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가 정규시즌 6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오타니는 이제 2개의 홈런을 추가하면 55홈런-55도루라는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울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미 지난 20일 MLB는 물론이고 전세계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한 시즌 50홈런-50도루를 달성한 오타니는 문자 그대로 인류 야구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그의 한 시즌 50-50 기록은 지금까지 그 어떤 야구 선수도 기록하지 못했다는 의미에서 '전인미답의 업적'이지만 오타니 이후에 그 누구도 쉽게 도전하기 힘든 '전무후무한 기록'에 가까워 보인다.
오타니의 고향인 일본 이와테 현의 닷소 다쿠야(60) 지사는 "오타니에게 50-50 기록을 세운 날은 마치 우주가 탄생한 빅뱅의 순간에 비유할 수 있다"며 그의 신기록에 찬사를 보냈다.
실제로 오타니의 업적은 숫자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가 말렸던 그의 투수와 타자 겸업은 물론이고 도루와 홈런에서 최고 수준의 기량을 동시에 발휘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타니의 업적은 불가능에 대한 도전으로 표현된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영어권에서 일본 야구 최고 전문가로 손꼽히는 저술가 로버트 화이팅(82)은 "(불가능에 도전한다는) 오타니의 발자취를 이으려는 젊은 일본 선수들이 많다. 어쩌면 그 가운데 다케모토 이츠키(20·하와이대)가 오타니의 뒤를 이을 지도 모른다"고 언급했다.
'제2의 오타니'가 되기 위한 도전을 시작한 다케모토는 이미 일본에서는 유명한 야구 스타다.
그는 고교 2학년이었던 2021년 여름철 고시엔 대회에서 소속팀 지벤 와카야마고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는 고교 시절 190.5㎝의 신장에서 내리 꽂는 최고 시속 151㎞의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이자 3년 통산 20개의 홈런을 기록한 거포였다.
다케모토는 파워가 뛰어난 미국 야구를 일찍 경험하기 위해 2023년 하와이대로 진학해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올해 6월부터 8월 중순까지 진행된 미국 대학야구 여름철 리그인 케이프코드 리그에서 9경기에 등판해 3승 1패, 평균자책점 0.71, 탈삼진 23개(25⅓이닝)를 기록해 리그 최우수 투수로 선정됐다. 미국 대학야구에 진출한 뒤 꾸준한 체력 훈련을 통해 구속을 끌어 올린 다케모토는 케이프코드 리그에서 직구 최고 시속 154㎞(평균 150㎞)를 기록하며 MLB 구단들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
미국 대학야구의 괴물 투수로 자리잡은 다케모토는 타자로서도 올해 3할 이상의 타율(21경기 0.313)을 기록하는 등 잠재력이 크지만 현재는 투수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목표는 오타니처럼 MLB에서 이도류로 활약하는 것이다. 다케모토가 고교 시절부터 오타니처럼 등번호 17번을 단 것도 이도류로 성공하겠다는 다짐 때문이었다.
그는 야구 실력뿐 아니라 오타니와 비슷한 좋은 인성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 일본 아사히 신문의 한 스포츠 기자는 고교 시절 다케모토를 취재하기 위해 학교를 방문했을 때 갑자기 비가 내렸는데 그가 기자에게 찾아와 웃는 얼굴로 우산을 전해준 에피소드를 지난 3월 소개하기도 했다.
더욱이 그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치밀한 계획 수립이라는 측면에서도 오타니와 유사한 점이 있다. MLB 진출이라는 목표를 위해 다케모토가 미국 대학행을 결정한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일본 고교야구 스타로는 매우 이례적으로 미국 대학으로 향한 다케모토의 선택은 또다른 선수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고교 시절 오타니를 지도했던 사사키 히로시(49) 감독의 아들인 사사키 린타로(19)가 그 주인공이다. 오타니의 하나마키히가시 고교 후배이기도 한 사사키 린타로는 고교 시절 140개의 홈런을 기록한 최고 슬러거였다. 하지만 그는 고교 졸업 후 일본 프로야구 드래프트에 참가하지 않고 2024년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 입학해 화제를 뿌렸다.
빠르면 2025년 7월에 열리는 MLB 드래프트에 나서게 될 것으로 전망되는 다케모토와 그의 뒤를 이어 MLB에 도전할 가능성이 큰 사사키의 미래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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