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판은 NO, MVP는 YES!' 레예스는 가을사나이, '코너 공백'도 완벽히 지웠다 [PO 현장]

잠실=안호근 기자  |  2024.10.20 00:02
삼성 데니 레예스가 19일 LG와 PO 4차전 승리를 이끈 뒤 시리즈 MVP를 수상하고 미소짓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누구도 예상치 못한 퍼포먼스. 데니 레예스(28)가 삼성 라이온즈를 구해냈다. 가을 들어 난공불락의 면모를 뽐내며 삼성에 '9년 만에 한국시리즈(KS) 진출'이라는 선물을 안겼다.

레예스는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4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110구를 던져 3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8회초 강민호의 결승 솔로 홈런으로 삼성은 1-0 승리를 챙겼고 레예스는 당당히 승리 투수가 됐다.

PO에서 1선발 중책을 맡아 1차전 6⅔이닝 동안 101구를 던지며 4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1탈삼진 3실점(1자책) 호투를 펼쳐 팀에 승리를 안겼던 레예스는 4차전에서 다시 한 번 승리를 챙기며 2경기에서 13⅔이닝 동안 단 1자책점만 기록하며 2승 평균자책점(ERA)는 0.66의 압도적 기록을 써냈다.

2승 후 1패를 기록한 뒤 다시 마운드에 오른 레예스는 더 빛났다. 당초 코너 시볼드의 부상 이탈로 3선발 체제로 걱정을 자아냈던 삼성이었으나 두 차례 우천 취소로 인해 레예스가 4차전 선발 등판까지 닷새의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됐고 이날 파워 넘치는 투구를 펼쳤다.

경기 전 박진만 감독은 "저번처럼 던져주면 좋을 것 같다. 6이닝을 던져주면 가장 좋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는데 그 이상이었다. 경기 초반엔 포수 강민호의 커다란 도움을 받았다. 1,2회 연달아 주자를 내보내고도 강민호가 2루를 훔치려는 홍창기와 오지환을 잡아냈고 레예스는 이후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역투를 펼치는 레예스. /사진=김진경 대기자
3회부터 5회까지 3연속 삼자범퇴를 펼쳤다. 투구 수가 90개를 넘어가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6회 1사에서 문성주에게 안타를 맞고 대주자 김대원의 도루까지 허용한 상황. 정대현 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했다. 타석엔 좌타자 홍창기가 나섰고 교체가 당연한 수순처럼 보였다. 홍창기는 올 시즌 레예스를 상대로 6타수 3안타로 천적 본능을 과시했다. 불펜에 이미 좌완 이승현이 몸을 풀고 있었지만 이날 완벽한 투구를 펼쳤던 레예스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지나치게 몸 쪽으로 붙이려던 공이 몸에 맞는 공이 됐다. 1사 1,2루 위기 상황. 다시 정대현 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했으나 이번에도 교체 대신 레예스를 믿기로 했다. 올 시즌 3번의 대결에서 안타를 맞은 적이 있던 신민재와 승부에서 투심 패스트볼로 결국 2루 방면 땅볼을 만들어냈고 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유도해 이닝을 삭제했다. 레예스는 포효했고 관중석에서도 환호성이 쏟아져 나왔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레예스는 오스틴 딘-김현수-오지환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을 삼자범퇴로 깔끔히 막아내고 이날 임무를 마쳤다. 더그아웃으로 걸어나오는 레예스를 향해 삼성 팬들은 기립 박수를 보냈고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레예스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8회초 강민호의 홈런 이후 임창민, 9회엔 김재윤이 승리를 지켜냈고 레예스는 PO에서 팀에 2승을 선사했다. 최우수선수(MVP) 당연히 그의 몫이었다. 기자단 투표 55표 중 42표를 얻어 득표율 76.4%로 압도적인 PO MVP로 선정됐다. 상금 300만원도 손에 넣었다.

5차전 혹은 KS 1차전에 나서야 할 원태인도 출전을 준비했으나 결국 아낄 수 있었다. 경기 후 박진만 감독은 "레예스 선수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길게 던졌고 구위도 좋았다"며 "(원)태인이는 중반 이후부터 다음 경기를 준비시켰다"고 말했다.

경기 후 만난 레예스는 "(비가 두 번 온 게) 좋게 작용한 것 같다. 쉬는 날이 별로 없었는데 1차전 끝내고 비가 옴으로써 추가적으로 쉬면서 몸을 가다듬을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레예스가 6회 1사 1,2루에서 병살타로 이닝을 마치고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강민호의 리드도 주효했다. 레예스는 "1차전처럼 비슷하게 볼 배합을 가져가려고 했는데 경기 중에 민호 형이 사인을 냈는데 고개를 한 두 번 저었는데 그래도 똑같은 사인이 나와서 그 다음부터 믿고 던졌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그 다음부터는 계속 민호 형의 사인에 의지를 하면서 더 자신 있게 던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신뢰를 나타냈다.

시즌을 앞두고 코너에 1년 차 최고액 100만 달러(13억 5100만원)를 투자한 삼성은 데이비드 뷰캐넌과 재계약이 결렬되자 레예스를 데려왔는데 몸값은 60만 달러(8억 2100만원)에 불과했다. 26경기에서 144이닝 소화, 11승 4패 ERA 3.81로 선발 로테이션을 든든히 지켰으나 여전히 기대감은 코너와 원태인 쪽이 더 높았다.

1차전을 앞두고 박진만 감독은 레예스를 1선발로 기용하고 호투를 기대하면서도 불펜을 전원 대기시킨다며 확실한 믿음을 보이진 못했다. 그러나 상상을 초월하는 호투를 펼쳤고 PO 2경기에서 무려 211구를 뿌렸다.

이날도 100구 가까이 던진 상황에서 7회에 또 올라 완벽히 이닝을 지우며 팬들을 감동시켰다. 레예스는 "6회 끝나고도 생각보다 컨디션이 괜찮았고 마침 투수 코치님께서 다가오셔서 한 이닝을 더 부탁해도 되겠냐고 물어보셨다"며 "그때 '한 타자나 두 타자 상대 하겠습니다'라고 전달을 했는데 2아웃이 됐고 그래도 컨디션이 좋았기 때문에 이닝을 끝마쳐야겠다는 생각으로 이 던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3승 1패로 PO를 통과했지만 두 차례 우천 취소로 인해 20일 하루 휴식 후 곧바로 KS에 돌입한다. 나흘 휴식 후 열릴 3차전에서야 투입이 가능해졌다. 가을사나이로 거듭난 만큼 기대감도 더 부풀었다.

그러나 푸른피의 외국인 에이스는 단 하나만 바라봤다. 레예스는 "뚜렷한 목표가 있다고 하기보다는 이번 시리즈처럼 팀을 위해서 한국시리즈 때에도 승리에 보탬이 되는 역할을 꾸준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에 머물고 있는 코너는 KS에도 출전이 어려울 전망이다. 3차전 이후엔 7차전이나 혹은 불펜에 대기하는 등 PO에 비해 활용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더 완성도 높은 3차전 투구가 필요해졌다. PO와 같은 활약이 다시 한 번 기대되는 KS다.

레예스(왼쪽에서 3번째)가 7회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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