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나라는 최근 서울 종로구 관철동 서울컬쳐라운지에서 SBS 드라마 '굿파트너'(극본 최유나, 연출 김가람) 종영을 맞이해 스타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굿파트너'는 이혼이 천직인 스타변호사 차은경과 이혼이 처음인 신입 변호사 한유리의 차갑고 뜨거운 법정 드라마다. 1회부터 7.8%란 높은 시청률로 시작했던 이 드라마는 최고 시청률 17.7%(7회)를 기록한 후 15.2%로 마무리했다.
높은 시청률을 보였던 '굿파트너'는 2024 파리 올림픽 때문에 3주간 결방해야 했다. 장나라는 "이때 방송은 이미 4회까지 한 상황이었고 시청률도 잘 나왔다. 나도 사람인지라 '환장하네' 싶었는데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기존 기록을 유지하면 대박이었다. 지금은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장나라는 극 중 차은경 역을 맡았다. 차은경은 17년 차 이혼 전문 변호사이자 대형 로펌 대정의 파트너 변호사인이다. 그는 이번 역할에 대해 "작가님이 준비를 많이 해줬다. 작가님의 본업이 변호사라서 정보를 주는 양이 정말 많아 연기하기 편했다. 사실 연기하기 전에 아는 변호사님도 알아봐야 하고 그러지 않나. 근데 궁금한 게 있을 땐 바로 옆에 있어서 편했다"라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서 독특했던 건 장나라의 연기 톤이었다. 그간 작품들과 다르게 톡톡 쏘는 말투와 차가운 인상을 보인다. 이건 장나라의 연기 변신이기도 했다. 그는 "이 과정의 중심엔 남지현이 있었다. 나도 대본을 보면서 되게 처음으로 차가운 도시 여성 캐릭터였기에 기뻤다. 하지만 연기에 대해서 고민했는데 대본 리딩 때 남지현 씨가 건강하고 우직하고 한유리 같은, 나무 기둥 같은 연기를 하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요 몇 년 사이에 연기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남지현 씨를 만난 거다. 훌륭한 나무가 버티고 있으니 그걸 보면서 연기했다. 한유리와 다른 톤이 필요했고 확실히 (한유리를) 화나게 할 수 있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게 시발점이었다"라며 "약간 어른 흉내를 낸다는 반응도 있었다. 그런데 좋은 듯하면서 잘 밀어주셔서 만들어졌다"라고 설명했다.
그에게 남지현은 어떤 후배였을까. 장나라는 "어떤 후배라고 할 거 없이 정말 고마운 사람이다. 남지현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저런 시도 했다. 남지현이란 배우를 TV에서 보기만 했지, 같이 연기한 건 처음이다. 그런 게 그 사람이 정말 기둥이 단단하고 아래로 뻗는 나무더라"며 "이 사람과 한 것 자체가 든든했다. 그가 굳건히 버텨줘 연기하기 좋았다"라고 칭찬했다.
장나라는 자신의 고민에 대해 "(연기를) 잘하고 싶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어떻게 해야 잘하는지 모르겠고 이 작품이 잘 돼 터닝포인트가 될 거란 생각도 못 했다"라며 "이번 작품엔 남지현 씨가 있어서 가능했다. 만약 없었다면 열린 생각도 하지 못했을 거 같다. 내가 너무 헤매고 있을 때 나타나서 복덩어리처럼 보였다. 그래서 어느 날 남지현 씨한테 '얼굴이 복주머니 같다'고 하기도 했다"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극 중 시청자들은 차은경의 남편이자 최사라(한재이 분)와 불륜한 김지상(지승현 분)에게 분노했다. 장나라는 지승현에 대해 "김지상 캐릭터는 연기를 너무 잘하기도 했지만, 역대급 캐릭터이지 않나. 새로운 충격이었다. 어떻게 이렇게 하지, 싶은 정도로 놀라웠다. 깜짝 놀랄 때도 있었다. 그 좋은 목소리로 그러다니"라고 말했다.
이어 "김지상 대사 중 '여기 CCTV라도 달아놨냐?'가 있다. 연기할 땐 김지상과 직접 연락해서 하는 게 아니라 스태프분이 감정 연결하라고 무미건조한 말로 대사를 읊는다. 근데 글 자체가 모멸감이 느껴지는 말이었다. 잘한 건 하나도 없으면서 저따위로 말할 수 있나 싶더라. 자기가 불리한 상황인데도 다 가져다 쓴 게 화났다"라고 전했다.
지승현과 더불어 배우 곽시양은 극 중 불륜하고 극악무도한 죄를 저지른다. 두 사람은 드라마의 화제성에 못 이겨 대국민 사과를 전해 웃음을 샀다. 장나라는 "사실 지승현 씨가 연기한 김지상은 인생에서 만나기 괴로운 캐릭터다. 정말 밉게 잘했다. 본인은 이미 내려놓고 있었다. '양규 장군님 어떡하지' 했는데 이미 마음이 미웠더라"며 "곽시양 씨도 촬영할 때 보니까 너무 귀엽더라. 건강한 청년인데 세상에 이런 일이 뭘까 싶었다. 사실 (곽시양은) 특별 출연인데 나라면 그런 (캐릭터를 연기 한다는) 선택은 안 했을 거다. 쓰레기 같은 역할 아닌가. 그 캐릭터가 그렇게 해줘서 가정 폭력의 위험성도 알릴 수가 있었다. 다만 감독님과 나는 '어떡하지' 싶더라"고 털어놨다.
이번 작품이 올 하반기 시작을 기분 좋게 연 만큼, 많은 이는 장나라의 연기대상을 점쳤다. 이에 장나라는 "(연기대상) 욕심이 없다. 사실 가요 대상도 엄청난 커리어다. 그때 당시를 회상에도 실력이 좋은 게 아니라 모든 길에 행운이 따랐다. 앨범 접을 뻔 했다가 (운이) 따라주고 다 잘 됐다. 이게 영화의 한 편이었다. 엄청난 행운이었고 많은 분으로 인해 받은 상이라 얼떨떨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상에 욕심이 생기는 날엔 눈이 떠진다. 내 삶이 팍팍해지는 게 싫다. 상을 목표로 살면 작품을 선택할 때도 힘들어진다"라며 "난 어릴 때부터 목소리 때문에 대본, 역할 제약이 많았다. 작품이 잘 돼 지금이랑 또 다른 대본이 오면 좋겠다는 게 제일 큰 소망"이라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평소와 같은 방향으로 갈 거 같다. 작품이 잘 돼 다른 걸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만나고 싶다"라며 "다양함을 보여드리고 싶다. 내 취향은 스릴러, 오컬트다. 고현정 선배님이 나왔던 드라마 '히트'가 있는데 그 작품이 연기와 적절한 스릴러가 가미돼 있다. 이런 것도 해보고 싶고 드라마 '손 더 게스트'를 정말 재밌게 봤다. 차기작으로 스릴러를 원한다"라고 희망했다.
한편 장나라는 2001년 1집 앨범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로 데뷔했으며 '나도 여자랍니다', '고백', '스윗 드림' 등을 대성공시키며 국민 가수로 자리 잡았다. 이후 배우로 전향해 드라마 '뉴 논스톱', '명랑소녀 성공기', '내사랑 팥쥐', '학교 2013', '운명처럼 널 사랑해', '고백부부', '황후의 품격' 등에 출연하며 활동 반경을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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