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는 오은영 박사의 시즌 마지막 상담이 방송된 가운데, 정형돈이 고민을 토로한다.
이날 정형돈은 "요즘 삶이 재미없다. 나는 1995년 17살부터 일했다. 내가 진짜 원해서 해본 게 없는 것 같다. 개그도 생각보다 짧게 했고, 바람 부는 대로 떠밀려가는 돛단배였던 것 같다"며 "중간에 쉬긴 했는데 오롯이 재충전하는 시간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불안장애 20년 차인 정형돈은 "후드 티를 입고 길을 가는데 나를 알아보고 옷을 잡아당겨서 뒤로 넘어진 적이 있고, 아이들과 함께 지인 결혼식에 갔는데 무작정 우리 애를 뺏어가는 거다. 그런 일이 계속 쌓였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방송인으로서 황금기에, 단 한 번 온다는 전성기에 고꾸라졌다. 한동안 자책도 했다. '다른 분들은 다 잘 이겨내는데 왜 나는 나약하게 태어났나' 자책했다. 저도 상담받으면서 '과연 불안은 존재하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 없는데 내가 만들어 내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정형돈은 "전성기 때도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집은 그냥 잠깐 잠만 자는 곳이었다. 처음 회사에 다닐 때 너무 재밌었고, 개그맨이 되고 나서 너무 재밌었다. 근데 결혼하고, 아이 낳고 '일해야지'라는 책임감이 있었다. 아직 걷지도 못하는 아이한테 '좋은 건 다 해줄 거야'라고 생각하면서 들어오는 프로그램은 다 했다. 3개월 동안 녹화를 106개를 했고, 단 이틀 쉬었다"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두 돌 안 됐을 때 촬영 때문에 10일 만에 집에 왔는데 저를 보고 뒷걸음치던 모습이 기억난다. 그걸 보고 서운할 겨를도 없었다. 그러다 2015년 결국 탈이 났다. 일단 한국을 떴다. 도피였던 것 같다. 그때는 불안을 다룰 수 있는 경험도 없었고, 대응할 수 있는 데이터도 없었기 때문에 피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형돈은 "가족과 함께 버스로 세계 여행을 다니면서 살고 싶다. 아내한테는 여행이라고 했는데 그걸 해보고 싶다. 일을 안 할 수는 없다. 일을 두 번 쉬었으니까 이번에 또 쉬면 미래가 어떨지 모른다. 가능한 한 오래 일하면서 가족들이 경제적으로 여유롭게 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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