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일본 프로야구는 2024년 역대 최다 관중 신기록을 수립했다. NPB(일본프로야구기구) 홈페이지에 따르면 올 시즌 프로야구에 2668만 명이 넘는 관중이 운집했다. 경기 당 평균 관중 수는 3만 1098명으로 MLB의 2만 9577명을 넘어섰다. 일본 평균 관중이 MLB를 넘어선 것은 2018, 2019년에 이어 올해가 세 번째다.
이 같은 관중 동원 신기록의 원동력은 퍼시픽리그 구단에서 시작됐다. 퍼시픽리그 6개 구단은 2023년 관중에 대비해 약 10%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그 중 라쿠텐 골든 이글스의 증가 폭(약 20%)이 가장 컸다.
2024 시즌이 개막하기 전부터 일본 프로야구 관중 수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컸다. 지난 7월 오키나와 싱크탱크 류긴총합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올 시즌을 앞두고 오키나와에서 펼쳐진 일본 프로야구 9개 구단의 스프링캠프 평가전 관중 수(약 45만 7000명)는 최근 7년 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일본 프로야구의 관중 수 증대에는 지난 2023년 일본의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우승이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하지만 구단 관계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3년 간 일본 프로야구 경기장에서 제한이 있었던 육성 응원이 2024년부터 완전히 자유롭게 이뤄졌다는 점을 관중 수 증대의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또한 구단의 관중 유입을 위한 마케팅 전략도 관중 증가를 이끄는 요인이었다. 특히 전통적으로 요미우리, 한신 등이 속해 있는 센트럴리그에 비해 인기도가 떨어졌던 퍼시픽리그 구단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다.
퍼시픽리그 구단 가운데에서도 각각 규슈, 홋카이도와 도호쿠(東北) 지방에서 독점적인 영역을 확보하고 경기장 신축 등 환경 개선에 노력했던 소프트뱅크, 니혼햄, 라쿠텐은 지역 팬 확대라는 측면에서 큰 역할을 했다.
아울러 일본 경제의 부활과 이에 따른 소비 심리 상승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지난 10월 2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 기업의 올해 평균 임금 인상률은 4.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3년에 비해 약 11만 원 가량 임금이 오른 셈이다.
일본 야구의 힘은 MLB에서도 나타났다. 다저스의 월드 시리즈 우승은 일본 야구 최고 스타인 오타니의 진정한 MLB 정복이었고, 이를 지켜보는 일본인들에게는 신바람 나는 야구 축제가 됐다. 시청률도 어마어마했다.
오타니는 물론 야마모토가 선발투수로 나섰던 뉴욕 양키스와 월드시리즈 2차전의 일본 내 시청률은 13.9%로 집계됐을 정도다. 심지어 이 경기의 TV 시청자 수는 미국보다 일본에서 더 많았다. 일본에서는 전체 인구의 12%에 해당하는 1590만 명의 야구 팬이 월드시리즈 2차전을 지켜봤다. FOX 스포츠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이 경기를 지켜 본 팬의 숫자는 1380만 명이었다.
다저스가 양키스를 제압하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자 일본 내 스포츠용품 판매점은 오타니와 야마모토의 기념품을 사려는 팬들로 인해 특수를 누렸다. 나고야 시를 중심으로 전국에 약 500개의 음식점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쓰키지 긴타코에서는 다저스 홈구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타코야키 등의 메뉴를 우승 기념 반액 세일로 판매하는 이벤트를 성황리에 개최하기도 했다.
미국 최대의 일본인 거리로 불리는 로스앤젤레스(LA)의 '리틀 도쿄'에서도 오타니 효과가 나타났다. 지난 10월 31일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다저스가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자 리틀 도쿄에 있는 높이 45m의 오타니 벽화가 일본 관광객들에게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지역의 한 술집에서는 올 시즌 다저스 야구 경기를 10대의 TV로 방영하면서 오타니의 홈런이 터져 나올 때마다 많으면 수백 명의 손님들에게 일본 술을 무료로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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