 내렸다. 중국 국가대표 진징다오(김경도)와 한국인 손준호도 영향을 받았다"며 "손준호의 반론은 아무 소용이 없었다. 수원FC는 손준호와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손준호의 에이전트는 중국이 위법 행위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기에, 선수가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징계를 받을 것이라 예측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CFA의 발표 직후 손준호는 수원체육회관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를 통해 체포와 구금 과정을 해명했지만, 끝내 진징다오측에서 받은 20만 위안(약 3700만 원)에 대한 명쾌한 대답을 내놓지 못하며 논란을 해소하지 못했다.
13일 수원FC는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계약 해지 소식을 발표했다. 최순호(62) 수원FC 단장은 "선수들과 팬들에게 경기 외적인 혼란을 더는 드릴 수 없다고 판단했다. 구단도 이를 받아들여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며 "수원FC와 한국 축구 팬분들게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 응원과 격려를 부탁드린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게재했다.
이에 수원FC 공식 SNS에는 "최 단장과 이재준 시장도 책임을 져야 한다", "수원FC 팬을 한 게 죄인가", "타 구단이 영입을 꺼렸다는 걸 모르는 건가"라는 등 날 선 비판 댓글이 달렸다. 시민구단인 수원FC 운영 비용이 대부분 시민의 세금으로 충당되기에 팬들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날카로웠다.
중국 매체 '소후닷컴'도 "한국 내에서는 손준호 사건으로 인해 세금 낭비를 저질렀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알렸다. 축구계에 따르면 수원FC와 반년 계약을 체결했던 손준호의 연봉은 K리그1 최고 수준으로 전해졌다.
K리그1 시절 전북 현대에서 시즌 최우수 선수(MVP)를 차지했던 손준호는 국내 복귀와 함께 친정팀 문을 두들겼다. 하지만 전북과 협상은 최종 결렬됐고, 포항 스틸러스 시절 감독으로 만났던 최순호 수원FC 단장이 그를 품었다.
CFA의 징계 발표 당시에도 최 단장은 "이적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다. 국제이적동의서(ITC)를 발급받았고 CFA와 대한축구협회(KFA)의 승인도 받았다"고 했다.
간담회에서 손준호는 "가족을 들먹인 협박에 못 이겨 거짓으로 자백을 했다. 하루빨리 한국에 가고 싶었다"며 "다만 승부조작은 절대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선수 측 대리인은 "중국에 수차례 수사 자료를 요구했다. 영상 파일은 있지만, 음성은 없다더라"고 전했다.
이에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올해 3월 중국 사법기관은 손준호의 비국가공작인원 수뢰 혐의 사건에 공개 판결을 내렸다. 손준호는 유죄를 인정하고 법정에서 반성했다. 항소하지도 않았다"며 "중국은 법치국가다. 사법기간은 법에 따라 사건을 처리한다. 당사자의 정당한 권익을 보장한다"고 단호한 입장을 내비쳤다.
논란 끝에 수원FC와 손준호는 최악의 이별을 맞았다. 비단 선수 한 명을 잃은 게 아닌, 구단 전반적인 운영 실태에 대한 비판에 직면했다. 손준호는 선수 생활을 이어나가지 못할 수준의 위기에 봉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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