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61)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14일 오후 6시(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시 톈무 야구장에서 열린 쿠바와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2차전에서 8-4로 이겼다.
이날 대표팀은 3번 타자 김도영(KIA)이 2회 만루홈런 포함 3안타 2홈런 5타점으로 대활약했고, 타선 전체로 봐도 9안타 5사사구를 얻어냈다. 이는 전날 열린 대만과 개막전에서 단 3안타로 침묵한 것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쿠바는 한국전 선발투수로 좌완 리반 모이넬로를 내세웠다. NPB 소프트뱅크 호크스 소속인 그는 최고 시속 158㎞의 강력한 패스트볼과 날카로운 커브를 주무기로 삼는다. 그동안 불펜투수로 나섰지만 올해는 선발진에 합류, 163이닝 동안 11승 5패 155탈삼진 평균자책점 1.88(1위)을 기록했다. 다만 이날 경기를 앞두고 감기에 걸린 점은 걸림돌이었다.
그래도 한국은 1회 말 선두타자 홍창기가 8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냈고, 신민재의 희생번트로 1사 2루가 됐다. 그러나 김도영과 윤동희가 연달아 삼진으로 물러나는 바람에 선취점을 올리지 못했다. 이어 2회 말에도 박동원이 유격수 땅볼, 나승엽이 루킹 삼진으로 물러나 순식간에 2아웃이 됐다.
하지만 문보경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볼카운트 0볼-2스트라이크가 되자 모이넬로는 투구 템포를 천천히 가져가나 싶더니 마치 슬라이드 스텝에 가깝게 빠른 투구를 펼쳤다. 그의 주무기인 커브가 향했지만, 문보경은 이를 놓치지 않고 결대로 밀어쳤다. 타구는 쭉 뻗어나가 좌중간을 완전히 갈랐고, 그는 2루에 안착했다.
이후 박성한의 좌전안타로 3루까지 진루한 문보경은 9번 최원준의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 때 홈을 밟아 선취점의 주인공이 됐다. 문보경이 물꼬를 튼 2회 말 공격에서 한국은 신민재의 밀어내기 사구로 한 점을 더 추가했고, 김도영의 그랜드슬램까지 터지면서 순식간에 6-0으로 달아났다.
타석에서 2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던 문보경은 5회 초 수비에서 1아웃이 된 후 대수비 송성문으로 교체됐다. 3회 삼진을 당하는 과정에서 허리에 이상을 느꼈기 때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큰 부상은 아니고 보호 차원의 교체다"고 전했다.
경기 후 문보경은 2루타 상황에 대해 "그냥 공이 보여서 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스트라이크여서 노림수보다는 그냥 비슷하게 오면 쳐야겠다고 생각으로 그냥 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2아웃이긴 해도 찬스를 만들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도 했다.
문보경은 올해 144경기 전 경기에 출전, 시즌 후반에는 4번 타순으로 승격하면서 타율 0.301(519타수 156안타) 22홈런 101타점 80득점 OPS 0.879의 성적을 거뒀다. 3년 연속 규정타석 3할 타율을 기록했고, 20홈런-100타점-150안타는 데뷔 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만큼 한 단계 성장했고, 대표팀에 뽑힌 후에도 중심타선을 지켰다.
하지만 이날 전까지 문보경의 감은 썩 좋지 않았다. 11월 1일과 2일 열린 쿠바와 평가전에서는 도합 8타수 2안타를 기록했고, 10일 웨이취안 드래곤스전에서도 4사구 2개를 제외하면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볼이 안 뜬다"며 걱정을 했다. 결국 문보경은 대만전에서도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9회 마지막 타석에서 안타성 타구를 1루수가 호수비로 잡아내는 불운도 있었다.
그래도 문보경은 쿠바전 2루타를 통해 부활의 실마리를 찾았다. 그는 15일 일본전에 등판하는 올해 센트럴리그 평균자책점 1위(1.38) 타카하시 히로토(주니치)에 대해 "평균자책점 1등이라도, 단기전 한 게임을 모르는 거다. 일단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