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가 7억원 상당의 해외 명품 시계와 관련한 관세 혐의 공판기일에서 검찰과 팽팽한 신경전 속에 증거 입증 싸움을 예고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제11형사부(나)는 15일 양현석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관세) 혐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부산지방검찰청 공공 국제범죄수사부는 지난 9월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에 대해 해당 혐의를 적용,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는 2014년 9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총 8억2806만원 상당의 명품 시계 2개를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국내로 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YG는 공식입장을 통해 "10년의 공소시효 만료를 앞두고 성급하고 무리하게 기소한 검찰의 결정에 깊은 유감"이라고 전하고 "2017년 당시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는 성실히 조사받았고, 공인으로서 사소한 문제에도 휘말리고 싶지 않은 마음에 협찬 시계들을 모두 조사 기관에 자진 제출했다. 조사 과정에서 해당 업체 대표 진술은 수시로 변경됐고 검찰이 참고인들의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협찬 물품을 세관 신고 없이 국내로 반입했다고 단정 짓고 기소했다"라고 반박했다.
관세법 241조에 따르면 외국에서 물품을 수입하려면 해당 물품의 품명 규격 수량 및 가격과 그 밖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신고해야 한다. 신고하지 않고 물품을 수입할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관세액의 10배와 물품원가 중 높은 금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할 수 있으며 수입한 물품의 원가가 2억원 이상 5억원 미만인 경우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가중 처벌된다.
이날 먼저 검찰은 공소사실에 대해 언급하고 "양현석은 싱가포르에 출국하기 전인 2014년 3월 27일부터 3월 29일까지 자신이 예전에 요청한 시계를 달라고 요청했고 이후 시계가 준비됐다고 답변을 듣고 2014년 9월 12일 싱가포르로 출국한 후 2014년 9월 13일 원가 2억 810만7600원 상당의 시계를 선물받아 당일 참석이 예정됐던 투자협약식에서 시계를 착용하기 시작하고 2014년 9월 13일부터 9월 15일까지 스위트룸 객실에서 추가로 원가 3316만 8712원 상당의 검정색 시계도 선물로 건네받았다. 이후 2014년 9월 16일 이 시계 2개를 소지한 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대한민국에 입국하면서 세관에 신고하지 않는 방법으로 물품 원가 합계 2억 4127만 6319원 상당의 시계 2개를 밀수입했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양현석 변호인은 "공소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라고 반박하고 "해당 시계는 국내에서 전달받았다. 시계는 당시 협약식에 참석하며 (도중에) 돌려주고 귀국했다. 이후 정확한 위치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 무렵에 다시 시계를 국내에서 홍보 및 협찬의 목적으로 내부 관계자를 통해 전달받아서 착용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2013년 리차드밀 아시아 지역 대표로부터 그때 당시 한참 인지도가 올라가야 했던 상황에서 (시계를 착용해서) 방송에 노출시켜달라는 부탁을 받고 시계를 착용했고 이후 돌려줬다. 그 이후에도 방송에 노출되거나 블로그에 올라온 양현석의 시계 착용 사진이 있다. 지금까지 착용 시계 수를 합하면 6개 정도 된다"라며 "그리고 시계는 국내에서 전달받았기 때문에 관세법 위반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또한 변호인은 "(혐의가 입증되려면) 입국할 때 소지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돼야 되는 건데 그렇지 않다. 그리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서 시계 2개가 한꺼번에 들어왔다는 것이 당연한 전제가 돼야 하는데 전혀 증거가 없다. 그리고 관세법 위반에 적용되려면 세후 원가가 2억원이 넘어야 하지만 두 시계 가격을 합쳐도 2억3000만원 정도고 그중 하나도 2억원이 겨우 넘는다. 따라서 이것이 각각 다른 시기에 입국했다는 걸 전제로 (세금이) 지급돼야 되는 것이고 더구나 물품 원가가 어떻게 산정돼 있는지도 불분명하다. 싱가포르에서 어떠한 목적으로, 돈을 실제 지급했는지도 구별하지 않기 때문에 이 2억원이 넘는 고가의 시계를 한꺼번에 들여와서 특가법 위반으로 거는 것도 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변호인은 "이번 사건은 굉장히 이례적"이라고 강조하며 "이번 사건의 핵심 증인이 이미 증거보전을 위해 부산지법에서 증인 신문까지 마쳤다. 이 사건이 부각되게 된 중요한 사건이 리차드밀 직원이 2017년 3월에 신고 없이 시계를 갖고 들여오다 적발돼 수사가 시작되면서 2019년까지 수십점, 원가만 거의 수십억원에 이르는 밀수품이 적발됐고 그 물품들이 홍콩 싱가포르 중국 등에서 들어오다 나가다가 했는데 그 물품 중에 양현석이 소지했던 물품이 포함됐던 거다. 우리는 당시 협찬 목적으로 소지했던 시계 3개를 모두 제출했다"라고 말했고 "해당 증인이 리차드밀 아시아 총괄 대표라 1년에 서너번 입국하는 편이었는데 2017년 사건이 터져서 한국에서 조사를 받고 올해까지 입국하지 않았다 지난 6월 입국했는데 그때 이 사건에 연루돼 검찰이 출국정지를 시켜서 출국을 하지 못했다. 출국정지 기한도 한달이나 연장했다. 이 사건 공소시효가 9월16일쯤에 만료되기 때문이었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변호인은 "이번 사건의 경우 증거와 관련한 제한된 자료와 서둘러 진행된 증인 신문, 기소 이후 부족했던 시간 등의 특수성이 있다"라고 호소하며 "공개된 법정에서 모든 자료를 가지고 다퉈야 하는 것이 핵심 증인들에 대한, 형사 재판 절차의 원칙인데 제한된 자료만 받아서 급박한 상황에서 핵심 증인은 자기에게 유리한 진술을 할 만한 충분한 정황이 있는 그런 상태에서 서둘러 진술을 바꾸기도 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양측의 의견을 듣던 판사는 변호인에게 양현석의 협찬 목적 시계 착용과 관련, 법적 계약 형태가 어떻게 되는지를 물었고 변호인은 "관련된 계약서는 없다. 소유권 관련 기록도 있지 않고 다만 방송이 끝날 때까지 착용한다는 조건을 서로 주고받은 것이다. 증여는 아닌데 이게 사용대차에 해당하는 건지는 판단을 해보겠다. 그리고 계약 당사자는 양현석과 시계를 준 증인 간의 개인 간의 약정이라 판단된다"라고 답했다.
판사가 이어 시계 협찬 착용에 대한 대가는 없는지 묻자 변호인은 갸우뚱하며 "금전적인 건 없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후 판사는 "어쨌든 이번 사건에서 제일 중요한 쟁점 피고인이 문제의 시계를 소지한 채로 입국한 것인가인 것 같다"라고 말하며 양측에게 이에 대한 관련 증거를 물었고 검찰은 증인의 진술과 방송이 된 시점에 증인이 입국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증거, 그리고 해당 시계의 출고 일자가 9월이라는 점 등을 물었다. 반면 변호인은 " 싱가포르에서 양현석에게 시계를 전달했다는 그 증거가 돼야 할 것이고 시계를 소지하고 입국해야 혐의가 입증되는 건데 그 시계를 당시에 소지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을 내년 1월 10일로 잡았다.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