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도규는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비 훈련을 마친 뒤 이범호 감독 재계약 관련 취재진의 질문에 "그 소식을 듣고 너무 행복했다. 바로 (최)지민이 형한테 너무 행복하다고 자랑했다"고 답했다.
대표팀 선수들이 훈련을 위해 고척스카이돔에 도착했을 무렵 KIA는 "이범호 감독과 3년간 총액 26억원(계약금 5억원, 연봉 5억원, 옵션 6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올해 1월 호주 스프링캠프로 출발 전 갑작스럽게 사령탑을 맡게 된 이범호 감독은 첫 시즌임에도 맏형 리더십을 발휘했다. 선수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결과, 정규리그 조기 1위 확정에 이어 7년 만이자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성공했다. KIA는 그 공로를 인정해 이범호 감독과 올 시즌을 앞두고 맺었던 2년 9억 원 계약을 상호 합의 하에 파기하고, 3년 계약을 새로 한 것.
앞선 질문까지 담담하게 답하던 곽도규는 이때만큼은 들뜬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곽도규는 "좋은 감독님과 함께하는 게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내 야구 인생에도 좋고, 또 (이범호 감독 재계약이) 우리 팀이 좋은 방향으로 가는 길인 것 같아 나는 정말 행복하다"고 힘줘 말했다.
곽도규는 도척초-공주중-공주고 졸업 후 2023년 KBO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 42순위로 KIA에 입단했다. 지난해는 제구 난조를 겪으며 1군 14경기 평균자책점 8.49, 11⅔이닝 14탈삼진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 체제에 들어선 올해 71경기 4승 2패 16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56, 55⅔이닝 64탈삼진으로 좌완 필승조로서 맹활약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그 분위기를 이어가 4경기에서 무려 2승을 챙기며 4이닝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했다.
무엇이 그렇게 달라져서 좋아했을까. 곽도규는 "사실 올해 전까지는 어른들이 계시면 똑같은 행동이라도 보여주는 식으로 행동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밤에 운동하는 걸 아침 일찍 나와서 한다거나, 웨이트 트레이닝하기 더 좋은 장소가 있더라도 윗분들이 지나다니는 장소에서 한다든가 그런 것이 있었는데 올해는 그런 행동들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떠올렸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식이 아닌 정말 선수 본인에게 집중할 수 있는 훈련을 했고, 이범호 감독은 그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노력하는 선수들을 놓치지 않았다는 뜻이다.
곽도규는 "올해는 웨이트 트레이닝하기 좋은 곳이 있으면 혼자 구석에 가 이어폰을 끼고 더 열심히 운동했다"며 "휴식을 취하는 게 경기에 더 낫다 싶을 때는 눈치 보지 않고 쉬었다. 개개인의 자유를 믿고 맡겨 주시니까 몸 상태도 최선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다들 그렇게 하나씩 단단해지니까 좋은 팀이 됐고 그런 부분에 있어 이범호 감독님이 만들어주신 것이 컸다"고 솔직하게 전했다.
이범호 감독의 믿음 속에 성장한 곽도규는 이번 대표팀에서도 없어선 안 될 자원으로 꼽힌다. 손주영(26·LG)마저 이탈하면서 좌완 투수들의 존재는 더 귀해졌다. 독특한 암 슬롯을 가진 곽도규는 이번 프리미어12 대회에서도 요긴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곽도규는 "몸 상태는 정말 좋다. 한국시리즈 끝나서도 계속 시즌을 하는 것처럼 훈련과 몸 상태를 유지해왔다. 좋은 선수들이랑 함께해서 보는 것만으로도 정말 얻어가는 게 많을 것 같다"고 대표팀 발탁 소감을 전했다.
이어 "솔직히 나도 엄청 불안하다. 이렇게 까불다가 또 못하면 어쩌나 싶다. 하지만 근거가 없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안 좋은 일은 생각보다 일어나지 않는다"며 "내가 잘할 수 있는 확률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잘하는 타자를 상대해도 70%는 내가 이기는 직업(투수)을 하고 있다. '확률은 내 편이다'라는 생각으로 정말 작은 것이라도 내게 긍정적인 말만 보면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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