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아웃' 외인이 원정까지 따라와 하이파이브 격려라니... 감독도 감탄 "정말 대단한 선수, 내가 감사하다"

수원=김동윤 기자  |  2024.09.17 06:31
KIA 제임스 네일(맨 오른쪽)이 16일 수원 KT전을 승리로 장식한 동료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제임스 네일(왼쪽)이 16일 수원 KT전을 승리로 장식한 동료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공식 유튜브 갈무리
"뛰어난 실력 외에도 인성도 굉장히 좋은 친구라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런 외국인 선수가 또 있었나 싶다.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31)의 남다른 팀 퍼스트 정신에 이범호(43) 감독도 고마움을 나타냈다.

1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IA와 KT 위즈의 2024 KBO 리그 정규시즌 경기를 앞두고 원정팀 훈련 시간이 되자 낯익은 외국인 선수가 가장 먼저 그라운드로 나왔다. 등 번호 40번의 네일이었다.

네일은 지난 11일 턱관절을 고정한 보형물을 제거하고 12일부터 단계별 투구 프로그램(Interval Throwing Program·ITP)을 진행 중이다. 이범호 감독이 16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50m까지 투구 거리를 늘렸고 투구 수도 50~60개까지 늘렸다. 목표였던 포스트시즌 복귀까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

그러나 원정까지 따라와 훈련을 함께하는 건 흔하진 않은 일이다. 이에 이범호 감독은 "광주에 혼자 있으니까 운동시킬 사람이 없다. 또 트레이닝 파트에서 같이 다니면서 체크해야 해서 동행하고 있다. 우리와 함께 다니는 게 훨씬 더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다 같이 있어야 회복 속도도 빠르고 음식 섭취도 집에 있는 것보다는 낫다. 같이 다니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네일은 지난달 2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강습 타구에 턱을 맞아 턱관절 골절 소견을 받았다. 그다음 날 곧바로 턱관절 고정술을 받았고 정규 시즌 내에 뛰지 못하는 건 확정이 됐다. 포스트시즌 내 복귀도 장담하지 못할 심각한 부상이었다. 그러나 선수가 복귀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고 지난 1일 퇴원 후 3일부터 경기장에 출근해 재활을 이어가고 있다.

KIA 제임스 네일이 16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몸을 풀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제임스 네일(맨 오른쪽)이 16일 수원 KT전 승리 후 9회 적시타를 친 박정우를 칭찬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주위를 밝게 하는 긍정적인 마인드에 이범호 감독도 감탄했다. 이 감독은 "(타구에 대한) 공포증이나 두려움이 걱정되지만, 저번에 네일이랑 이야기를 나눠보니 '어차피 쉬어야 했는데 팔꿈치랑 어깨는 쉬고 있으니까 더 좋다'고 하더라. 마인드나 생각이 정말 대단한 선수"라고 혀를 내둘렀다.

이어 "아직 안 좋은 상태인데도 계속 몸을 움직이고 선수들이 경기하는 걸 보면서 '힘내라'고 동영상을 찍기도 한다. 올 시즌 같이 하고 있지만, 뛰어난 실력 외에도 인성 면에서 굉장히 좋은 친구라 (감독으로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사령탑의 칭찬이 괜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는 모습이 이날 경기 후 포착됐다. 네일은 단순히 동행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KIA 선수들이 쾌유를 빌며 모자에 숫자 40을 새겨놓고 더그아웃에 네일의 유니폼을 걸어놓는 것처럼 그 역시 팀 응원에 열심이었다.

이날 KIA는 김도영의 2홈런과 이우성의 역전 투런포 등에 힘입어 KT에 10-5로 역전승했다. 경기 후 공개된 KIA 구단 유튜브에는 경기 후 네일이 원정팀 복도에 서서 경기를 마치고 들어오는 선수들에게 하이 파이브를 하며 격려하는 모습이 잡혔다.

16일 수원KT전 KIA 쪽 더그아웃에 걸린 제임스 네일의 유니폼.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매직넘버 1을 한국말로 '일'을 외치면서 선수뿐 아니라 불펜 포수들까지 한 명 한 명 챙겼다. 9회 적시타를 친 박정우와 8회 환상적인 점프 캐치를 보여준 최원준에게는 엉덩이를 툭 치며 "좋았다", "나이스 캐치"라며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네일의 따뜻한 마음씨를 보여주는 일화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에 앞서서는 자신에게 응원 메시지를 보내준 야구팬들에게 직접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다는 이유로 깜짝 시구를 계획하기도 했다. '타이거즈 찐팬'이란 별명으로 등장한 네일은 '최강기아'가 적힌 유니폼,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쓴 채 시구했다. 이 감독과 선수들도 몰랐던 이벤트에 포수 한준수는 "정말 몰랐다. 그래서 깜짝 놀랐다. 다쳐서 안타까웠는 데 정말 뭉클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때 네일은 전광판에 "그동안 받았던 많은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들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이젠 제가 그것들에 대해 보답할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는 메시지를 띄워 만원 관중에게 감동을 안겼다.

시구 후 구단을 통해 또 한 번 "팬들에 대한 감사함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이다. 외국인 선수로 KIA에 입단했지만, 지금까지 팬들이 나에게 보내준 응원은 단순한 응원 이상의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멋진 팬들과 팀 동료들이 있는 KIA에 입단하게 돼 정말 큰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하루빨리 부상을 털어내고 마운드에 설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네일은 1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SSG 랜더스전에도 동행한다. 83승 2무 51패로 매직넘버를 1만 남겨둔 KIA는 17일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 없이 7년 만의 정규시즌 1위를 확정하게 된다.

KIA의 제임스 네일이 지난 6일 광주 키움전에서 시구 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의 제임스 네일(오른쪽)이 지난 6일 광주 키움전에서 시구 후 한준수와 포옹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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